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사이트 2위인 다음커뮤니케이션과 국내 모바일메신저 1위인 카카오가 27일 오전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합병계약 체결을 공식 승인했다. 이날 양사가 법적인 절차를 마무리하면서 통합법인인 다음카카오는 예정대로 10월 1일 공식 출범하게 됐다.

다음은 이날 오전 10시 제주 본사에서, 카카오는 같은 시각 판교 본사 인근에서 각각 임시 주주총회에서 합병 최종절차를 진행했다. 합병법인의 새 사내이사로는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이석우 카카오 공동대표가 추가됐다.

다음카카오의 출범은 현재 네이버 독식체제인 국내 IT(정보기술) 업계에 적지않은 변화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통합법인의 시가 총액은 10조 이상일 것으로 점쳐진다. 26일 기준 다음의 시가총액은 약 2조2000억 원이고 합병비율을 감안한 카카오의 기업가치는 7조 원대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다.

'다음카카오' 시가총액 10조 원대... 코스닥 1위 기업으로

두 기업의 합병 시너지는 주식시장에서 쉽게 확인된다. 합병을 발표했던 지난 5월 말 기준 두 기업의 합산 가치는 약 4조1000억 원 정도였다. 발표 당시 7만 원대였던 다음의 주가는 3달 만에 15만 원대로 2배 이상 뛰어올랐다. 이대로 정식 출범하면 현재 시가총액 1위인 셀트리온(약 4조2000억 원)을 제치고 코스닥 시총 1위 기업이 된다.

카카오가 운영하는 카카오톡의 월평균 이용자는 3500만 명, 하루 최대 메시지 전송량은 71억 건 정도다. 압도적인 수의 모바일메신저 이용자를 보유한 카카오와 다양한 콘텐츠, 검색기술을 보유한 다음의 궁합이 잘 맞을 것이라는 판단이 시장에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석우 카카오 대표는 이날 주주총회에서 "차별적인 핵심 경쟁력을 갖춘 카카오와 다음커뮤니케이션의 합병을 통해 모바일 시대와 그 이후 시대를 선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합병 이후의 전망도 일단 희망적이다. 포털 1위인 네이버가 국내 온라인 광고 시장을 바탕으로 지금의 몸집을 키웠다면 다음카카오는 신용카드 결제, 송금 등 300조 원 규모의 소매시장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 필수적인 글로벌 시장 개척 능력은 아직 갖추지 못했다는 평도 나온다.

이 대표는 "국내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나가는 발판을 마련하고자 한다"면서 "통합법인 다음카카오는 IT모바일분야에서 커뮤니케이션, 정보, 그리고 온라인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까지 아우르는 생활 플랫폼 사업자로 성장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카카오의 이사진은 총 7명으로 결정됐다. 사내이사로는 최세훈 다음 대표와 김범수 의장, 이석우 카카오 공동대표가 선임됐다. 사외이사는 조민식 전 삼정KPMG 본부장, 피아오 얀리 텐센트 부사장, 최재홍 원주대 교수, 최준호 연세대 교수가 맡는다.

이날 다음 주총에는 전체 발행주식 1356만2629주 가운데 58.7%(777만8004주)가 출석해 97.5% 찬성으로 합병을 승인했다. 카카오 주주총회에는 전체 발행주식 2764만3880주 가운데 78.2%(2160만9781주)가 출석해 만장일치로 합병을 승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