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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1일 새누리당-세월호 유가족의 3차면담을 보도한 <경향신문> 9월 2일자 4면
 9월 1일 새누리당-세월호 유가족의 3차면담을 보도한 <경향신문> 9월 2일자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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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주호영 정책위의장 : "특검이 가장 완벽한 기소권과 수사권을 갖고 있지 않냐. 그 특검을 피해자 측에 달라고 하시는데 그것은 못하겠다는 것이다. 지금 여당이든 청와대든 어디든 막 조사하겠다는 것 아니냐... (이 말을 듣고 유족들이 "왜 우릴 불렀냐"고 항의하자) 뭐가 부족하다는 겁니까. 뭘 더 달라는 겁니까."

지난 1일 새누리당과 세월호 유족과의 3차 면담은 파행으로 끝났다. 자식 잃은 부모들을 상대로 새누리당은 고성도 마다치 않았다. 면담은 30분 만에 종료됐다. 파행의 주역은 주호영 정책위의장이었다. 그는 "뭘 더 달라는 거냐"고 말함으로써 유가족을 투정부리는 이익집단으로 취급했다.

불과 며칠 전 진행된 2차 면담은 분위기가 달랐다. 3시간 동안 진행된 이 날 면담에서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어떤 말씀이든 좋으니까 말씀을 주시고 저희는 충실히 듣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여당-유가족' 2자 회의에서 뭔가 결실을 볼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나왔고, 구체적인 안으로 유가족이 선정한 '특검 리스트' 중에서 새누리당이 후보자를 추천하는 방안도 회자됐다.

'추석 전 특별법 타결 가능성'을 점쳤던 일부 언론의 기대 섞인 전망 속에서 3차 면담이 시작됐다. 그러나 3차 면담에 임하는 새누리당의 분위기는 이전과 확연히 달랐다. 총대를 멘 주호영 의원은 큰 손짓을 하면서 "안 된다"는 말을 가장 열심히 했다.

세월호 진상조사위원회, 미 의회 '9·11 진상조사위원회' 참고해야

"...수백만 명의 남녀 직장인들이 출근 준비를 하고 있었다. 어떤 이는 뉴욕 쌍둥이빌딩으로, 다른 이들은 버지니아주에 위치한 펜타곤으로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백악관이 위치한) 펜실베니아 가(街) 끝에는 백악관에 관광 온 사람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고, 플로리다주 사라토사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아침 조깅을 나섰다."
– 9·11 Commission Report 일부

 미 의회가 주도한 9.11 진상조사위원회가 활동을 마치고 그 내역을 기술해 대중에게 공개한 백서. 대통령의 일거수 일투족이 기술돼 있다.
 미 의회가 주도한 9.11 진상조사위원회가 활동을 마치고 그 내역을 기술해 대중에게 공개한 백서. 대통령의 일거수 일투족이 기술돼 있다.
ⓒ 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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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9·11 참사 이후 미 하원은 '9·11 조사위원회'를 발족해 진상조사에 나섰다. 조사를 마치고 위원회에서 발간한 백서의 첫 문단에 등장하는 내용은 위와 같다. 주목할 단어는 '부시 대통령'이다. 백서 첫 문단에서부터 '9·11 사건이 터지던 날 아침 부시 대통령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를 기술하고 있다.

보고서에는 시간별로 부시 대통령이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기술돼 있다. 오전 8시 46분, 55분, 9시...부시 대통령의 시간대별 행적은 보고서에서 주요 항목으로 등장한다.

두 번째 피랍 여객기가 WTC(월드트레이드센터)와 충돌할 당시 초등학교의 한 교실에서 책을 읽어주던 부시는 그 보고를 받고 그 즉시 교실에서 나왔다고 백악관 측은 밝혔다.

그러나 9·11 조사위원회 조사결과 '최소 7분 이상' 보고를 받고도 교실에 머물러 있었음이 밝혀졌다. 사고 당시 부시의 행동을 사실대로 기술함으로써 그의 대응이 기민했는지, 적절했는지 확인한 것이다.

미 하원의 9·11 조사위원회는 테러 발생 직후가 아닌 14개월이 지나 활동을 개시했다. 활동기간은 20개월이었고, 공화∙민주 양당이 각 5명씩 위원으로 활동했다. 주요 인사들은 TV로 생중계되는 조사위원회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부시 대통령은 비공개로 조사를 받았다.

부시 대통령에겐 애당초 '7시간 미스터리' 같은 의혹은 없었지만 그의 당일 행적은 국민들에게 자세히 공개됐다. 국가 안보에 구멍이 뚫린 상황에서 최종 책임자에게 적절한 대응을 했는지를 묻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9월 1일 유가족과의 3차면담 자리에서 유족을 상대로 주장을 펴고 있는 새누리당 주호영 정책위의장.
 9월 1일 유가족과의 3차면담 자리에서 유족을 상대로 주장을 펴고 있는 새누리당 주호영 정책위의장.
ⓒ JTBC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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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어떠한가. 주호영 의원은 지난 1일 유가족들 앞에서 "청와대도 조사하겠다는 건가?"라고 반문하면서 이미 '청와대=성역'이라는 인식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대통령은 헌법상 '내란 외환의 죄'가 아니면 재직 중 형사소추를 받지 않는다. 그러나 "조사를 받지 않는다"는 문구는 그 어디에도 없다.

지금 이 순간, 한 가지 궁금한 점. 정부와 여당에서 강력히 방어하는 상황 속에서 과연 우리 국민들은 '세월호 진상조사위원회'가 발간할 '보고서'를 통해 최종 책임자인 박근혜 대통령이 당시 적절하게 보고받고, 적절하게 대응했는지 확인할 수 있을까? 말해주지도 않고, 확인도 못 하게 하는 그 7시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조사위원회는 규명할 수 있을까?

여당-유가족이 격렬히 맞붙는 중에 논란 속 핵심 당사자인 박근혜 대통령은 3일 '180분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규제개혁장관회의에 참석한다. 박 대통령은 마치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이 일상으로 복귀하려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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