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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3일부터 8월 30일까지 일본 시코쿠 여러 곳을 찾을 계획입니다. 사람 사는 모습도 보고, 민속과 그곳의 생활을 전시한 공간도 가볼까 합니다.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보고 느끼고 경험한 것을 정리해서 독자분들과 나눠보고 싶습니다. 시코쿠는 일본 본토 가운데 아래쪽, 섬을 사이에 두고 자리 잡고 있습니다. 시코쿠의 크기는 동서 230km, 남북 180km 정도입니다. 섬은 동서로 길게 자리 잡고 있는데 아령 모양으로 가운데가 홀쭉합니다. 본토와 시코쿠 사이에는 고베 아와지 사이, 오카야마와 다카마츠시 사이, 히로시마와 이마바리 사이 등 세 곳이 다리로 이어져 있습니다. -기자의 말

  요네 마을 풍경입니다. 산기슭에 논과 집이 같이 있습니다.
 요네 마을 풍경입니다. 산기슭에 논과 집이 같이 있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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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6일부터 사흘간 시코쿠 고지현 오도요초 요네 마을을 찾아 그들의 생활과 주변 환경을 엿봤습니다. 이 마을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가파른 언덕에 계단식 논을 만들고 산 위에서 흘러내려 오는 물을 이용해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이곳도 도시화와 고령화를 피할 수 없습니다.

간혹 논농사를 포기해 잡초더미로 바뀐 논도 보였습니다. 그래도 오래전부터 가파른 경사지에 논을 만들고 농사를 지으려는 수고가 보입니다. 최근 집중 호우로 피해를 본 적도 있습니다.

  가파른 산에서 내려오는 물을 가두어 두거나 흐름을 조절하거나 시설을 설치하여 산사태나 재해를 대비하고 있습니다.
 가파른 산에서 내려오는 물을 가두어 두거나 흐름을 조절하거나 시설을 설치하여 산사태나 재해를 대비하고 있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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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짧은 시간에 갑자기 쏟아져 큰 해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수해를 대비하기 해 여러 공사가 시도됐습니다. 산골짜기에 댐을 만들어 물을 막거나 등성이에 깊은 저수조를 만들어 물을 담아두는 것입니다. 깊이 10미터 둘레 3미터의 큰 물탱크를 만들고 비가 갑자기 내릴 때 물을 담아두었다가 물이 필요할 때 펌프로 끌어다 쓰는 것입니다.

이곳 산골 마을에선 오래전 뽕나무를 키워 누에를 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도시화 등으로 농촌 인구가 줄고, 값싼 외국 제품에 밀려 이제 더 이상 누에를 생산하지 않습니다.

  민박집 부부는 자신의 밭에 뽕나무를 캐내고 차나무, 유자나무를 심고, 버섯을 키우고 팥을 심었습니다.
 민박집 부부는 자신의 밭에 뽕나무를 캐내고 차나무, 유자나무를 심고, 버섯을 키우고 팥을 심었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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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박집 부부 역시 10여 년 전 자신이 가진 뽕나무 밭 3단보를 손질했습니다. 이젠 뽕나무를 모두 없애고 유자나무와 차 나무를 심고, 팥 농사를 하고 있습니다. 옆집 밭에는 키가 큰 케일이 자라고 있습니다. 빈 땅에는 그늘을 만들어 버섯도 가꾸고 있습니다.

산골 마을에 들어와 살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여러 가지 보조금 제도가 있지만 도시에 살던 사람들이 쉽게 들어와 살기는 어렵습니다. 산마을에서 땅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의 땅에 뭔가를 해보려는 의지가 중요합니다. 그래도 지금 70대 사람들은 선조들의 생활을 전해 받았고, 어려운 생활을 겪어왔기 때문에 산 속 생활에 대한 도전 의식과 살아갈 길을 알고 있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도시 생활에 익숙해져 좀처럼 산 속 마을에 머물지 않습니다. 특히 20대 젊은 층들은 시골 마을에 들어오려 하지 않습니다. 지방 자치 단체에서는 젊은 층을 겨냥해 도시 생활 기반을 갖춘 시설을 제공하면서 그들을 불러들이고 있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이런 노력이 결실을 이뤘으면 합니다.

  산골 마을에서는 개구리나 도마뱀들이 눈에 많이 보입니다.
 산골 마을에서는 개구리나 도마뱀들이 눈에 많이 보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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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문화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태그:#요네(八畝) 마을, #산골마을, #개구리, #차나무, #산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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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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