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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31일 오전 10시 구미 금오산 야영장에서 '구미 새터민과 새터민 후원회 단합대회'가 열렸다.

새터민이란 북한 이탈 주민을 일컫는 말이다. 2004년 통일부에서 국민 의견수렴을 거쳐 '탈북자'를 대체한 용어다. 구미시에는 현재 300여 명의 새터민이 거주하고 있는데, 새터민들이 한국 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민간단체인 새터민후원회에서 도움을 주고 있다.

한국에서 태어난 새터민의 자녀
 한국에서 태어난 새터민의 자녀
ⓒ 김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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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터민후원회 장성웅 회장은 "올해 처음 열린 단합 대회인 만큼 첫 출발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정착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열심히 도와드리겠습니다"고 말했다.

이날 새터민과 후원회 회원들은 서로 뒤섞여 홍팀과 청팀으로 나뉜 뒤 족구, 단체 줄넘기, 제기차기 등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올해 71세인 새터민 김영택씨는 족구에서 예사롭지 않은 몸놀림을 보여줬다. 과거가 궁금해 물어보니 중국의 한 체육대학교를 나왔다고 한다. 

함께 어울리니 영락없는 한민족... 새터민 지원 절실해

기자 또한 새터민들과 어울리며 한국 사회에서 느끼는 점들을 물어 봤다. 52세인 한 새터민은 "위에서 통제해 주거나 지시를 해주지 않으니까 영 불편합네다"라며 한국 사회의 자유로움이 아직은 익숙하지 않다고 했다.

올해 26살인 젊은 남자 새터민은 귀에 피어싱을 한 신세대였다. 얘기를 나눠보니 영락없는 한국의 또래 젊은이와 같았다. 아직은 여자친구가 없어 '여친'을 사귀는 게 소원이라고 했다. 몇몇 새터민 여성들은 야영장 한편에서 북한식 감자전을 부쳤는데, 재료 낭비 없이 알뜰하게 요리하는 것이 인상 깊었다.

북한사회에서의 생활이 몸에 베인 알뜰하고 소박한 살림살이다.
▲ 북한식 감자전 북한사회에서의 생활이 몸에 베인 알뜰하고 소박한 살림살이다.
ⓒ 김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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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현장에는 38세의 새터민 여성이 생후 3개월 된 딸과 함께 참석했는데, 적응에 힘겨움을 겪는 새터민이 아닌 보통 한국 주부와 같은 모습이었다. 분위기가 무르익고 서로 간 얼굴도 익힌 뒤엔 노래와 춤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풍류를 즐기는 한민족답게 노래와 춤을 곁들이며 분위기를 돋우었다.

북한 인기 가요인 '휘파람'을 춤과 함께 신명 나게 부른 새터민들과 후원회 사람들은 단합대회의 마지막,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부르며 가슴 찡하게 행사를 마무리했다. 새터민 후원회는 곧 다가올 추석엔 구미시 도량동에 위치한 금오사회복지관에서 150여 명의 새터민과 함께 합동차례를 지낼 예정이다. 또한 이날 구미 상생클럽 나누리봉사단에서는 새터민을 위한 바자회를 열어 의류, 신발, 가방 등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고 한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풍류를 즐겨온 민족이고 노래와 춤으로 같은 민족성을 보여준다.
▲ 흥겨운 노래와 춤 한마당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풍류를 즐겨온 민족이고 노래와 춤으로 같은 민족성을 보여준다.
ⓒ 김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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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소원은 통일이지만 문제는 통일을 대비하는 우리 국민들의 자세다. 각종 사회 현안과 어려운 경제 상황으로 지자체들은 통일과 새터민들에 대한 관심을 크게 두지 않고 있다. 새터민들에 대한 지원도 많이 부족하다. 새터민들은 '통일' 두 글자만 들어도 가슴이 뭉클해지는 모습이었다. 가슴 아픈 분단 현실이 지방의 한 도시에서 절실히 느껴졌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한국유통신문>과 <한국유통신문>의 카페와 블로그에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본인이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구미새터민 후원회, #장성웅 새터민후원회장, #한국유통신문 오마이뉴스 후원, #구미김샘수학과학전문학원 수학무료동영상강의, #통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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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빨간이의 땅 경북 구미에 살고 있습니다. 주변의 사람들이 체감하고 공감할 수 있는 우리네 일상을 기사화 시켜 도움을 주는 것을 보람으로 삼고 있으며, 그로 인해 고맙다는 말을 들으면 더욱 힘이 쏫는 72년 쥐띠인 결혼한 남자입니다. 토끼같은 아내와 통통튀는 귀여운 아들과 딸로 부터 늘 행복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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