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왔다! 장보리>는 주간 시청률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는 인기 드라마다. 하지만 전통적인 밤 9시 이후의 주말드라마의 주된 킬러컨텐츠인 '막장'이라는 요소가 최근에 방영 중인 그 어떤 드라마보다도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을 부인하기는 힘들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바로 극을 매회 절정으로 이끌고 있는 연민정이라는 캐릭터, 이유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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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이 떨어지는 캐릭터를 살린 이유리의 연기 힘


사실 <왔다! 장보리>에서 이유리가 맡은 연민정이라는 캐릭터는 다소 억지성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친부모와 친자식을 버리다시피 하며 오직 자신만의 욕구 충족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는 캐릭터를 시청자가 온전히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게다가 연민정이라는 이름에도 녹아 있는 악역에게 느껴질 만한 '연민의 정'이 연민정에게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캐릭터를 납득시켜줄 스토리의 부재가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스토리와 캐릭터의 약점에도 불구하고 이유리는 연민정을 역대급 악역으로 재탄생 시키고 있다. 그 이면에는 순간 순간마다 슬픔과 분노를 자유자재로 오가는 집중력 있는 이유리의 연기력이 있다. 특히 연민정의 본 모습이 밝혀지기 시작한 지난주부터 이유리의 존재감은 이미 주인공인 장보리를 넘어섰다.


친어머니를 향한 패악은 이미 그 선을 넘어섰고 자신을 길러준 양어머니는 물론 시어머니까지 궁지에 몰려 있음에도 불구하고 약점을 잡아 몰아붙이는 모습에서의 표정변화와 감정분출은 이유리의 연기력이 일정 수준 이상이라는 것을 보여준 장면들이였다. 특히 사랑하는 남편에게 버림받을 것이 두려워 눈물 속의 분노와 집착을 표현하는 장면이 많았던 8월 30일 41회 방송은 그 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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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다! 연민정>이 되기는 했지만 좀 더 욕심을 내보자


워낙 소재 자체가 흔히 일상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드라마 종영이 가까워질 수록 권선징악을 통한 카타르시스를 극대화하기 위해 악역의 비중을 높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미 <왔다! 장보리>는 <왔다! 연민정>이 된 지 오래다. 앞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이유리의 폭발력이 그 이유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역할상 그럴 여유가 없긴 했겠지만 강약조절이 거의 없는 점이 그것이다. 불보다 뜨겁고 얼음보다 차가운 표정과 감정표현은 이미 호흡이 짧을 수밖에 없는 드라마 제작 시스템에서는 거의 최대치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다음에 작품을 할 때는 또 악역을 맡을지는 모르겠지만 '이유 있고 미워할 수 없는 악역'을 맡았음 하는 바람이다. 그렇다면 이유리라는 배우의 강약조절을 볼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2001년 <학교 4>로 데뷔한 후 어느덧 14년째 배우로서 활동하고 있는 이유리. 단지 예쁘기만한 배우가 아니라 연이은 악역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고 있는 지금이 있기까지 보이지 않는 노력이 많았을 것이다. 앞으로 본인이 가진 가능성을 좀 더 넓고 크게 펼치며 시청자, 혹은 관객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길 희망해 본다. 그땐 '왔다! 이유리'가 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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