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에서 활약하던 외국인 투수 로스 울프가 팀과 결별한다. SK는 남은 시즌 투수 운영에 대해 다시 고민해야 할 상황이다.
사실 올 시즌 SK 와이번스는 외국인 선수들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지난 시즌 8승 13패 4.48로 비교적 안정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재계약에 성공했던 조조 레이예스는 13경기 2승 7패 6.55에 그치면서 방출되었다. 타자 루크 스캇은 부상으로 인해 제대로 기량 발휘를 하지 못했다. 33경기에서 0.267 6홈런 17타점에 그쳤고, 이만수 감독과 언쟁이 붙은 뒤 바로 쫓겨났다.

이 와중에 울프는 7월 8일까지 선발 14경기에서 1승 2패 5.54의 평균 자책점을 기록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팀 사정을 감안하여 마무리 투수로 보직을 바꿨다. 울프는 7월 24일부터 마무리 투수로 등판했고, 9경기 연속 무실점을 포함하여 1승 4세이브 0.75를 기록하며 성공적인 보직 변경을 증명하는 듯 했다.

울프, 구단 동의로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지만 귀국 불가 선언

그러나 울프는 아들의 병 간호를 위해 구단의 동의 하에 8월 17일 미국 행 비행기에 올랐다. 처음에는 아들과 만난 뒤 한국으로 돌아오기로 되어 있었으나 울프는 귀국 불가를 선언했다. 진상봉 운영팀장이 울프를 설득하기 위해 미국에 파견되었지만, 소용 없었다. 가정 문제였기 때문에 더 이상의 설득이 어려웠다고 했다.

결국, 이만수 감독은 28일 LG 트윈스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최종 보고를 받았다. 우리와 더 이상 함께 할 일은 없을 것이다"라며 사실상 울프의 복귀 기대를 포기했다. 울프가 떠난 마무리 투수 자리에는 일단 윤길현을 배치했다.

문제는 울프의 잔여 연봉 문제이다. 올 시즌 울프는 계약금 25만 달러와 연봉 5만 달러로 도합 30만 달러에 계약했다. 그런데 이 연봉에 대한 지급 문제가 애매한 상황이다. 보통 구단에서 방출을 시켰을 경우 계약 내용에 명시되어 있는 연봉을 모두 지급해야 한다. 선수는 계약기간을 채우고 싶지만, 구단에서 임의로 퇴출시키기 때문이다.

그런데 울프는 포스트 시즌까지 포함하면 2개월 반이 남은 상황에서 가정 문제로 팀을 떠났다. SK 선수들은 모자에 울프 아들의 이름을 새겼고, 팬들은 "We miss you" 문구를 적은 현수막을 내걸고 경기에 임했다. 하지만 울프는 돌아오지 않았다. 물론 울프 가족의 사연도 딱하다.

울프 아들의 병환이 생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병은 아니다. 하지만 남은 인생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는 병이라 관계자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다. 이런 경우는 선수의 뜻에 따라 팀을 떠났기 때문에 남은 2개월 반의 수당을 지급해야 하는지에 대한 여부가 문제가 된 것이다.

결국, SK는 선수가 무단으로 팀을 이탈했기 때문에 연봉 5만 달러 중 지금까지 뛴 날짜를 소급 적용하여 그 날짜 기준으로 받을 수 있는 돈까지만 지급하고 나머지 연봉은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뿐만 아니라 이미 25만 달러를 지급했던 계약금 역시 같은 방법을 적용하여 나머지 기간에 해당하는 비율 만큼 그 계약금을 돌려 받기로 했다.

어쨌든 SK는 시즌 개막 당시 로스터에 있었던 외국인 선수 3명이 모두 떠났다. 게다가 지금 팀에 있는 외국인 선수는 조조 레이예스가 퇴출된 후 영입되었던 트래비스 밴와트 뿐이다. 스캇이 퇴출된 이후 외국인 타자를 새로 영입하지는 않았다.

다른 팀은 3명씩의 선수(NC는 4명)를 보유하고 한 경기에 2명을 출전시키는 상황에서 SK는 남은 시즌 4위 진입을 위한 경쟁에서 큰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포스트 시즌을 포함해도 두 달 반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라 남은 시즌만을 바라보고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기도 어렵다. 이만수 감독이 남은 시즌 어떻게 선수단을 운영하게 될 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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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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