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의 중요성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경기였다.

29일 부산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KIA와의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롯데는 야수들의 어이없는 실책이 모두 실점으로 연결되며 KIA에 5-9로 패했다. 반면 가을비 탓에 들쭉날쭉한 경기를 펼치며 연패에 빠졌던 KIA는 이날 롯데를 상대로 연패에서 벗어나며 4강 경쟁에 희망의 불을 지폈다.

전날 KIA를 상대로 기분 좋은 역전승을 거두며 8월 들어 첫 연승에 성공했던 롯데는 4위 LG에 두 경기차로 다가서며 내친김에 확실히 치고 올라갈 기세였다.

출발은 좋았다. 1회 선두타자 황재균이 좌익수 앞 안타로 출루한 뒤 4번 최준석의 3루 땅볼 때 홈을 밟으며 기세를 올렸지만 운도 실력도 여기까지 였다. 이후 롯데는 KIA선발 양현종의 호투에 눌려 5회까지 단 한명의 주자도 출루하지 못하며 득점 기회를 잡지 못했고 야수들의 어설픈 수비가 이어지며 결국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1-0으로 앞선 4회 롯데는 2사 2루에서 안치홍의 타구를 잡은 외야수 손아섭이 기가막힌 홈 송구로 2루 주자 필을 홈에서 아웃시켰지만 심판 합의판정 후 세이프가 선언되며 1-1 동점이 되었다. 5회에는 신종길의 외야 깊숙한 타구를 박종윤이 놓치며 허무하게 역전을 허용한 뒤 계속된 1사 2,3루에서 필의 3루 강습타구를 황재균이 더듬으며 추가점까지 헌납하고 말았다.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니었다. 7-2로 뒤지던 8회 롯데는 무사 1,3루 상황에서 김주찬의 평범한 외야 뜬공을  외야수 하준호와 손아섭이 서로 공을 미루다 2점을 더 헌납하며 사실상 승부를 KIA에 넘겨줬다.

롯데는 KIA선발 양현종이 내려간 이후 7회 바뀐 투수 김태영을 상대로 박종윤과 강민호가 연속 2루타를 때려내며 7-2로 추격을 시작했고 8회에도 오승택과 손아섭 최준석의 연속안타와 상대 실책을 틈타 2점을 더 추격했지만 계속되는 수비실수로 동력을 잃고 말았다.

만약, 롯데가 8회초 수비에서 실점없이 이닝을 마무리하고 8회말 공격에서 7-4까지 따라 붙었다면 불펜이 약한 KIA를 상대로 9회 마지막 공격에서 충분히 승부를 걸어볼 수 있는 상황을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야수들의 기록되지 않는 실책으로 인해 롯데는 그 기회를 잡지 못했다.

야구경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상대보다 많은 득점을 해야 하지만 득점을 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상대에게 실점을 하지 않는 것이다. 득점을 하지 못하더라도 실점을 하지 않는다면 최소한 무승부는 보장되기 때문이다.

연승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한 롯데는 주말에 장소를 서울로 옮겨 4위 LG와의 맞대결을 통해 4강 진출을 위한 진검승부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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