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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위대 군내의 가혹행위로 인한 대원 자살 사건을 보도하는 NHK뉴스 갈무리.
 일본 자위대 군내의 가혹행위로 인한 대원 자살 사건을 보도하는 NHK뉴스 갈무리.
ⓒ N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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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해상자위대원이 상관의 지속적인 가혹행위에 시달리다 자살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1일 해상자위대 요코스카 지방 총감부는 요코스카 기지의 호위함에서 선임 대원 고토 고이치에게 가혹행위를 당한 남성 승조원 1명이 자살했다고 발표했다.

일본 방위성 조사결과 고토 대원은 부하의 머리를 구타하거나 선박 출입구 문에 손을 끼워 넣으며 괴롭혔고, 무릎을 꿇은 채 이마를 땅바닥에 닿게 하는 벌도 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한 대원은 고통을 호소하며 작년 8월과 9월 간부 대원과 면담했지만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 자살하기 이틀 전 다른 간부와도 상담했지만 이 간부는 피해 대원이 동석한 자리에서 고토 대원에게 주의를 시키면서 오히려 사태를 악화 시켰다.

피해 대원은 간부를 통해 몇 차례 퇴함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하자 결국 호위함 안에서 자살했다. 하지만 함장은 피해 대원이 자살할 때까지도 사건 경위를 보고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 대원이 자살하자 그가 사용하던 휴대폰을 바다에 버려 사건 은폐까지 시도했던 고토 대원은 "업무 지도를 했으나 발전이 보이지 않아 화가 났다"며 가혹행위 일체를 인정했다.

자살한 피해 대원의 신상 정보는 유가족의 요청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고토 대원은 다른 대원들의 목이나 뺨을 때리는 등 지속적인 가혹행위를 해온 것으로 밝혀졌고, 해상자위대는 그를 폭행 혐의로 즉각 체포했다.

일본 자위대, 끊이지 않는 가혹행위 피해

가와노 가쓰토시 일본 방위성 해상막료장(해군참모총장)은 기자회견에서 "왕따(이지메)로 인한 자살을 막지 못해 애석함을 견딜 수 없다"며 "이번 사건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조직의 왕따 방지를 위한 지도를 철저히 하겠다"고 사과했다.

또한 "피해 대원이 고통을 호소했을 때 심각하게 대응했어야 했지만 근본적인 잘못이 있었다"며 "간부 면담에서 피해 대원과 가해 대원이 동석한 것도 배려가 부족했다"고 인정했다.

오노데라 이쓰노리 일본 방위상도 성명을 통해 "목숨을 끊은 대원의 명복을 진심으로 기원하고, 유가족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엄격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자위대는 군내 가혹행위로 인한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해상자위대 요코스카 기지는 지난 2004년에도 선임 대원들의 괴롭힘을 견디지 못한 21세 승조원이 자살했다.

유가족은 국가에 손해 배상 청구 소송을 냈고, 지난 4월 도쿄 고등법원은 "자위대가 적절히 대처했으면 자살을 피할 수 있었지만 오히려 내부 문건을 은폐하려고 했다"며 국가의 배상 판결을 내리며 10년 만에 재판을 마무리했다.


태그:#일본 자위대, #해상자위대, #가혹행위, #오노데라 이쓰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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