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제주에서 물이 가장 많은 동네는 어디일까. 더욱이 한 두 곳이 아닌 여러 곳에서 건천이 아닌 용천수가 흘러 나오는 곳. 바로 예래동이다. <서귀포신문>은 예래동 명품 생태하천 조성을 위해 3차례에 걸쳐 예래동의 샘과 물을 소개하고 전남 장흥 정남진 물축제와 전북 전주의 전주천 물관리 상황 등을 통해 배울 점은 없는지 살펴보며 예래동을 전국 최고의 물 명소로 만들기 위한 기획코너를 마련했다. - 기자말

제 14회 예래생태마을 체험 축제.
 제 14회 예래생태마을 체험 축제.
ⓒ 신용철

관련사진보기


지난 16일과 17일 양일간 서귀포시 예래동 논짓물 일원에서 열렸던 제 14회 예래생태마을 체험축제가 마을주민을 비롯해 제주도민, 관광객 등 50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성황리에 축제를 마쳤다.

예래 생태마을체험축제 위원회(위원장 현승태) 주최로 열린 이번 축제에서는 자전거발전기로 전기만들기 체험, 머드패드(황토염색) 체험, 에코백 만들기 체험, 반딧불이 유충 관찰 체험, 환경사랑 나만의 부채 만들기 체험, 민속경기장(윷놀이, 장기, 투호)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내놓아 방문객들은 지역축제의 다양한 즐거움을 만끽했다.

특히 이번 축제에서 가장 큰 백미 프로그램은 넙치(광어)잡기 프로그램으로 양일간 400마리(하루 200마리)를 행사장인 논짓물에 방출하고 프로그램에 참여한 방문객들이 현장에서 넙치를 잡으면 바로 회를 떠서 먹을 수 있도록 준비를 해 놓아 축제의 만족도를 더욱 높였다.

축제 첫날에는 현을생 서귀포시장을 비롯해 김태환 전 제주도지사, 부광진 서귀포시부시장, 현정화 도의원 등이 참석해 축제의 의미를 한껏 더해 주었다.

현 시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오늘 제주시 날씨는 흐린데 서귀포시 날씨는 참 좋다"고 운을 뗀 뒤 "세계 어디를 봐도 예래생태마을 같은 환경을 찾아보기 힘들다. 예래생태마을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에 소개 될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일 하겠다"고 말해 지역주민들에게 박수를 받았다.

김태환 전 지사도 "매해 축제 때마다 이곳 예래생태마을에 온다"면서 "모쪼록 어르신들과 예래마을 주민들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축제 이튿날 오후 행사장을 방문해 축제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방문객들과 인사를 나눴다.

이번 예래 생태마을 체험축제는 시원스레 샘솟는 용천수와 바닷물이 만나는 논짓물 담수욕장에서 예래생태마을 노래자랑을 끝으로 내년 축제를 기약하며 폐막했다.

제14회 예래생태마을 체험축제는 낭만과 동심이 어우러진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각종 이벤트로 여름날에 예래동을 찾는 관광객과 지역주민에게 즐거운 추억을 선사한 것으로 평가됐다.

제 14회 예래생태마을 체험 축제.
 제 14회 예래생태마을 체험 축제.
ⓒ 신용철

관련사진보기


제 14회 예래생태마을 체험 축제.
 제 14회 예래생태마을 체험 축제.
ⓒ 신용철

관련사진보기


제 14회 예래생태마을 체험 축제.
 제 14회 예래생태마을 체험 축제.
ⓒ 신용철

관련사진보기


논짓물과 생태공원 연계 시급

반면 아쉬운 부분도 여러면에서 나타났다. 먼저 '예래생태마을 체험축제'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거의 모든 행사를 논짓물 일원에서 진행한 것을 꼽을 수 있다.

예래생태마을이 추천하는 걷기 코스로 1코스~3코스로 나눠 해설사와 함께하는 생태마을 탐방 프로그램이 있기는 했지만 참여율은 저조했고 이마저도 이튿날엔 비가 와서 모든 코스 탐방이 취소됐다.

모든 행사를 논짓물에서만 진행하는 것이 아닌 예래생태공원과 연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방문객들이 제주에서 숨겨져 있는 보고인 예래생태공원을 산책하고 널리 홍보 할 수 있는 기회를 내년도 축제 때 만들어야 할 필요성이 보인다.

1급수 대왕수천에서 물 마시기 체험, 대왕수천에서 논짓물로 흐르는 천에서 미꾸라지 잡지 체험, 생태공원 사진 콘테스트 대회 및 그림 그리기 대회 등 여러 프로그램은 동과 마을 주민들 사이에서 머리를 맞대면 얼마든지 만들어 낼 수 있는 천혜의 공간이다.

조천읍 조천성당에서 신자들과 함께 온 고모(50·남)씨는 2코스 대왕수길을 부인과 함께 걸으며 "그동안 제주에 살면서도 이런 아름다운 공원이 있는지도 몰랐다"며 "이곳이 더욱 많은 제주도민들에게 알려져 생태공원을 걷고 보는 동안 나처럼 자연 속에서 힐링을 체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축제 기간 예래마을 주민들이 운영하는 상권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던 것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방문객들은 식사를 해결하려면 맛이 있건 없건 오직 논짓물에서 운영하는 향토음식점만을 이용해야 했다.

마을에서 추천할 만한 식당 안내도 없었고 정보도 없었다. 축제기간 동안 셔틀버스를 운행하거나 안내 및 정보 등을 제공한다면 방문객들의 만족도와 더불어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마을주민들의 참여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에서 온 김모(29·여)씨는 "인근 마을 대평리에 휴가를 왔다가 지나치는 길에 플래카드 광고를 통해 예래생태마을 체험축제 소식을 알게 됐다"면서 "낯선 곳을 가면 맛집을 찾곤 하는데 축제 이틀 동안 내리 논짓물에서 운영하는 향토음식점만 이용할 수 밖에 없어 아쉬웠다"고 말했다.

홍보의 부족성도 아쉬운 요인으로 꼽힌다. 축제 참여자의 최소 반 이상은 마을주민들로 채워진 듯 했다. 천혜의 장소에서 보다 많은 방문객들과 축제의 기쁨을 누리기 위한다면 인근 지역 홍보를 넘어 제주공항과 김포공항 등 관광객들의 시선이 자주 가는 곳에 공격적 마케팅을 할 필요성이 보인다.

이 밖에도 축제 기간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선보여 방문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줬지만 시청 관할 실과 및 해경들과 협조해 바다를 이용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선보이면 가일층 방문객들의 참여도와 만족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귀포에 사는 이모(32·남)씨는 "개인적으로 물에서 하는 모든 물놀이를 좋아한다"며 "이곳 축제에서는 다른 물놀이 축제들과는 달리 논짓물에서만 수영하고 넙치 잡는 것 외에 그 밖의 프로그램들이 없어 아쉬웠다. 바다를 이용한 바나나보트, 워터볼 무료체험, 수상자전거, 우든보트 등을 해경이나 관계 기관의 보호 아래 진행하면 더욱 많이 관광객들이 몰릴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같은 시기에 열렸던 화순 금모래해변 모다들엉 별빛 축제나 비슷한 시기에 표선에서 열린 2014 서귀포 야해(夜海) 페스티벌 등의 주최측과 MOU를 체결해 상호 셔틀버스를 이용하거나 홍보 수단이 된다면 예래생태마을체험축제는 명실공히 '지역 마을 축제'에서 '전국 마을 축제'로 더욱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

제 14회 예래생태마을 체험 축제.
 제 14회 예래생태마을 체험 축제.
ⓒ 신용철

관련사진보기


제 14회 예래생태마을 체험 축제.
 제 14회 예래생태마을 체험 축제.
ⓒ 신용철

관련사진보기


제 14회 예래생태마을 체험 축제.
 제 14회 예래생태마을 체험 축제.
ⓒ 신용철

관련사진보기


예래동 하천 관리보존 필요성 대두

한편 영구적인 생태마을을 유지하기 위해서 예래동 하천의 관리와 보존의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전주시는 전주천에 조성되어 있는 하상주차장을 시민들의 반대 민원을 무릅쓰고 하천이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조성했다.

곧 이수와 치수중심의 개발로 하천 유로가 직선화되면서 유지용수가 부족해지고 수질이 오염되며 하천 생태계 파괴로 황폐화 되었지만 주차장을 없애면서 3급수였던 수질은 1급수로 바뀌었고 자연의 생태계가 복원되는 기쁨을 가져왔다.

이로써 이전까지는 오염에 강한 참붕어, 모래무지 등 5종이 서식했으나 현재는 1급수 어종인 쉬리를 비롯해 버들치, 돌고기, 참종개 등 30종 서식하고 2008년부터는 수달, 원앙 등도 서식해 여러 지자체에서 이를 벤치마킹 하고자 견학을 올 정도가 되었다. 

오창순 서귀포시의제 21협의회 사무국장은 "하천을 예쁘게 하고자 돌 등으로 시설물을 만들면 유속이 빨라져 생물 곤충들이 바다로 떠밀려 감과 동시에 생태계가 파괴된다"며 "대왕수천에서 논짓물 사이에 조성되어 있는 시설물들을 철거해야 한"고 주장했다.

인근에서 공사에 한창인 버자야제주리조트와 관련해서 용천수 고갈에 대한 염려도 커다란 숙제로 남아있다.

버자야 한 관계자는 "공사 전 용천수 관련 조사를 했을 때 문제가 없었다"면서 "앞으로도 그 문제에 있어서는 걱정을 안 해도 된다"고 말한 반면 오 사무국장은 "버자야 조사에 문제가 없을 수 있겠지만 헬쓰케어 공사까지 함께 진행되고 있어 앞으로 커다란 문제가 될 것"이라면서 "제주를 하나로 크게 봐야 한다. 지금 용천수 위쪽은 거의 고갈되고 있다"면서 우려를 표했다. 

제 14회 예래생태마을 체험 축제.
 제 14회 예래생태마을 체험 축제.
ⓒ 신용철

관련사진보기


제 14회 예래생태마을 체험 축제.
 제 14회 예래생태마을 체험 축제.
ⓒ 신용철

관련사진보기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서귀포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예래동, #생태공원, #체험축제, #서귀포신문, #논짓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관심 분야로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종교등 전방위적으로 관심이 있습니다만 문화와 종교면에 특히 관심이 많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