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댑버판결에 따른 정규직 전환과 회사측의 신규채용 중단을 요구하며 현대차 비정규직 최병승씨와 천의봉씨가 지난 2012년 말 현대차 울산공장 앞 송전철탑에서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최병승씨는 비정규직의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이 연기된 과정에 대해 현대차 정규직노조의 해명을 요구했다.,
 댑버판결에 따른 정규직 전환과 회사측의 신규채용 중단을 요구하며 현대차 비정규직 최병승씨와 천의봉씨가 지난 2012년 말 현대차 울산공장 앞 송전철탑에서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최병승씨는 비정규직의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이 연기된 과정에 대해 현대차 정규직노조의 해명을 요구했다.,
ⓒ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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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아래 현대차노조) 생산공장 1, 2조 조합원이 각각 2시간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현대차노조는 22일 오전 7시 출근하는 1조 조합원들이 오후 1시 30분부터 2시간 파업을, 오후 3시 30분부터 일하는 2조 조합원들은 오후 10시 10분부터 2시간 파업을 진행한다. 이어 토요일인 23일과 일요일인 24일 예정된 1, 2조 주말 특근도 거부할 방침이다.

이와 같은 현대차노조의 파업은 전국금속노동조합(아래 금속노조)이 지난 19일까지 사용자 측과 12차 중앙교섭을 벌였지만,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해 내린 파업지침에 따르는 것임과 동시에 올해 임단협에서 회사 측이 '통상임금 확대'를 수용할 것을 압박하는 것이기도 하다.

전체 조합원 4만 7천여 명으로 금속노조 최대 사업장인 현대차노조의 파업동참에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는 큰 힘을 얻고 있지만, 반면 최근 현대차 비정규직지회(아래 비정규직노조)의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과 관련해서는 난처한 입장이다. 당사자인 현대차 비정규직노조 울산지회가 현대차노조를 비난하고 나서면서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울산지회 "채용 완료되면 다시 소 취해 제출한다"고 예고

지난 2010년 현대차 비정규직노조 노동자 1600여 명이 제기한 '현대차 근로자 지위확인' 집단소송에 대한 선고가 당초 8월 21일~22일에서 돌연 9월 18일과 19일(25일과 26일에서 변경)로 한 달 가량 연기됐다.

이 같은 선고 연기는 지난 18일 현대자동차 회사 측과 현대차지노조, 비정규직노조 전주·아산지회가 '현대차 비정규직 특별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도출한 후, 19일 전주·아산지회의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가결된 것에 영향을 받았다.

하지만 이번 특별교섭에 불참한 비정규직노조 울산지회는 "현대차노조가 회사 측의 불법파견 은폐에 앞장서고 있다"며 반발하고 나서면서 노동계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비정규직 철폐'를 기치로 걸고 있고 이번 현대차 비정규직노조의 지위확인 소송에도 기대를 걸었던 민주노총과 금속노조지만, 막상 당사자들이 금속노조 주력인 현대차노조를 비난하고 나서면서 어정쩡한 상태가 된 것.

현대차비정규직노조 울산지회는 22일 성명을 내고 "특별교섭 합의와 전주·아산지회의 총회, 그리고 재판부의 선고 연기는 잘 짜여진 각본처럼 진행됐다"며 "현대차지부와 아산·전주 지회는 훌륭한 출연자 역할을 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그 마지막으로 재판부는 현대차의 시나리오에 마지막 방점을 찍었다"며 "결국 불법파견 특별교섭은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을 연기하기 위한 수단밖에 되지 않았다"고 성토했다.

울산지회는 또한 "법원의 선고 연기는 '신규채용되어 정규직이 된 사람들이 제출한 소송 취하서의 개별동의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 표면적인 사유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불법파견 판결을 늦춰 불법파견 요소를 없애려는 현대차의 요구에 재판부가 동의해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울산지회는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이번 특별채용으로 또다시 다음 선고마저 연기될 수 있다는 것"이라며 "현대차는 선고 연기신청서에서 '이번 채용이 완료되면 다시 소 취해 제출한다'고 예고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의 선고 일정을 우려했다.

296일간 철탑농성했던 최병승씨, 블로그 통해 현대차 노조 비판

이와 관련, 현대차 비정규직 조합원 천의봉씨와 함께 "대법원 판결에 따른 정규직 전환과 신규채용 중단"을 요구하며 지난 2012년 10월 17일부터 2013년 8월 8일까지 296일간 철탑농성을 벌였던 최병승씨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현대차노조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지난 2004년부터 7여 년간의 긴 소송을 벌이다, 결국 '정규직' 대법원 확정 판결을 이끌어냈다. 따라서 이번 현대차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의 발판을 만든 당사자이기도 하다. 그는 철탑농성 당시인 지난 2013년 1월 9일 현대차 회사측이 정규직으로 인사명령을 내렸지만 이를 거부하고 있다.

자신의 정규직 발령이 대법판결을 이행하는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채용절차를 밟겠다는 것으로, 회사 측이 '개별문제이고 취업규칙을 적용받는다'고 하는 등 일방적이 인사명령을 내렸다는 것이 그 이유다.

최병승씨는 블로그에서 "현대차 회사 측을 대리한 '김앤장'이 제출한 (선고)연기신청서에는 그 모든 것을 현대차지부가 앞장서 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는데, 이게 어찌 된 일인가"고 되묻고 "만일 이것이 사실이라면 현대차지부는 헌법으로 보장된, 개인이 소송을 제가하고 판결 받을 수 있는 권리를 합의로 제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대차지부가 현대차 회사 측과 불법파견 합의를 졸속적으로 진행하고, 이제는 새롭게 투쟁하기 위해 집단소송 1심 판결을 염원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희망을 꺾어 버리는 반노동자 행위를 자행한 것이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아직까지 현대차 지부 활동이 그렇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있어 이 문제에 대해 현대차지부의 명확한 해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요구했다.


태그:#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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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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