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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되는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며 밤샘농성을 벌이고 있다. 청와대 인근 아스팔트 바닥에 누워 하늘을 쳐다보던 한 엄마가 아들 이름을 부르며 흐느끼고 있다.
▲ 청와대 앞에 드러누운 엄마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되는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며 밤샘농성을 벌이고 있다. 청와대 인근 아스팔트 바닥에 누워 하늘을 쳐다보던 한 엄마가 아들 이름을 부르며 흐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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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되는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이 22일 오후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후 항의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청와대로 향하자 경찰이 막고 있다.
▲ 청와대로 향하는 유가족, 막는 경찰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되는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이 22일 오후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후 항의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청와대로 향하자 경찰이 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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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되는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이 22일 오후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눈물로 호소하는 세월호 유가족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되는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이 22일 오후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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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사고 유가족들이 22일 오후 청와대 앞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지난 5월 8~9일 유가족들이 세월호 사고 희생자와 교통사고 발생 사망자 수를 비교하는 발언을 한 김시곤 KBS 보도국장의 발언을 두고, 박근혜 대통령 면담과 길환영 KBS 사장의 공개사과 등을 요구하며 농성한 이후 106일 만이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면담 요청을 거절했지만, 길환영 사장이 유가족 앞에서 공개사과를 한 끝에, 농성은 12시간 만에 끝났다.

유가족 40여 명은 이날 오후 7시부터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공개한 뒤 농성을 시작했다. 유가족들은 단식 40일째인 이날 건강 악화로 병원에 후송된 김영오씨의 사진 등을 내걸고 '제대로 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했다. 이 자리에는 시민 20여 명도 함께 했다.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되는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이 22일 오후 종로구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며 연좌농성을 벌이고 있다.
▲ 세월호 유가족 "청와대는 응답하라"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되는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이 22일 오후 종로구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며 연좌농성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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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청와대로 향하려던 유가족들을 둘러쌌고, 이 과정에서 유가족들과 경찰 간에 몸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후 유경근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원회 대변인 등 유가족 2명은 경찰의 협조를 받아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유경근 대변인은 "청와대 민원실 앞 우편함에 공개서한을 넣은 뒤, 민원비서실 행정관에게 '대통령 면담 요청 서한을 보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유경근 대변인은 이어 "행정관에게 '지금까지 여러 차례 면담 요청을 했지만, 지금까지 답을 받은 적이 없다, 답이 없는 기다림을 할 수 없다, 오늘 중으로 답을 달라'고 했다"면서 "돌아갈 수 있도록 답을 줄 때까지 이곳을 떠나지 않겠다는 말도 전했다"고 말했다. 유가족들을 돕고 있는 박주민 변호사는 "답이 올 때까지 이틀이든 사흘이든 기다릴 것"이라고 밝혔다.

유가족들은 공개서한에서 김영오씨를 언급하면서 "이제 박근혜 대통령만이 유민 아빠를 살릴 수 있다"면서 "귀를 열고 우리 가족이 원하는 특별법이 어떤 것인지 들어 달라, 대통령님의 대답을 기다리겠다"라고 밝혔다.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되는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이 22일 오후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후 항의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청와대로 향하고 있다.
▲ 세월호 유가족 "청와대는 응답하라"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되는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이 22일 오후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후 항의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청와대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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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유가족들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서한 내용이다.

세월호 가족대책위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서한

박근혜 대통령님께 촉구합니다

단식 40일째 병원에 실려 간 유민 아빠 소식을 들으셨습니까? 모를 리가 없으실 것입니다. 온 국민이 살려야 한다고 걱정했던 유민 아빠가 매일같이 찾아갔던 곳이 청와대니까요. 그런데 아직까지 아무 말씀이 없으시군요. 대통령의 침묵이 유민 아빠를 죽어가게 한 이유라는 것을 아직도 모르십니까.

유민 아빠 주치의가 그랬습니다. 유민 아빠는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고요. 단식을 같이 시작했던 우리 가족들이 이미 한참 전에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 갔고, 이제 유민 아빠 한 사람이 단식을 이어가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유민 아빠한테 같이 살아서 싸우자고 가족들이 한참을 설득했습니다. 그런데 유민 아빠는 여전히 특별법 제정 소식을 들어야 미음이라도 먹겠다고 합니다. 가족들 마음이 미어터집니다. 유민 아빠를 살려야 하는데, 유민 아빠가 단식을 그만두지 못하는 마음을 누구보다도 우리가 잘 알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우리 가족 모두 4월 16일 이후로 서서히 죽어가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억울함에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왜 침몰하는 세월호 안에서 죽어가야 했는지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으니 밥 한 술 마음 편하게 넘겨보지 못했습니다. 진실을 밝히는 일이 이토록 어려운 것인지, 왜 국회와 정부는 가족들의 마음을 이토록 모르는지, 억울합니다. 왜 우리는 참사 희생자의 부모가 되어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호소를 하는 사람들이 되어버린 것입니까? 참사의 모든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던 대통령님은 귀를 막고 가만히 있다가 교황님 앞에서 한 번 웃으시면 그만인데, 우리는 왜 아직까지 길에서 자고 밥을 굶고 있어야 하는 것입니까?

우리는 배신감에 죽어가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구조되고 있다고 했습니다. 발을 동동 구르며 팽목항을 지켰습니다. 그런데 그 시간 동안 도대체 누가 최선을 다해 구조를 했습니까. 그 말을 믿고 잠시라도 안도했던 우리가, 아이들한테 미안해서 특별법을 제정해달라고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가족들을 청와대로 부른 대통령님은 특별법이 제정되도록 하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우리 눈에는 보이지가 않습니다. 국회가 알아서 할 일이라며 발을 빼려는 것 말고는 보이지가 않습니다. 새누리당이 청와대 눈치를 보느라 가족의 뜻을 반영한 특별법 제정에 머뭇거리는 것만 우리 눈에 보입니다. 전원이 구조될 것처럼 떠들던 거짓말에 속은 배신감, 철저히 진상을 규명할 것처럼 호언하던 거짓말에 속은 배신감, 우리는 죽어가고 있습니다.

참사 이후 지금까지 목소리 작고 힘없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우리를 부축해준 덕분에 여기까지 살아왔습니다. 단식을 하면서도 버틸 수 있었던 것 역시 우리와 함께 하는 국민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님은 죽어가는 우리를 한 번도 살렸던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끝내 우리를 죽어가게 두시려는가 봅니다. 분명히 말씀 드립니다. 우리는 죽고 싶어도 죽을 수가 없습니다. 아이들 앞에 진실과 안전을 약속하기 전에는 이를 악물고 살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힘으로도 유민 아빠를 설득할 수가 없습니다. 이제 박근혜 대통령님만이 유민 아빠를 살릴 수 있습니다.

더 이상 침묵으로 우리를 죽이지 마십시오. 귀를 열고 우리 가족이 원하는 특별법이 어떤 것인지 들어주십시오. 그리고 그런 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말씀해주십시오. 그것만이 유민 아빠를 살리는 방법입니다. 대통령님의 대답을 기다리겠습니다.

2014. 8. 22.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 대책위원회


태그:#세월호 유가족 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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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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