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메이저리그 역사상 11번째로 팀 노히트 노런 게임을 완성했다. 필리스는 9월 2일(한국시각) 미국 조지아 주 애틀랜타의 터너 필드에서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경기에서 4명의 투수가 이어 던지며 단 1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고 기록을 만들어 냈다.

필리스의 선발투수 콜 해멀스가 6회까지 단 1개의 안타도 내주지 않고 호투했다. 하지만 볼넷으로 5명의 주자를 출루시키는 과정에서 투구수가 많아져 개인 노히트 노런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결국 해멀스는 6이닝 5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만족하고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108구).

해멀스는 7회 초 타석에서 대타 그래디 사이즈모어로 교체되었다. 이후 해멀스는 인터뷰에서 자신의 투구수가 많아 완투를 할 수 없었으며 대타 작전에 대한 불만이 없음을 밝혔다.

7회에 등판한 제이크 디크먼은 선두타자 체이스 어틀리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그러나 이어진 3명의 타자들을 모두 범타 처리하면서 실점을 막았다. 8회에 등판한 켄 자일스는 간단하게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필리스는 9회 초까지 7-0으로 넉넉하게 리드하고 있어 세이브 상황이 아니었고 굳이 마무리투수를 등판시킬 이유는 없었다. 그러나 필리스의 라인 샌버그 감독은 9회 말 마지막 수비에서 마무리투수인 조나단 파펠본을 등판시켰다. 팀 합작 노히트 노런 기록을 만들기 위해서 확실한 투수를 등판시킨 것이다.

파펠본이 세 타자 모두 범타 처리로 큰 이변 없이 경기를 끝내면서 대기록이 완성되었다. 한 팀에서 여러 투수가 합작 노히트 노런 게임을 기록한 것은 2012년 6월 9일 미국 워싱턴 주 세이프코 필드에서 열렸던 경기에서 시애틀 매리너스가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케빈 밀우드-퍼부시-프라이어-룩기-브랜든 리그-윌헴슨) 이후 처음이었다.

보통 선발투수가 승리투수 요건을 충족시킨 이후에도 안타를 허용하지 않는 경우 대부분은 선발투수를 교체시키지 않고 대기록 달성의 기회를 준다. 실제로 해멀스의 팀 동료인 A. J. 버넷은 플로리다 말린스(현 마이애미 말린스) 시절인 2001년 5월 13일(한국시각)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볼넷을 9개나 내줬음에도 불구하고 완투하여 노 히트 노런 게임을 기록했던 바 있다(9이닝 9볼넷 1몸맞는공 7탈삼진 128구).

하지만 필리스는 작년에 베테랑 선발투수 로이 할라데이가 심각한 부상으로 은퇴하고, 또 다른 베테랑 클리프 리가 팔꿈치 통증으로 제대로 던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2008년 월드 시리즈 MVP를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한 팀의 에이스 해멀스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노히트 노런의 기회를 주지 않았다. 그리고 팀이 함께하여 희귀한 기록을 완성한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 개인 노히트 노런 게임이 285번 나왔던 점을 감안하면 이 날까지 11번이 나온 팀 합작 노히트 노런 게임의 희귀성이 더 돋보인다.

필리스에서는 이전까지 11번의 개인 노히트 노런 게임이 있었다. 그 중 2번은 퍼펙트 게임(1964 짐 버닝, 2010 로이 할라데이)이었고, 1번은 로이 할라데이의 생애 첫 포스트 시즌 경기에서 나온 노 히터 게임이었다(2010 NLDS VS 신시내티 레즈).

할라데이는 2010년 생애 첫 퍼펙트 게임을 비롯하여 생애 첫 포스트 시즌 경기에서 노히트 노런을 달성하는 등 최고의 시즌을 보내며 생애 2번째 사이영 상을 수상한 바 있다. 필리스 역사상 마지막으로 개인 노히트 노런을 달성한 선수가 할라데이였고, 필리스는 구단 기록으로는 4년 만에 다시 노히트 노런 게임을 만든 셈이다. 물론 팀 합작 노히트 노런 게임으로서는 구단 최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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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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