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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동구 대왕암공원에 있는 대왕암. 문화재청은 이 일대를 "제2의 해금강"이라며 2010년 3월 명승지정 예고했으나 지자체와 이 일대 지주들이 반발해 무산됐다. 대왕암공원 개발과 고원내 있는 울산교육연수원 이전을 두고 울산에서 수년 째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울산 동구 대왕암공원에 있는 대왕암. 문화재청은 이 일대를 "제2의 해금강"이라며 2010년 3월 명승지정 예고했으나 지자체와 이 일대 지주들이 반발해 무산됐다. 대왕암공원 개발과 고원내 있는 울산교육연수원 이전을 두고 울산에서 수년 째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 박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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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12경 중 하나로 천혜의 경관을 자랑하는 울산대왕암공원의 개발과 공원 중심에 있는 울산교육연수원 이전 문제를 두고 잠시 주춤하던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울산시교육청과 울산동구청은 대왕암개발계획에 따라 연수원을 인근 옛 화장장터로 이전하려다 교육계의 반발과 시의회 반대로 잠시 주춤했다. 하지만 6·4 지방선거 후 새누리당이 구청장과 시의회를 싹쓸이한 후 다시 이전 강행을 준비하고 있다.

동해바다에 한 폭의 그림처럼 수놓아진 울산 대왕암공원은 신라시대 왕들의 휴양지(어풍대)다. 대왕암은 삼국통일을 이룩한 신라30대 문무왕(문무왕비)이 '죽은 후 호국대룡이 되겠다'고 유언해 수장했다는 설화가 전해져 오면서 호국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 대왕암공원은 대규모 개발이 진행되면서 '호국유적지가 위락시설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울산교육연수원 이전을 두고 교육계의 반발이 심해 파장이 예상된다.

문화재청 명승지정 막은 토건세력, 날개 달았나

문화재청은 지난 2010년 3월 울산대왕암공원 일대를 '제2의 해금강'이라 칭송하면서 명승 지정 예고했다. 하지만 당시 동구청장과 이 지역 지주 등이 '토목공사가 곤란해진다'며 반대해 명승이 무산된 바 있다. 현재 동구청은 2016년 완공을 목표로 대왕암공원 전체 94만2천㎡ 중 11만5천㎡에 오토캠핑장과 유스호스텔, 테마공원 등을 조성하는 대왕암공원개발사업을 추진중이다.

특히 대왕암공원의 중심에 있는 울산교육연수원의 이전 문제는 지난 수년간 지역의 가장 큰 논란거리 중 하나가 돼 지역 구성원 간의 갈등과 파행을 불러왔다.

김복만 울산시교육감은 공약실천을 이유로 지난 2012년 7월 울산교육연수원을 인근 옛 화장장터로의 이전을 추진했고, 이후 교육계의 강한 반발에 부딪쳤다.

교육계 의견을 바탕으로 울산시교육위원회는 2013년에 이어 올해 2월11일 교육연수원 이전을 위한 '교육비특별회계 소관 공유재산관리계획변경안'의 심의를 상정 보류해 이전이 일시 중단된 상태다.

하지만 6·4 지방선거 이후 사정이 달라졌다. 당시에는 6명의 울산시의회 교육위원회 위원 중 전교조 출신 2명을 포함한 3명이 반대하면서 연수원 이전이 보류됐다.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시의원을 싹쓸이한 데다 동구청장도 그동안 연수원 이전을 요구하던 새누리당 권명호 구청장이 당선되면서 연수원 이전은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다.

당시에는 울산시교육청과 동구청이 옛 공설화장장 부지 인근으로 연수원을 이전하려 하자 불교계도 반대했다. 연수원을 이전하려던 화장장터 인근 동구 화정동 산 172­1 일원 1만6000㎡ 중 85% 가량이 조계종 월봉사 소유였던 것이다. 하지만 지방선거 후 동구청과 시교육청은 월봉사측과 다시 협의를 한다는 계획으로, 현재 지역언론에는 이전이 낙관적인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이처럼 울산교육연수원 이전이 초읽기에 들어가자 교육계에서 다시 반발의 기류가 나오고 있다. 그 중심에는 지난 1990년대부터 연수원 이전을 막아왔던 당시 교육계 인사들이 중심에 있다.

교육계 "연수원 이전은 기증자 뜻 무시하는 처사" 반대

 울산대왕암공원 중심에 있는 울산교육연수원. 소나무 사이로 대왕암이 보인다
 울산대왕암공원 중심에 있는 울산교육연수원. 소나무 사이로 대왕암이 보인다
ⓒ 박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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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대왕암공원 내 중심 위치에 있는 울산교육연수원은 이 지역 독지가인 고 이종산 선생이 1947년 학교부지로 전답 3만4천평과 당시 현금 200만 원를 기부해 세운 수산중학교가 전신이다. 이후 울산교육청에 기부해 현재 교육가족 연수를 담당하는 연수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역교육계는 울산교육연수원의 이전뿐 아니라 대왕암공원 개발 자체에도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대왕암공원이 신라문무왕(문무대왕비)이 '죽어서도 나라를 지키겠다'는 유언을 한 후 후대 8명의 왕의 장례를 치르고 뼈를 뿌린 호국정신이 깃든 곳인데, 이 곳을 유스호스텔 등 놀이 중심의 위락시설로 만드는 것은 후학 교육상 맞지 않다는 것이다.

또 울산교육연수원이 교원들의 연수장소로는 더 이상 좋은 곳이 없을 정도의 천혜의 장소이며 자신의 전 재산을 털어 기부채납한 고 이종산 선생의 교육이념에도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지난 2002년 퇴임한 곽용(72) 전 울산강북교육지원청 과장은 지난 18대 대선 후 박근혜 대통령에게 교육연수원 이전을 반대하는 탄원서를 내기도 했다. 그는 지난 1990년부터 3년간 울산교육연수원에서 관리를 담당했고, 당시에도 연수원 이전이 추진됐지만 경남도교육청 교육감과 울산교육감을 설득해 무산시킨 바 있다.

그는 대선 직후인 2013년 1월 28일 박 대통령에게 보낸 탄원서에서 "도시공원 녹지 법률에 의해 연수원 부지를 살릴 수 있는데도 교육감이 이를 방치해 속수무책으로 방관하면서 오히려 팔아치우려 하고 있다"며 "또한 역사공원인 울산대왕암 공원이 유명무실하게 놀이시설인 유스호스텔 등 위락시설로 전락될 위기에 있어 이를 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그는 탄원서에서 "대왕암공원이 명승지가 되면 연수원을 살릴 수 있다"며 "대왕암공원을 명승지로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탄원서가 제출된 지 1년 6개월이 지났지만 청와대로부터는 아무런 답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

곽용 전 울산강북교육청 평생교육체육과장 일문 일답

- 울산대왕암공원의 개발을 반대하고 있는데.
 곽용 전 울산강북교육청 평생교육과장이 울산교육연수원에 관한 자료를 설명하고 있다. 그는 "울산시교육청이 교육계와 기증자 유족의 뜻을 묻지도 않고 연수원 이전을 강행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곽용 전 울산강북교육청 평생교육과장이 울산교육연수원에 관한 자료를 설명하고 있다. 그는 "울산시교육청이 교육계와 기증자 유족의 뜻을 묻지도 않고 연수원 이전을 강행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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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1일자 지역일간지에는 동구청 대왕암공원 담당자의 기고가 실렸다. 기고(동구청 연구모임의 "대왕암공원 이야기")에는 '대왕암공원이 호국정신이 깃든 곳이며 전설부터 역사까지 많은 이야기가 있듯, 아름다운 대왕암공원의 자원을 보존하기 위해 동구청 공무원이 연구모임에 나섰다'고 했다.

호국정신이 깃든 대왕암공원을 위락시설로개발하고 있는 동구청 담당자의 입에서조차 이런 말이 나온 것은 정말 아이러니하다. 담당자의 말대로 대왕암공원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개발을 멈추고 보존에 나서야 한다.

또한 동구청은 시교육청과 함께 교육연수원 이전을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이 담당자는 기고에서 '암울했던 시기 배움에 굶주린 후학들을 위해 확고한 교육 신념으로 수산중학교를 세운 고 이종산 선생'이라고 했다. 그 정신을 기리기 위해서도 연수원 이전은 중단돼야 한다."

- 울산교육연수원 이전을 막아달라고 박근혜 대통령에게 탄원서를 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연수원 이전을 지난 25년간 호시탐탐 노리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2012년 대선이 끝난 후 박 대통령에게 연수원 이전이 '법률 불소급의 원칙 위반'과 '기부채납 원칙 위반'이라고 호소했다. 또 박 대통령이 강조한 '소통과 국민대통합정신'에 반하게, 교육청과 동구청이 유족들에게 한마디 상의도 없이 연수원 이전을 강행하고 있고, 심지어 연수원 내에 있는 공적비와 묘소까지 강제로 이전하려 하니 이를 막아달라고 했다."

- 청와대로부터 답은 왔는가.
"아직 오지 않았다. 당시 청와대에 등기우편으로 보낸 영수증까지 아직 보관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제발 관심을 기울여 주셨으면 한다."

- 울산교육연수원 이전뿐 아니라 대왕암공원 개발 자체를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울산대왕암공원은 잘 알다시피 3국을 통일한 신라 문무대왕과 왕비의 넋이 깃든 호국 유적지다. 이런 곳에 유스호스텔 등 위락시설을 조성해 흥청망청 놀이터로 조성하는 것 자체가 교육계로 봐서는 잘못된 일이다. 울산교육청과 동구청은 연수원 설립자인 고 이종산 선생의 공적비와 묘지까지 이장하려 하고 있다. 몇 년 전에는 대왕공원 입구에 있던 공동묘지를 이장해 현재 주차장으로 만들었다. 동구청에 물으니 471기의 묘가 이장됐다고 했다. 선대들의 묘가 이곳에 있는 것은 신라왕과 같이 후손들을 지키려는 호국정신이 있는 것는데, 이를 무시하고 이장한 것은 잘못된 일이다.

1884년 최초의 의료 선교사 호러스 알렌은 우리나라의 경로효친에 감탄했다고 한다. 세계적 석학 아널드 토인비도 1973년 우리나라 효와 경로사상을 인류의 으뜸가는 사상이라고 했다. 하지만 동해바다를 지키려는 선조들의 호국정신을 짓누르고, 심지어 묘를 파헤치는 것을 개탄한다. 조상을 잘 모시지 않으면 벌을 받는다. 지난 7월 동구앞바다에서 지진이 발생한 것도 조상이 노하셔서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불교 경전에도 '나의 바른 삶이 나라를 위한 길이며, 나를 아끼듯 조상을 섬기라'고 하지 않았나. 대왕암의 호국정신을 기린다면서 왜 이곳에 호텔과 놀이터를 지으려 하나. 왜 조상의 묘를 파헤치나."

- 그렇다면 대왕암공원 개발과 연수원 이전을 어떻게 하자는 것인가.
"나는 현 울산시교육감이 지금 연수원을 교육계의 동의도 없이 헐값에 팔려고 하는 데 분노한다. 내가 연수원 담당자로 있을 때인 1990년대에도 이런 시도가 있었지만 내가 건의하자 당시 교육감들은 연수원 이전을 막았다. 그동안 내가 만나본 울산시청 문화재 담당자와 문화재청 담당자는 한결같이 '연수원을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정 그렇게 연수원을 옮기고 그곳에 위락시설을 지으려 한다면, 현재 연수원과 방어진항 사이에 있는 넓은 터를 활용해도 충분할 것이다. 대왕암공원은 난개발을 하지 말고 역사유적공원으로 개발해 주기를 다시 한번 당부한다. 부디 대왕암에 깃든 호국정신을 받들고 후학의 교육적 측면을 고려해 연수원 이전과 대왕암공원 난개발을 중단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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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사관과 같은 역사의 기록자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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