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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유가족들과 시민들이 2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청와대로 세월호특별법제정촉구 서명지 135만여 명 분을 전달하기 위해 삼보일배를 하고 있다.
▲ 세월호 유가족, 청화대 향해 삼보일배 세월호유가족들과 시민들이 2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청와대로 세월호특별법제정촉구 서명지 135만여 명 분을 전달하기 위해 삼보일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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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유가족들과 시민들이 2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청와대로 세월호특별법제정촉구 서명지 135만여 명 분을 전달하기 위해 삼보일배를 하던 중 경찰에 가로 막혀 있다.
▲ 삼보일배 행진 막아선 경찰들 세월호유가족들과 시민들이 2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청와대로 세월호특별법제정촉구 서명지 135만여 명 분을 전달하기 위해 삼보일배를 하던 중 경찰에 가로 막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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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신: 2일 오후 8시 10분]
"자식 잃은 유족들의 삼보일배, 보는 이도 고통"... 자진해산

"정말 답답하고 눈물 나서 못 보겠네. 이제 길 좀 그만 열어주세요! 국민들 눈물 좀 닦아주세요! 경찰들도 같은 사람인데 여기 안 불쌍합니까?"

"해도 해도 너무 해요 정말, 보는 것도 힘들어요. 가족들 좀 보내주세요. 이 사람들 몸 다 망가지잖아요."

2일 오후,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원하는 135만 명 국민의 서명을 전달하겠다"며 광화문에서 청와대까지 삼보일배에 나선 세월호 유가족들을 둘러싸고 시민들이 외쳤다.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 동상 옆, 유족들이 경찰에 막혀 약 4시간째 같은 자리에서 삼보일배를 하자 보다 못한 시민들이 나서기 시작했다.

60대로 보이는 남성은 유족 앞에 서 있던 경찰들에게 "자식 잃은 유족들이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 하냐, 너희는 심장도 없냐"고 울분에 차 항의했고, 검은색 원피스를 입은 40대 초반의 여성도 앙칼진 목소리로 "(경찰) 이제 그만 좀 하세요, 국민 없이는 대통령도 없다는데 너무 한 거 아닙니까"라며 여경들을 쳐다봤다.

애초 오후 1시 40분께 광화문 이순신 동상 옆에서 삼보일배를 시작한 유가족들은 채 200여m도 못 가 세종대왕 상 옆 출동해있던 경찰 수백 명에게 가로막혔다. 이후 경찰과 대치한 4시간여 동안 유족이 움직인 거리는 약 3m에 불과했다. 내내 길을 막고 서 있던 경찰들은 하늘이 어두워지기 시작한 오후 5시 30분이 넘어서야 뒤로 몇 발자국 물러났다.

대치가 계속되자 단원고 2학년 7반 고 오영석군의 어머니 권미화씨는 앞을 막은 여경들에게 무릎을 꿇었다. 권씨는 여경들 신발 사이에 엎드려 울며 "우리 아들은 아무것도 모르는 채 죽었어요, 구해줬어야 하는데 못 그랬어요"라며 "앞으론 그러면 안 되지 않나, 그러니 제발 비켜주세요"라고 흐느꼈다.

권씨는 이내 "내 새끼 구하지 못한 대한민국을 안전하게 만들겠다는 건데, 왜 이렇게까지 막아야 하냐"며 울분 섞인 목소리로 외쳤다. 옆에서는 다른 유가족들이 몇 시간째 계속 같은 자리에서 "진상규명, 안전사회"를 외치며 삼보일배 중이었다. 유족 어머니 중 두 명은 계속 절을 하던 중 다리에 힘이 풀려 절뚝거리며 부축을 받고 밖으로 나가기도 했다.

지켜보던 일본인 "생각보다 훨씬 비참... 이런 광경일 줄 몰랐다"

지켜보는 시민들 중에는 일본인도 있었다. 일본인 대학생 10여명과 함께 광화문 광장을 찾은 김영준 교수(52, 일본 타이세 가쿠인 대학)는 어학연수 차 한국에 온 우찌야마 준끼(남, 20)씨에게 세월호에 대해서 설명했다. 빨간머리로 염색한 우씨는 "일본에서도 세월호 얘기가 나오긴 하지만, 이런 광경인 줄은 몰랐다"며 "생각보다 훨씬 비참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세월호 희생자와 같은 나이인 고2·고3 아들이 있다는 김 교수는 "지난 4월에 일본에서 이 소식을 듣고 이후 몇 달 동안 뉴스를 보지 못했다"며 "편가르기와 옳고 그름을 떠나서 유가족들이 이렇게까지 해야 된다는 사실이 슬프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실 제가 안산에 살 수도 있었다, 혹시 이 일이 저와 제 가족에게도 일어났다고 생각하면..."이라고 말하다 결국 눈물을 흘리며 말을 잇지 못했다.

삼보일배를 계속하던 오후 6시 10분께, 유경근 가족대책위 대변인(고 유예은양 아버지)이 앞으로 나와 마이크를 들고 "경찰을 통해 청와대에서 답변이 왔다, 유가족 중 대표로 5명만 오라더니 금방 또 10명으로 바꾸고, 삼보일배는 안 되며 차를 타고 와야 한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 측에 그렇게 '흥정하지 말라'고 전달했는데도 이렇다, 만약 우리가 간다고 하더라도 아무 힘없는 직원이 나와서 '전달하겠다'고만 말할 것은 뻔한 시나리오"라며 "이건 결국 청와대가 135만 명 국민서명을 받지 않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비판했다.

유가족들은 점차 어두워지고 빗줄기가 굵어지던 오후 6시 20분께 자진 해산하기로 결정했다. 이들은 "청와대는 응답하라, 대통령은 응답하라", "성역없는 진상조사와 안전한 대한민국"이란 구호를 각각 세번씩 외친 뒤, "OO야~"라며 청와대를 향해 각자 희생된 자녀들의 이름을 외쳐불렀다.

한 유가족 어머니는 "오늘 미루면 또 다른 아이들이 죽는다"며 해산을 꺼려했지만, 유 대변인 등 다른 가족들은 "우리는 이제껏 그래왔듯 될 때까지 계속 할 거다, 다음에도 정부가 이런 수작을 부리는지 지켜보겠다"고 설득했다.

세월호 유족들은 추석을 맞아 15만 부의 세월호 홍보물을 배포하고, 추석을 포함해 연휴 기간 내내 광화문에서 추모 문화제를 진행할 예정이다.

2일 청와대 측에 전달하지 못한 '특별법 제정 촉구' 국민 서명 135만명 분은 유족들이 재보관한 후 다시 전달할 예정이다. 

한편, 오후 7시에는 유족들과 함께 하는 추모문화제와 함께, '수업 반납'을 외치며 거리로 나온 대학생들을 위한 박경태 성공회대 교수의 '길거리 수업'이 진행됐다.

[2신 : 2일 오후 4시 8분]
빗속 삼보일배 유족들의 절규 "대통령님, 목소리가 들리십니까"

"국민 지켜놓으라고 뽑은 경찰 아니에요? 우리 아이들 죽어갈 땐 대체 어디 있었어요? 이런 나라에서 아이 기를 수 있을 것 같아요? 경찰이라고 해서 자기 아이 지킬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도 경찰이 지켜줄 거라 생각했어요. 우리 아이들이 얼마나 엄마아빠를 찾았겠어요. '엄마 아빠, 보고 싶어, 살려줘' 아이들이 죽어가면서 얼마나 외쳤겠냐고요…."

엄지영씨가 여경을 코앞에 둔 채 울부짖었다. 엄씨 목에는 단원고에 다니던 열여덟 살 고 박예지양의 학생증이 걸려있었다. 엄씨의 절규에, 조용히 삼보일배를 하던 세월호 유가족 어머니들 울음도 점차 커져갔다.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옆에서 유족들의 행진을 막고 있는 여경 10여 명 등 경찰 50여 명은 그저 정면을 응시하거나 고개를 숙여 눈을 피할 뿐이었다.

세월호유가족들과 시민들이 2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청와대로 세월호특별법제정촉구 서명지 135만여 명 분을 전달하기 위해 삼보일배를 하던 중 경찰에 가로 막혀 있다.
▲ 경찰에 막힌 유가족, 제자리 삼보일배 세월호유가족들과 시민들이 2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청와대로 세월호특별법제정촉구 서명지 135만여 명 분을 전달하기 위해 삼보일배를 하던 중 경찰에 가로 막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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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1시께, 세월호 유가족 40여 명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은 국민을 기만하고 왜곡하는 행동을 중단하라"며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원하는 국민 135만 명 분의 서명을 청와대에 전달하러 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유가족들은 오후 1시 40분께 무릎에 보호대를 두르고 장갑을 낀 채 "진·상·규·명! 안·전·사·회!"를 외치며 북소리에 맞춰 절을 하기 시작했다.

세 걸음을 걷고 한 번 절하는 삼보일배를 하는 유가족 40여 명이 앞에 서고, 시민 120여 명이 그 뒤를 따르는 식이었다. "오늘 이 걸음은 국회와 대통령이 응답하고 국민의 뜻을 행할 때까지 걷는, 특별법을 위한 애절한 걸음이자 지금까지 함께하신 국민께 드리는 작은 마음"이라며 내걷기 시작한 유가족들의 삼보일배는 10분도 채 되지 않아 경찰에 막혔다.

"국민 위 국가 있다더니... 어째 국민 목소리 듣지 않으십니까"

세월호유가족들과 시민들이 2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청와대로 세월호특별법제정촉구 서명지 135만여 명 분을 전달하기 위해 삼보일배를 하던 중 경찰에 가로 막혀 있다.
▲ 특별법 제정 위해 바닥에 엎드린 유가족들 세월호유가족들과 시민들이 2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청와대로 세월호특별법제정촉구 서명지 135만여 명 분을 전달하기 위해 삼보일배를 하던 중 경찰에 가로 막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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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옆에서 삼보일배를 시작한 유가족들은 약 200m도 가지 못한 채 세종대왕상 양 옆에 미리 출동해 있던 경찰 200여 명에 의해 가로막혔다. 건너편 KT광화문 빌딩 앞에도 경찰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유가족과 경찰이 만나자, 종로경찰서 경비과장은 스피커로 "여러분은 삼보일배를 한다면서 신고 되지 않은 불법집회를 하고 있다"고 방송했다.

유가족들 중 일부는 국민의 서명이 담긴 노란 상자를 안은 채, 그 외 삼보일배를 하는 어머니들은 "안전한 나라에서 살고 싶어요"라고 쓰인 티셔츠를 입고 자녀들의 학생증을 목에 찬 채 경찰들 앞에서 계속 삼보일배를 했다.

그렇게 경찰과 대치한 지 30여 분이 흐르자 한 어머니는 결국 "경찰이라면 아이들을 지켜줬어야 하는 거 아니냐"며 울음을 터뜨렸다. 고 권순범군 어머니·고 김시연양 어머니 등 다른 유가족 어머니들도 결국 어깨를 들썩이며 소리 내어 울기 시작했다. 광화문광장을 지나치다가 이 모습을 바라보던 시민들도 눈물을 글썽이며 한숨을 내쉬었다.

기다리다 못해 마이크를 잡은 단원고 2학년 8반 고 이재욱군 어머니 홍영미씨는 "예전에 청와대 앞에 가보니 신문고가 있던데, 어째서 청와대와 정부는 이렇게 불통인가"라며 "국민이 있고 국가가 있는 건데 어째서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으려 하십니까"라 울먹이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유가족들은 이어 다같이 "청와대는 응답하라"고 세 번 외치기도 했다.

2학년 1반 고 문지성군의 아버지 또한 "유족들이 수없이 만나 달라 해도 대답이 없었던 민경욱 대변인과 박 대통령은, 정말 인간이라면, 나와 만나겠다던 약속을 지켜 달라"며 "우리 아이들의 죽음이 헛된 죽음이 아니라고, 국회의원 마당과 광화문에 핀 무궁화꽃보다 더 안전하고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나게 될 거라고 약속해달라"고 청와대를 향해 소리쳤다.

보다 못한 시민도 나섰다. 한 50대 남성은 "분명 국가는 국민들을 위해 있다고 하지 않았느냐, 평화롭게 걸어가겠다는 유족들을 왜 막느냐"며 "경찰도 국회의원도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것 아니냐, 국민들이 행진하는 길을 막지 말라"고 경찰에게 비키줄 것을 요구하며 항의하기도 했다.

"그만하라 말하기 전에... 제발 희생자들 눈동자 한 번 봐주세요"

세월호유가족들과 시민들이 2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청와대로 세월호특별법제정촉구 서명지 135만여 명 분을 전달하기 위한 삼보일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세월호유가족들과 시민들이 2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청와대로 세월호특별법제정촉구 서명지 135만여 명 분을 전달하기 위한 삼보일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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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삼보일배 전 기자회견에서 "새누리당에게 묻는다, 여당의 세월호 특별법 현행 안으로 철저한 진상조사가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며 "새누리당은 세월호 진상규명에 의지가 없다, 박 대통령께서 수차례 말씀하셨던 진상규명을 위해 나서달라"고 부탁했다. 또 이들은 "언제라도 찾아오라던 말씀에 맞게 유족들의 면담 요구에 응해주실 것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단원고 2학년 4반 고 김동혁군 어머니 김성실씨는 유가족 대표로 국민들에게 보내는 '대국민 호소문'을 읽었다. 김씨는 "며칠 뒤면 온 국민의 명절인 추석이지만 저희는 사랑하는 자식이 왜 죽었는지 밝히려 이 자리를 떠나지 못할 것"이라며 "저희는 국민의 힘을 믿는다,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된 특별법이 만들어질 때까지 여러분과 저희의 눈물이 사라지지 않도록 잊지 말고 함께해달라"고 부탁했다.

김씨는 또 "저는 겁쟁이다, 당장이라도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 농성을 멈추라고 하고 싶은데 무섭고 봉변당할까 두려워서 못한다"란 내용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린 김정호 연세대 교수에게 "당신은 겁쟁이가 맞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김씨는 "저보다 지식인이신 교수님께서 쓰신 글 잘 보았다, 그러나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지식은 쓰레기일 뿐"이라며 "교수님, 제발 그만하라 말하기 전에 안산 합동분향소에 와서 희생자 304명 영정 속 눈동자를 들여다 봐 달라, 저희 유가족 중 한 명이라도 만나 제대로 얘기를 들어 달라"고 읍소했다.

삼보일배를 시작한지 2시간이 넘은 오후 3시 55분 현재, 유가족들은 여전히 광화문 광장을 벗어나지 못한 채 "진상규명, 안전사회"를 외치며 무릎을 꿇고 절을 하고 있다. 하늘에서는 빗방울도 하나둘 떨어지기 시작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추석 전 15만 부의 세월호 홍보물을 배포하고, 추석을 포함해 연휴 기간 내내 광화문에서 추모 문화제를 진행할 예정이다.

세월호유가족들과 시민들이 2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청와대로 세월호특별법제정촉구 서명지 135만여 명 분을 전달하기 위해 삼보일배를 하고 있다.
▲ 삼보일배 시작한 세월호 유가족 세월호유가족들과 시민들이 2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청와대로 세월호특별법제정촉구 서명지 135만여 명 분을 전달하기 위해 삼보일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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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유가족들이 국민에게 보내는 대국민 호소문이다.

<대국민 호소문>
국민 여러분, 저희는 세월호 사고로 아이를 잃은 안산 단원고 유가족입니다. 저회 는 지난 4월 16일부터 원치 않는 실종자 가족 유가족으로 많은 것을 보고 듣고 경험했습니다. 부모보다 먼저 자식을 어이없이 떠나보낸 저회들은 구조할 수 있는 시간에 구조하지 않은 국가기관을 보았고, '세월호'라는 선박이 시작부터 문제가 많았던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 말도 안 되는 사고에 저희 부모들은 아이가 왜 죽어가야 했는지를 알고 싶었습니다.

구조될 수 있었던 아이들의 죽음 앞에 부모로서 최우선으로 해야 할 일은 그 죽음의 진상을 밝히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국민 여러분께 서명을 받고 도보 행진을 하고 또 국회에서 광화문에서 노숙을 하며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위해 특별법 제정을 외쳤습니다.

하지만 국회는 저희가 원하는 수사권, 기소권이 포함된 톡별법은 안 된다고 합니다. 성역 없는 수사를 약속했지만, 성역 없는 수사를 위한 특별법은 해줄 수 없다는 것입니다. 40일 이상 단식한 아버지가 대통령을 만나서 대화를 하고 싶어 했지만 그 길은 막혔고, 그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청와대 앞에서 노숙하며 기다리는 유가족이 있음에도 대통령의 발길은 다른 곳을 향하고 있습니다.

이제 며칠 뒤면 은 국민의 명절인 추석입니다. 국민 여러분, 저희는 이 명절에 사랑하는 자식도 없이 그 죽음의 진실을 밝히려 이 자리를 떠나지 못할 것입니다. 저희가 원하는 것은 한 가지입니다. 민생회복과 국가안전을 위해서라도 국회가 발 벗고 나서서 밝혀야 할 참사를 왜 유가족인 저희가 나서서 외치고 요청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대학 특례, 의사자 지정 등 저희들이 요구하지 않은 법안으로 진정 저희들이 원하는 법안을 덮어버리려 하는 것에 화도 나고 억울합니다.

여러분, 저희는 국민의 힘을 믿습니다. 우리의 뜻을 알고 함께 안전하고 투명한 대한민국을 위해 동참하시는 학생, 종교인, 주부 그리고 전문지식인 등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부탁드립니다. 진상조사위원회 전문가에게 맡겨달라는 수사권과 기소권은 우리 세월호 회생자들의 억울한 죽음을 밝히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소중했던 눈물과 애통하게 자식을 떠나보낸 저희의 눈물이 먼지처럼 사라지지 않도록 잊지 말고 함께해주시기 부탁드립니다.

오늘 이 걸음은 국회가 그리고 대통령께서 응답하고 국민의 뜻을 집행할 대까지 우리는 함께할 것이라 믿는 약속의 행동입니다. 오늘 이 삼보일배는 특별법을 위한 애절한 걸음이지만 한편으로는 지금까지 우리와 함께하셨던 국민께 드리는 작은 마음입니다. 고맙고 또 고마운 마음을 국민 여러분께 전합니다.

2014년 9월 2일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 대책위원회

세월호유가족들이 2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청와대로 세월호특별법제정촉구 서명지 135만여 명 분을 전달하기 위한 삼보일배 기자회견에서 국민을 향해 큰 절을 하고 있다. 세월호특별법촉구 천만인 서명운동 참여는 2일 기준 누적 485만여명이다.
▲ 세월호유가족 "함께 해주신 국민께 감사" 세월호유가족들이 2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청와대로 세월호특별법제정촉구 서명지 135만여 명 분을 전달하기 위한 삼보일배 기자회견에서 국민을 향해 큰 절을 하고 있다. 세월호특별법촉구 천만인 서명운동 참여는 2일 기준 누적 485만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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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신 : 2일 오전 10시 15분]
"청와대가 나서라"... 세월호 유족, 삼보일배 나선다

세월호 유가족과 새누리당의 3차 면담이 파행으로 끝난 가운데, 2일 유가족들이 추석 전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청와대까지 삼보일배(三步一拜)를 할 계획이다.

이들은 2일 오후 1시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국민서명 청와대 전달식' 기자회견을 한 뒤 종로구 자하문로(통인동-옥인동-청운동)를 지나 청와대로 갈 예정이다. 기자회견에서 유가족들은 "이제는 청와대가 나서서 추석 전에 (세월호 특별법 제정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라고 촉구할 예정이다.

유경근(고 유예은양 아버지)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아래 가족대책위) 대변인은 2일 오전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유가족을 포함해 약 40명이 청와대까지 삼보일배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추석을 앞두고 2일부터 돌풍·벼락을 동반한 국지성 호우가 예고돼 있지만, 유가족들은 삼보일배를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세월호 유가족, 120만 국민 서명도 전달할 예정

세월호 가족대책위는 지난 1일 새누리당과 세월호 특별법 관련 협상을 위한 세 번째 면담이 파행된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의 전향적 태도 변화 없이는 특별법 관련 협상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세월호 가족대책위는 지난 1일 새누리당과 세월호 특별법 관련 협상을 위한 세 번째 면담이 파행된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의 전향적 태도 변화 없이는 특별법 관련 협상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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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고 2학년 3반 고 박예슬양의 작품 전시회를 기획하고 이후 세월호 유가족들과 함께 활동해온 장영승 서촌갤러리 대표도 지난 1일 오후 페이스북에 "세월호 가족들이 광화문에서 청와대까지 계속 절을 하며 가신단다, 아이들이 왜 죽었는지 알 수 있도록 특별법을 만들어달라고, 박 대통령이 약속했듯 만나라도 달라고…"라고 삼보일배 소식을 전했다.

유가족들은 지난 7월 15일 정의화 국회의장에게 '4·16 세월호 참사 특별법' 제정을 위한 국민 350만1266명의 서명을 전달한 데 이어, 그간 받아온 국·내외 국민 서명(약 120만 명 분)을 청와대 측에 추가로 전달할 예정이다. 가족대책위에 따르면 삼보일배에 참여하고 싶은 시민들은 광화문 농성장에서 신청하면 된다.

지난 1일 오후 유가족들은 특별법 제정 관련해 새누리당과 만났으나 면담은 30여 분 만에 파행됐다. 유가족들은 "전향된 안으로 이야기하자"고 요구했지만, 주호영 정책위원회 의장 등 새누리당 측은 "우리는 양보할 수 있는 게 없다"라고 버텼다.

한편, 유가족들은 세월호 특별법 제정 관련,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과 면담을 요청하며 청와대 인근인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12일째 노숙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세월호 참사 생존학생 75명 중 일부도 "억울한 친구들 죽음의 진실을 밝혀달라"라며 지난 8월 19일 박 대통령에게 면담을 신청했으나, 이렇다 할 답변이 없어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태그:#세월호 3보1배, #세월호 유가족, #세월호 특별법 서명, #세월호 동조 단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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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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