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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다 이게 무슨 냄새지?'

2일 저녁 6시를 전후로 해서 20~30분전부터 이상한 냄새가 집안으로 스멀스멀 번지고 있었다. 병원의 지독한 소독약 냄새 같기도 하고, 가스냄새 같기도 하고,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매연 냄새 같기도 하고, 기분 나쁜 향수냄새 같기도 했다. 무엇이라 꼭 꼬집어 말할 수 없는 이상한 냄새였다. 혹시 우리 집에서 가스가 새나 하곤 가스렌즈를 점검 해보았으나 아무 이상이 없었다. 중간 밸브도 다 잠근 상태였다.

하여 환기를 시키면 조금 나아질까 해서 앞뒤창문을 모두 다 열어놓았다. 하지만 냄새는 더 심해지는 듯 했다. 머리가 점점 아파왔고 속도 미식거렸다. 난 조금 전에 먹었던 부침개가 소화가 잘 안되나 보다 생각하고 했었다.

그런데 잠시 후 아파트 관리실에서 방송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아파트 주민여러분에게 알려드리겠습니다. 지금 아파트 창문을 열어놓은 세대는 창문을 모두 닫아주시기 바랍니다. 안양에서 유해가스 유출사고가 있어 우리 아파트로 유입되고 있다고 합니다. 다시 한 번 알려드립니다."

'아 그래서 그런 지독한 냄새가 났었구나.'

환기시키려고 열어놓았던 창문을 모두 닫았다. 저층이라 더 빨리 냄새가 집안으로 들어왔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밖에서 놀던 아이들은 엄마 손에 이끌려 모두 들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시끌벅적거렸던 아파트 주변은 한순간에 아주 조용해졌고 사람의 그림자도 볼 수가 없었다. 안양시가 광명시의 이웃에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거리가 있는데 이렇게 반응이 온다는 것이 놀라웠다.

잊혀질만하면 뉴스에서 나오던 유해가스 사고가 생각났다. 이렇게 잠시 동안의 노출이었는데도 몸에서 이렇게 반응을 일으나는데, 그곳 주민의 고통은 어땠을까.

우리 집과 10분정도의 거리에 있는 아파트에 사는 딸아이에게 얼른 전화를 했다.

"엄마네 아파트는 그렇다고 하니 아이들 있으니깐 너희 집도 빨리 창문 닫아라."

딸아이 아파트는 그런 방송을 하지 않았다고 했으나 행여 불안한 마음에서다. 난 경비실로 가서 다시 한 번 확인 해 보았다.

"아저씨 무슨 유해가스예요?"
"네 안양에 있는 페인트공장에서 무슨 사고가 났다나 봐요. 아직 창문 열어놓지 마세요."

우리 생활주변에는 알게 모르게 일어나는 사고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으니 정말 불안한 마음이다. 자라보고 놀란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더니. 정말 그런 마음이다.


태그:#유해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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