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라는 것이 그렇다. 듣고 있으면 머리 속을 스쳐가는 이미지와 가슴 속에서부터 차오르는 추억이 떠오르게 만든다.

그리고 유독 음악과 떨어질 수 없는 존재가 있다. 바로 대중 곁에 가장 가까운 영화와 드라마라는 존재다. 아직 가을이 가깝다고 하기에는 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우리들의 외로움을 살짝 건드리는 두 OST가 있다. 바로 영화 <비긴 어게인>과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다.

'렛잇고' 열풍에는 아직이지만...가슴 파고드는 <비긴 어게인> OST

 또 하나의 음악영화 열풍을 재현하고 있는 <비긴 어게인>

또 하나의 음악영화 열풍을 재현하고 있는 <비긴 어게인> ⓒ 판씨네마(주)


사실 영화 <비긴 어게인>은 노골적인 음악영화에 가깝다. 하지만 음악영화라고 해서 무조건 OST가 성공을 거둬왔던 것은 아니다. 거꾸로 작품성은 인정 받아도 음악 자체가 국내에서 빛을 못 본 영화도 여럿 있어왔다. 그러나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던 영화 <원스>의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한국에서 유독 더 많은 인기를 가진 밴드 마룬파이브의 보컬 애덤 리바인이 출연한 영화라면? 이 두 가지 사실만으로도 어쩌면 영화와 음반 관계자들은 성공을 예감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예감은 현실로 이루어졌다. <비긴 어게인> OST의 타이틀 곡이라 할 수 있는 '로스트 스타즈'(Lost Stars)는 애덤 리바인은 물론 여주인공인 키이라 나이틀리가 부른 버전까지 함께 인기를 끌고 있다. 모든 음원 사이트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 사이트에서는 1위는 물론, 수록곡 대부분이 100위권에 자리하고 있다. 가요 위주의 국내 시장 상황을 생각해본다면 분명 이례적이다.

물론 2014년 초 한국은 물론 전 세계를 사로잡았던 '렛잇고' 열풍에 비하면 이 정도는 미풍에 가깝다. <겨울왕국>과 같은 블록버스터 급의 대형영화는 아니지만 20, 30대 여성의 탄탄한 입소문에 힘입어 어느덧 개봉 20여일 만에 100만 관객을 목전에 둔 힘, 그리고 좀 더 아련한 감성을 간지럽고도 조심스럽게 매만져주는 <비긴 어게인> OST의 힘은 듣는 이의 가슴을 좀 더 깊게 파고드는 마력이 있다.

기존 드라마 OST 성공 공식 따르는 <괜찮아 사랑이야>

 '역시 노희경'이라는 찬사와 함께 순항 중인 <괜찮아 사랑이야>

'역시 노희경'이라는 찬사와 함께 순항 중인 <괜찮아 사랑이야> ⓒ SBS


<괜찮아 사랑이야>는 톱스타와 최고의 작가&연출가가 합작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기존 한국 드라마의 성공 공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물론 내용이나 형식도 그렇다는 뜻은  아니다). OST 또한 그렇다. <시크릿 가든>에서부터 이어지기 시작한 '일주일마다 노래 공개하기' 방식을 통한 음원차트 1위 공략작전은 이번에도 크게 다르지 않다.

게다가 <괜찮아 사랑이야>는 이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대한민국 드라마 OST가 성공했던 거의 대부분의 방식을 따르고 있다. 드라마 주인공이 드라마 속에서 직접 OST를 추천하며 들려주거나 일반적인 대중에게 익숙하지 않은 팝송을 잘 버무리는 방식은 오래전 대성공을 거둔 <소울메이트> <애인>의 방식과 유사하다.

조금 다른 얘기지만 심지어 이들 드라마에서 흘러나왔던 OST의 주인공들인 라쎄린드(Lasse Lindh)와 캐리앤론(Carry&Ron)은 한국에서 유독 큰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또한 곳곳에 절묘하게 배치된 BGM도 드라마의 명장면들을 떠오를 수 밖에 없게 만들며 OST 인기몰이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모든 방법들도 결국 노래가 좋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는 법. 이보다 더 절묘할 수 없을 OST 참여 가수들의 가창력과 드라마 내용에 방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의 적절한 감정증폭장치 역할을 해준 멜로디와 가사 힘은 <괜찮아 사랑이야> OST를 최고로 만든 진짜 주인공들이다.

따뜻한 감성이 그리워지는 요즘, 위로가 필요한 우리

정말 많은 일들이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모두에게 위로가 필요한 요즘, <비긴 어게인>은 제목 그대로 노래를 통해 자기 사진은 물론 모두를 다시 시작하게 하고 빛이 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런가 하면 <괜찮아 사랑이야>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아픔을 이해하는 것을 통해 진정한 치유를 다룬 진짜 사랑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어쩌면 이 두 예술 작품에 담긴 진심이 음악을 듣고 있는 우리들의 마음을 계속해서 움직이고 있은 것은 아닐까? 그 어느 때 보다도 따뜻한 감성, 그 하나가 절실하게 다가오는 2014년이다. 비록 완전하지는 않겠지만 음악이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비록 꼭 이 두 OST 앨범이 아니라도 말이다.

비긴 어게인 괜찮아 사랑이야 OST LOST STARS 라쎄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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