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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울진으로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안양에서 300km가 넘는 거리라서 사실 울진까지는 마음만 있었지 그 동안 가보지 못했다. 오랜 운전으로 허리도 아프고 피곤했지만, 물 좋은 백암온천과 아름다운 동해의 모습은 여행의 피로를 말끔하게 씻어줄 만큼 인상적이었다.

후포항 아침 풍경이 끝내줘요

울진 후포항은 숙소였던 백암온천에서 가까운 곳이었다. 사실 크게 기대하지 않고 간 곳인데, 아름다운 아침풍경에 반하고 말았다. 날씨가 흐렸다는 점만 제외하면 더없이 아름다운 아침풍경이었다.

후포항의 아침풍경이 고요하면서도 아름답다.
▲ 후포항 후포항의 아침풍경이 고요하면서도 아름답다.
ⓒ 이경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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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포항은 동해안에서도 꽤 큰 항구 중 하나이다. 대게와 오징어 잡이 배들이 정박해 있었는데, 밤샘 작업을 하고 아침엔 어선도 어부도 모두 쉬고 있는 중이었다. 갈매기들만이 바다 위를 날아다니며 아침 거리를 찾고 있었는데, 이마저도 항구의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했다. 더러는 갈매기들이 들어오는 배를 따라 몰려들기도 했는데, 아이들은 이런 광경을 무척 신기해 했다.

갈매기들이 들어오는 배를 따라 날고 있다.
▲ 후포항 갈매기들이 들어오는 배를 따라 날고 있다.
ⓒ 이경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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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포항에서 빼놓지 말아야 하는 곳이 있는데, 바로 울진대게홍보전시관이다. 후포항 여객터미널 2층에 있는데, 울진이 대게의 고장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사실 작은 전시관이라서 큰 기대는 안했는데, 전시 내용은 아주 알찼다.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대게에 대해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후포항에서는 울릉도 가는 여객선이 출발하는데, 다음에는 저 배를 타봐야지 하는 생각도 하며 후포항을 떠났다.

해상낚시공원에서 물벼락을 맞다

후포항에서 자동차로 10분 정도 올라가면 대게 유래비와 울진바다목장 해상낚시공원을 만나게 된다.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은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 이색적인 여행지였다. 500여 미터의 철제 구조물들이 동해로 뻗어 있는데, 그 규모가 상당하다. 이곳은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고, 낚시도구를 챙겨오면 위에서 낚시도 할 수 있다. 낚시 여부와는 상관없이 바다의 한가운데서 동해를 바라보는 느낌이 아주 색다르다.  

해상낚시공원은 거대한 철구조물인데, 동해와 어울려 의외로 아름답다.
▲ 울진바다목장 해상낚시공원은 거대한 철구조물인데, 동해와 어울려 의외로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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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을 둘러보다가 재미있는 일을 겪었다. 이곳은 바다로 뻗어 있는데, 중간에 큰 바위들을 볼 수 있다. 마침 그날 파도가 심했는데, 파도가 바위에 철썩철썩 박치기를 하면서 물보라를 일으키고 있었다. 눈치 없는 우리 가족들이 그 광경이 멋있다며 바로 옆에서 구경을 하고 있었다.

파도가 심한 날은 이곳에서 물벼락을 맞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 해상낚시공원 파도가 심한 날은 이곳에서 물벼락을 맞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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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느닷없는 큰 파도에 엄청난 물보라가 일어났다. 깜짝 놀란 아들과 딸이 뒤돌아 도망을 가는데, 이미 옷은 흠뻑 젖었다. 어쩔 수 없이 옷을 갈아입으러 다시 숙소로 되돌아 갔는데, 번거롭기는 했지만 울진 여행의 잊지 못할 에피소드가 되었다.

오징어거리 지나 쪽빛 바닷길

해상낚시공원에서 다시 북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오징어풍물거리가 나온다. 붙은 이름에 비해 거리가 거창하지는 않지만, 여기에서 질좋은 울진의 오징어를 살 수가 있다. 우리 가족도 반건조 오징어 2마리를 사서 먹었는데, 지금까지 먹어본 반건조 오징어 중 단연 최고였다.
 
꼬들꼬들 반건조 오징어의 맛이 일품이다.
▲ 오징어풍물거리 꼬들꼬들 반건조 오징어의 맛이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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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로 간식을 해결하고, 다시 북쪽으로 올라가면 아름다운 쪽빛 바닷길이 이어진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동해가 가족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망양정까지 이 길이 이어지는데, 방송에서도 소개된 특이한 촛대바위를 중간에 볼 수 있다.

먼 바다를 향해 헤엄쳐 나가려는 거북이 모양이다.
▲ 거북바위 먼 바다를 향해 헤엄쳐 나가려는 거북이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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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양정에 다다르면 아름다운 동해를 다시 만날 수 있는데, 망양정해수욕장의 경치가 매우 아름답다. 해수욕장의 모래사장도 좋지만, 거북이를 닮은 거북바위가 있어서 더 유명해진 곳이다. 방향에 따라 거북이가 되기도 하고 안 되기도 하지만, 동해를 향해 헤엄쳐 나아가는 거북이로 믿고 싶다.

망양정해수욕장에서 맞이한 동해와 파란 하늘이 아름답다.
▲ 동해바다 망양정해수욕장에서 맞이한 동해와 파란 하늘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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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에서는 아쉽게도 울진의 금강소나무길과 고포마을을 가보지 못했다. 하지만 정말 아름다운 동해를 실컷 봐서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그 동안 먼 지역은 거리 상의 부담 때문에 선뜻 길을 나서지 못했는데, 이번에 생각이 바뀌게 되었다. 다음에는 대게철에 맞춰서 한번 울진을 가 봐야겠다. 기회가 된다면 동해안 일주를 한 번 떠나봐야겠다. 


태그:#울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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