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챔피언 삼성 라이온즈가 4년 만에 처음으로 5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삼성은 지난8월 31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서 0-7로 영봉패를 당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이로써 삼성은 지난 27일 롯데전을 시작으로 5연패를 당했다. 2011년 류중일 감독 부임 이후 최다 연패다.

삼성의 선두 자리를 위협하고 있는 2위 넥센과의 이날 맞대결에서 승리가 절실했던 류중일 감독은 올 시즌 넥센을 상대로 2전 2승을 거둔 '넥센 킬러' 장원삼을 선발로 내세웠다.

비록 솔로 홈런 두 방을 맞았지만 장원삼은 7이닝 동안 93개의 공을 던지며 넥센 타선을 6피안타 2실점으로 막아내 선발투수의 임무를 다했다. 하지만 타선이 끝내 터지지 않았다. 넥센 선발 문성현을 상대로 단 2안타를 뽑아내는 데 그치며 무득점으로 침묵했다.

최형우와 박석민이 홈런성 타구를 날렸지만 아쉽게 파울로 선언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닷새 만에 마운드에 오른 임창용 역시 적시타를 2개나 맞으면서 실망을 남기고 내려왔다. 

최근 5경기에서 삼성은 마틴-윤성환-배영수-밴덴헐크-장원삼으로 이어지는 막강 선발진을 앞세우고도 모두 패했다. 특히 넥센과의 주말 2연전을 모두 내주면서 5.5경기 차였던 승차는 3.5경기 차까지 줄어들어 선두 자리도 위태로워졌다. 정규리그 4년 연속 우승을 노리던 삼성이 올 시즌 최대의 위기에 빠졌다.

팀 부진에 아시안게임까지... 류중일 감독의 고민

삼성이 흔들리는 가장 큰 이유는 타선의 부진이다. 간판타자 박석민과 최형우가 부상으로 신음하면서 타선의 무게감이 떨어졌고, 선발투수가 호투해도 투타의 엇박자가 계속되면서 고전하고 있다.

박석민은 옆구리 부상에도 불구하고 대타로 출전하고 있지만 제 몫을 못하고 있다. 전날 경기에서는 수비 도중 실책까지 저질렀다. 2군으로 내려가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지만 갈길 바쁜 삼성의 팀 사정상 그럴 여유도, 마땅한 대체 선수도 없다. 

채태인도 최근 두통으로 2경기 연속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날 3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지만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최형우와 이승엽이 버티고 있지만 타격의 기복이 심한 편이다.

마운드도 고민이다. 믿었던 마무리투수 임창용이 부진하면서 뒷문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선발진에서 그나마 구위가 좋던 마틴은 27일 롯데전에서 5.2이닝 동안 10피안타 6실점으로 무너지며 5연패의 시작을 알렸고, 불펜의 심창민은 부진 탓에 2군으로 내려갔다.

29일 두산전에서는 배영수가 2실점으로 호투하고 있었으나 삼성 타선이 두산 선발 유희관에 막혀 1점밖에 올리지 못했고, 6회부터 갑자기 빗줄기가 굵어지면서 강우 콜드게임이 선언되는 불운까지 겪었다.

삼성은 최근 5연패로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이 열리기 전까지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 짓고 싶다던 류중일 감독의 계획에 빨간불이 켜지고 말았다. 더구나 삼성은 류중일 감독이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사령탑을 맡아 당분간 자리를 비워야 한다. 류중일 감독이 아시안게임 휴식기 동안 전력 재정비를 직접 챙길 수 없다는 것도 큰 타격이다.

올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줄곧 선두 자리를 지켜온 삼성이 막판에 고비를 맞고 있다. '추격자' 넥센은 삼성과의 2연전을 휩쓸며 기세가 최고조에 달했다. 과연 삼성이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류중일 감독의 지략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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