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8번이나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가을단골' 두산 베어스가 시즌 후반기에 접어 들면서 힘찬 기지개를 켜고 있다.

송일수 감독이 이끄는 두산은 지난 8월 28일부터 삼성 라이온즈, NC 다이노스와의 4경기를 모두 쓸어 담았다. 단독 5위를 달리고 있는 두산은 같은 기간 2승2패에 머문 4위 LG 트윈스와의 승차를 한 경기 차이로 좁혔다.

지난 8월 중순 지독한 투타 불균형에 빠지며 7위까지 추락했던 두산은 무려 6개 팀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사상 초유의 4위 전쟁에서 최종승자가 될 수 있을까.

작년 준우승팀 두산, 극심한 투타 불균형으로 7위까지 추락

작년 시즌 정규리그 4위에 올랐던 두산은 포스트시즌에서 놀라운 저력을 발휘하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비록 13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기에는 한 걸음이 모자랐지만 작년 가을 두산이 보여준 투혼은 야구팬들을 놀라게 하기 충분했다.

하지만 두산은 스토브리그에서 김진욱 감독을 비롯해 이종욱, 손시헌(NC), 최준석(롯데 자이언츠), 임재철(LG) 등 준우승을 일군 핵심전력을 대거 포기했다. 두산이 자랑하는 탄탄한 선수층을 믿었기 때문이다.

시즌 초반 두산은 우려를 씻고 상위권을 유지했다. 탐타율 3할을 상회하는 막강한 타선 덕분이었다. 5월 한 때 두산은 정수빈을 제외한 8명의 주전타자가 모두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한 적도 있다.

하지만 막강하던 타격 사이클이 하강곡선을 타기 시작하자 불안하던 투수진의 허술함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5월까지 6승을 기록했던 유희관은 6월과 7월에 단 1승밖에 추가하지 못했고 우완 노경은은 시즌 피안타율이 .323에 달할 정도로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여기에 마무리 이용찬마저 전반기 막판 금지약물 양성반응으로 1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당하며 가뜩이나 살얼음을 걷던 뒷문에도 금이 가고 말았다. 프랜차이즈 스타 김동주의 트레이드 파동은 두산의 올 시즌 분위기를 말해주는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결국 두산은 6월 5승14패(승률 .263)를 기록하며 4강권에서 내려 왔고 8월 중순에는 7위까지 떨어지며 이렇다 할 반격의 실마리를 잡지 못했다. 그 당시만 해도 '가을 단골' 두산의 올 시즌은 이렇게 저무는 듯 했다.

'타격기계' 김현수의 각성과 안정감 찾은 선발 3인방

좀처럼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던 두산은 8월 16일과 17일 원투펀치 더스틴 니퍼트와 유희관을 앞세운 롯데와의 잠실 2연전을 쓸어 담으면서 조금씩 변화의 기미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1위와 3위에 올라 있는 삼성,NC와의 4연전을 싹쓸이하며 확실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4연승의 일등공신은 역시 두산이 자랑하는 '타격기계' 김현수. 김현수는 4연승 기간 동안 두 번의 결승타를 포함해 16타수 11안타(타율 .688) 2홈런 7타점 4득점을 쓸어 담으며 두산 타선을 이끌었다.

두산에게 있어 김현수의 대폭발만큼 반가운 일은 마운드, 특히 선발진의 안정이다. 두산은 4연승 기간 동안 니퍼트, 유희관, 유니에스키 마야가 나란히 선발승을 거뒀다. 특히 등판을 거듭할수록 안정을 찾고 있는 마야의 호투가 반갑다.

국내 데뷔 후 첫 3경기에서 한 번도 5이닝을 넘기지 못했던 마야는 최근 2경기에서 14.2이닝 3실점의 견고한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7월 한 달 동안 3패만 기록했던 유희관도 8월 5경기에서 3승 1.86을 기록하며 2년 연속 10승을 달성했다.

작년 토종 최다이닝 투수 노경은은 올해 리그 최다패 투수로 추락했다. 시즌 초반 홈런 레이스에 뛰어들었던 호르헤 칸투는 8월에 단 1개의 홈런도 때리지 못했다. 두산 불펜에서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는 선수는 사이드암 오현택(3.70)뿐이다.

이렇듯 두산은 여전히 불안요소가 많은 팀이다. 하지만 누구보다 가을 야구 경험이 풍부한 두산이 팀 당 20경기 정도를 남겨둔 시즌 후반에 가파른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는 점은 분명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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