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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장애인단체 대표들이 장애인정책 약속을 지킬 것을 요구하며 경북도청을 항의방문했으나 경북도청은 경찰들을 동원해 출입문을 막았다.
 지난 25일 장애인단체 대표들이 장애인정책 약속을 지킬 것을 요구하며 경북도청을 항의방문했으나 경북도청은 경찰들을 동원해 출입문을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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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탑 지중화를 요구하며 김관용 경북도지사를 만나 호소했던 청도군 삼평리 주민들이 21일부터 도청 본관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지만 도청이 출입문을 봉쇄하면서 민원인들이 불편을 겪고 있어 불통 논란이 일고 있다.

삼평리 주민들은 주말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2~3명이 경북도청 본관 현관 출입문 앞에서 현수막을 펼치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도지사님 제발 살려주이소' 등의 글을 쓴 손팻말을 들고 경북도가 문제해결에 나서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경상북도는 지난 21일부터 본관 정문 출입문은 물론 뒤쪽과 옆쪽 출입문도 걸어잠근 채 직원들과 민원인들의 신원을 일일이 확인한 뒤에야 옆문을 열어줘 출입하도록 하고 있다.

급기야 지난 25일에는 김관용 지사의 장애인공약을 지키라는 장애인단체의 항의방문 마저도 모든 출입문을 잠그고 경찰병력을 동원해 막았다. 결국 한 장애인단체 대표는 본관 정문 출입문 옆 사무실 창문을 열고 뛰어 들어가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청원경찰과 도청 직원들이 막는 바람에 장애인단체 대표가 창문에 끼여 한참동안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지난 25일 오후 경북도청이 청도 송전탑 반대 주민들이 현관 입구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는 이유로 현관 출입문을 봉쇄하자 장애인단체 대표가 창문을 통해 들어가려고 하자 청원경찰이 막고 있다.
 지난 25일 오후 경북도청이 청도 송전탑 반대 주민들이 현관 입구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는 이유로 현관 출입문을 봉쇄하자 장애인단체 대표가 창문을 통해 들어가려고 하자 청원경찰이 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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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지역 장애인단체들은 도청과 수차례 면담 일정을 잡기 위해 공문을 보내고 협의했다며 자신들의 도청 출입을 막는 것은 장애인정책에 대한 의지가 없다며 강하게 항의하고 현관 로비 입구에서 농성을 벌였다.

이날 경북도 공무원 채용을 위한 면접도 대강당에서 있었지만 면접 참가자들은 출입구를 찾지 못해 우왕좌왕 하는 등 진땀을 뺐다. 한 면접 참가자는 "할머니 몇 분이 입구에서 농성을 벌인다고 이렇게까지 모든 문을 걸어잠글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민원인들도 마찬가지였다. 본관 정문 출입문을 통해 들어가지 못하고 한바퀴 건물을 돌아 대강당 쪽으로 해서 들어가도록 해 불편을 호소했다. 민원인들은 도청 민원봉사실쪽으로 해서 들어가려 했으나 들어가지 못하자 출입구를 찾기 위해 주위를 맴돌았다. 하지만 도청은 출입구를 제대로 안내해주지 않았다.

이처럼 도청을 찾은 민원인들이 많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지만 경북도는 '도청 방호'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도청 관계자는 "지난 18일 청도 송전탑 반대 주민들이 도청을 점거해 퇴거를 요청했지만 듣지 않았다"며 "출입문을 개방할 경우 다시 점거농성에 들어갈 우려가 있어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헌주 청도송전탑반대대책위 공동위원장은 경북도가 과민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불통의 극치를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할머니들이 도청 입구에서 도지사에게 호소하는 것도 막아서야 도민을 위한 도청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면서 "화장실 가는 것마저도 막고 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경북 청도군 각북면 삼평리 송전탑 반대하는 할머니들이 경북도청 앞에서 농성을 벌이자 경북도청을 도청 본관으로 들어가는 출입문을 모두 잠궈버렸다.
 경북 청도군 각북면 삼평리 송전탑 반대하는 할머니들이 경북도청 앞에서 농성을 벌이자 경북도청을 도청 본관으로 들어가는 출입문을 모두 잠궈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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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성을 벌이고 있는 한 주민은 "도청이 우리에게 건강을 생각해 운동을 시키려고 화장실도 못 가게 하는 모양이다"며 "도민들이 기댈 곳이 도청뿐이었는데 이런 행태를 보니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도청 본관 출입구를 지키고 있는 대구북부경찰서도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북부경찰서 한 관계자는 "대구시의 경우 시민들이 시청 앞에서 거의 매일 농성을 하지만 출입문을 잠그지는 않는다"며 "경북도가 좀 더 유연하게 대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논란이 일자 경북도는 송전탑 반대 주민들과 한전과의 대화를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겠지만 본관 앞이 아닌 다른 장소로 옮겨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방호 차원에서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출입문을 걸어 잠근데 대해 내부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자 결국 26일 오전부터 현관 출입문을 개방했지만 경찰을 동원해 입구를 막은 뒤 신분증을 확인하고 출입시키고 있다.


태그:#경상북도, #출입문 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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