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가 대역전 드라마를 만들며 '가을 야구'를 향한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갔다.

'꼴찌' 한화는 29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서 김경언의 3점 홈런과 정범모의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을 앞세워 10-9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전날 당했던 대패의 설욕을 벼르고 나온 한화는 1회초 먼저 1점을 내줬으나 곧바로 이어진 1회말 반격에서 정근우와 송광민의 연속 안타로 주자 2, 3루 찬스를 만든 뒤 김태균의 내야 땅볼과 피에의 적시타로 가볍게 역전에 성공했다. 3회말에는 송광민의 솔로 홈런까지 터지면서 3-1로 달아났다.

그러나 선발투수 유창식이 무너지면서 리드는 오래가지 못했다. 유창식은 4회초 박병호에게 적시타를 맞은 뒤 주자 1, 2루 위기에서 강정호에게 역전 3점 홈런까지 얻어맞으면서 일찌감치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가을 야구' 방불케 하는 총력전

최하위에서 벗어나기 위해 연패를 당할 여유가 없는 한화는 3일 전 선발 등판했던 외국인 투수 라이언 타투스코를 구원 등판시키는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타투스코마저 1이닝 3실점으로 무너지면서 점수 차는 3-8로 더욱 벌어졌다.

사실상 패색이 짙었지만 한화는 포기하지 않았다. 7회말 송광민의 볼넷과 김경언의 우전 안타, 김태균의 몸에 맞는 공으로 만루 찬스를 잡으며 다시 추격의 불을 지핀 한화는 김태완이 2타점 2루타를 터뜨리며 2점을 만회했다.

송주호의 내야 땅볼로 3루 주자 김태균이 홈을 밟으면서 1점을 추가해 한화는 7회말에만 3점을 올렸다. 넥센이 8회초 이택근의 솔로 홈런으로 다시 1점을 달아났지만 이미 타오르기 시작한 한화의 기세를 꺾을 수는 없었다.

한화는 8회말에도 이학준의 볼넷과 정근우의 좌전 안타로 주자 1, 2루 찬스를 만들어 넥센을 압박했다. 이때 타석에 들어선 김경언이 넥센의 구원투수 조상우의 직구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극적인 3점 홈런을 터뜨리며 기어코 9-9 동점을 만들고 말았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넥센도 비기고 있는 상황에서 마무리투수 손승락까지 마운드에 올리며 포스트시즌을 방불케 하는 총력전을 펼쳤다. 그럼에도 한화는 9회말 다시 주자 만루의 찬스를 잡았다. 비록 김경언이 내야 땅볼로 물러나며 결승점으로 연결하지 못했지만 이날 승부의 주도권은 완전히 한화로 넘어갔다.

그리고 연장 10회말 한화는 김태균, 김태완의 볼넷과 송주호의 안타로 또 주자 만루를 만들었다. 이번에는 정범모가 신중한 선구안으로 끝내기 볼넷을 얻어내며 치열했던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역전승의 주인공은 단연 김경언이다. 올 시즌 김경언은 한화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로 떠올랐지만 최근 3경기에서 13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며 고전했다. 그러나 자신에게 찾아온 중요한 기회를 극적인 동점 홈런으로 연결하며 팀을 연패의 위기에서 구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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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넥센 히어로즈 김경언 정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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