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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호 한의사(왼쪽)와 이시정 사무처장을 26일 오후 안양과천 교육지원청 부근 카페에서 만나 '주치의사업'에 대해서 들었다.
 박호 한의사(왼쪽)와 이시정 사무처장을 26일 오후 안양과천 교육지원청 부근 카페에서 만나 '주치의사업'에 대해서 들었다.
ⓒ 이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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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의 전유물로 알려진 주치의를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두게 됐다. 주치의에게 건강 정보를 받을 수 있고 건강 상담을 할 수 있다. 몸이 아파 병원을 방문하면 낯익은 주치의에게 진료를 받게 된다. 진료비용도 저렴하다.

민주노총 전회련(전국회계직연합)소속 '학교비정규직본부'와 한의사들이 손을 잡기로 했다. '주치의사업'에 동참할 한의사가 모집되는 대로, 빠르면 추석 전에 업무협약을 맺을 계획이다.

한의사들이 정기적으로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건강강좌를 하고, 누리집 등을 통해 수시로 건강 상담을 하며, 조합원이 병원을 방문 시 저렴한 비용으로 진료를 한다는 게 협약의 주요 내용이 될 것이라고 한다.

이 사업을 구상하고 한의사에게 제안 한 것은 이시정 전회련 사무처장이다. 노동조합을 '생활공동체'로 만들기 위해 이 사업을 계획했다고 한다.

이 사무처장은 26일 기자와 인터뷰에서 "학교 급식실에서 일하는 조합원들 몸은 거의 골병 수준이라 수시로 한의원을 들락거린다"며 '주치의사업'을 계획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생활공동체를 만든다는 취지로 계획했고, 20년 지기 박호 한의사에게 제안하게 됐다"고 밝혔다.

박호 한의사(경기 안양 동의한의원 원장)가 이 제안을 받은 것은 불과 열흘 전이다. 박 원장은 두 말없이 흔쾌히 허락했다. 이런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박 원장은 "노동자들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다"며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인 이유를 설명했다.

조합원 교육을 위해 마련된 자리에서 건강강좌를 하고 있는 박호 한의사
 조합원 교육을 위해 마련된 자리에서 건강강좌를 하고 있는 박호 한의사
ⓒ 이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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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원장은 제안을 받은 날부터 곧바로 준비를 시작했다. 주치의 사업에 동참할 한의사를 모으기 위해 '사람중심 한의원 네트워크'라는 단체를 만들기로 하고 가깝게 지내는 후배 한의사를 실무자로 선정했다. 27일부터 한의사들이 주로 출입하는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사람중심 네트워크'에 함께 할 한의사를 모집한다.

1차 목표는 학교비정규직 조합원이 약100명 이상 있는 전국 73개 시·군에 한의원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것이다. 그 다음, 정규직 노동조합과 시민단체까지 '주치의사업'을 확대 할 계획이라고 한다.

'주치의사업'은 일방적인 '베풀어주기식' 사업이 아니다. 박 원장은 "조합원은 믿을 수 있는 한의사로부터 양질의 진료를 받을 수 있고, 한의원은 경영에 도움을 받게 되면, 한의학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로 도움을 주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26일 오후 3시, 박 원장은 안양과천교육지원청 3층 대회의실에서 '주치의사업'중 하나인 건강강좌를 했다. 안양·군포·의왕·과천 학교 비정규직노동조합원 교육을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박 원장은 '우리는 건강한가?'라는 제목의 강좌에서 '어깨통증'의 원인과 간단한 치료방법을 설명했다. 조합원 약120명이 참석했다.

민주노총 전회련 소속 학교비정규직 노동조합원은 조리종사원, 영양사, 도서관 사서 등 학교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노동자로 구성돼 있다. 이시정 전회련 사무처장에 따르면 전국에 있는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는 약 40만 명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안양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한의사, #주치의사업, #학교비정규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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