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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환수 국세청장.
 임환수 국세청장.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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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을 빗나간 파격적인 인사였다. 경제검찰의 한 축인 국세청이 27일 내놓은 고위직 인사결과다. 특히 국세청 차장에 비(非)고시 출신인 김봉래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장이 임명됐다. '국세청 2인자'인 차장에 비고시 출신이 발탁된 것은 지난 1987년 추경석 전 장관이후 27년 만이다.

또 서울지방국세청장에는 김연근 부산지방국세청장이 임명됐다. 부산지방청장에는 원정희 국세청 조사국장이 승진, 발탁됐다. 원 신임청장 역시 비고시 출신이다. 그는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군 특채로 국세청에 들어왔었다. 국세청 조사국장에는 한승희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장이 임명됐다.

임환수 국세청장의 첫 작품, '빅3 인사' 보니...

이번 인사는 박근혜 2기 경제팀의 세정을 맡은 임환수 국세청장의 첫 작품이다. 이 때문에 국세청 주변에선 임 청장의 '빅3' 인사에 큰 관심이 쏠렸다. 국세청 '빅3'는 국세청장을 제외하고 국세청 차장과 서울지방국세청장, 본청 조사국장을 말한다.

당초 임 청장의 성향을 고려해 과감한 인적 쇄신이 예상되기도 했다. 또 주요 보직인사 역시 기존 행시 출신 등을 중심으로 일부 인사들이 하마평에 오르기도 했었다. 하지만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국세청의 한 인사는 "서울청장을 제외한 나머지 고위직 인사의 경우 기존 관행을 뒤엎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인사 역시 "다소 놀랍다"고도 했다. 대신 그는 "임 청장이 청문회나 취임식 등에서 말한대로 인사를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임 청장은 지난 취임식 때 고위직의 도덕성과 솔선수범을 유독 강조했다. 그러면서 하위직 직원들도 최고위직까지 오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었다. 출신지역이나 행시 등 임용구분을 가리지 않고 능력과 평판으로 인사를 하겠다고 했다.

양동훈 국세청 대변인은 "이번 인사는 청장이 취임식 등에서 말한 인사철학에 바탕을 둔 것"이라며 "김봉래 신임 국세청 차장의 경우 그동안 행시출신 차장의 관행을 깬 인사"라고 강조했다.

7명 지방청장 가운데 비고시 출신이 5명... '빅3' 주요보직 여전히 영남 강세

김봉래 신임 국세청 차장
 김봉래 신임 국세청 차장
ⓒ 김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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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김봉래 신임 차장은 1979년 7급 공채로 들어온 이후 줄곧 국세청에서 일해왔다. 국세청에서도 국세청 세원정보과장과 운영지원과장, 서울청 조사1국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게다가 김 차장의 경우 국세청 조직 안에서도 전문성 뿐 아니라 리더십 등에서 평판이 매우 좋은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지방국세청의 김아무개 과장은 "그동안 국세 공무원들의 경우 고위직으로 갈수록 특정 인물과 가깝다면서 일종의 '라인'을 타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김 신임차장의 경우) 그동안 그런 이야기가 한 번도 나오지 않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성격도 매우 온유하면서도 업무처리는 빈틈이 없으면서도 깔끔하다"면서 "강한 카리스마 이미지를 갖고 있는 임 청장과 김 차장의 조합은 어찌보면 이상적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국세청 차장과 함께 원정희 신임 부산지방국세청장도 파격인사에 가깝다. 군 특채 출신으로 고위공무원 1급 승진과 함께 주요 지방청장까지 올라섰기 때문이다. 원 청장의 경우 이미 현 정부 들어 국세청 조사국장 임명 때부터 주목을 받았었다.

이로써 국세청 차장을 포함해 지방국세청장급 인사 7명 가운데 비고시 출신은 모두 5명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1급 고위공무원 4명(차장, 서울국세청장, 중부국세청장, 부산국세청장)가운데 3명이 비고시 출신이다. 양동훈 대변인은 "최근 수십 년 사이 비고시 출신들이 요직에 이렇게 등용된 경우는 거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역별로 보면 여전히 영남 인사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1급 고위직 인사 4명 가운데 영남권이 3명이다. 고위직 인사 7명 가운데 호남출신은 나동균 광주지방국세청장이 유일하다. 일부에선 여전히 '호남 소외론'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양 대변인은 "이번 인사에서 서울청 조사1국장에 호남출신인 김희철 국장이 새로 임명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서울청 조사1국장은) 서울의 주요기업 정기세무조사를 담당하는 핵심 보직"이라며 "대 탕평 인사 차원에 이뤄진 것"이라고 전했다.


태그:#국세청, #임환수, #김봉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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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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