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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물이 가장 많은 동네는 어디일까. 더욱이 한 두 곳이 아닌 여러 곳에서 건천이 아닌 용천수가 흘러 나오는 곳. 바로 예래동이다.

예래동 명품 생태하천 조성을 위해 3차례에 걸쳐 예래동의 샘과 물을 소개하고 전남 장흥 정남진 물축제와 전북 전주의 전주천 물관리 상황 등을 통해 배울 점은 없는지 살펴보며 예래동을 전국 최고의 물 명소로 만들기 위한 기획코너를 마련했다. - 기자말

대왕수 예래생태공원.
 대왕수 예래생태공원.
ⓒ 신용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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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래동은 국도 12호선과 서부산업도로가 만나는 서귀포 관문에 있는 곳으로 빼어난 자연경관과 해안절경을 간직한 농어촌 생태 체험마을이다.

지난 2002년 6월 28일 '한국반딧불이보호학회'에서 3년간 생태조사를 한 결과 예래천 일대에 반딧불이가 다수 서식하고 있는 사실에 주목, 예래천을 전국 제1호 '반딧불이 보호지역'로 지정했으며 2003년에는 당시 농림부로부터 '자연생태우수마을'로 처음 지정됐다.

이후 마을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생태위원회를 구성해 자연 환경 및 경관 보전 등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관련 사업을 추진하는 등의 결과로 연속적으로 우수마을로 지정되는 쾌거를 얻기도 했다.

특히 예로부터 물이 많고, 맑아 청둥오리와 백조의 서식지로 이용돼 왔으며 그만큼 물의 가치가 인정돼 일제 시대에는 일본 군대가 예래동 대왕수 근처에 취사장을 짓고 사용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이 지역에서 태어나 30여 년 동안 대왕수 상수원에서 물관리를 해 왔던 류상호(64)씨는 "물이 좋다보니까 일제시대에는 취사장으로 사용했고, 제 2 논산훈련소가 모슬포 지역으로 오면서도 이곳에 취사장을 짓고 사용했다"면서 "365일 1년 동안 물이 줄어 들지 않아 이웃동네 대평리가 다른 상수도관을 이용하기 전까지도 물을 공급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예래동 세미(샘)와 하천

강경식 예래동장이 대왕수 생태복원 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강경식 예래동장이 대왕수 생태복원 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 신용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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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예래동에는 얼마나 많은 샘들이 존재할까. 먼저 상예동과 하예동은 서귀포시의 법정동으로 행정동인 예래동에 속한 마을이다.

이 지역 출신 강창룡 제주문화유산위촉연구원이 쓴 '예래교 65년사- 제 3장 예래마을 형성과 그 연혁'을 살펴보면 상예동의 용천수로는 큰이물(이물은 큰 물을 나타내는 제주어)로 불리는 대왕수(용암류경계형, 수질 양호, 상수원)외 족은 이물 소왕수, 남바치물, 노리물, 조명물, 닥낭세미, 개세미 등이 있다.

또 하예동의 용천수로는 차기물(채기물)을 비롯해 돔벵이물, 못밭물, 황오리물, 논짓물, 생이물, 점뱅이물, 개웃개물, 침떡돌물, 줄추순물, 황오리깍물, 생이깍물, 점뱅이물 등 열거하기 벅찰 정도로 많은 샘들이 존재하고 있으며 하천으로는 만내, 너분내, 큰골내(예래내) 등이 있다.

이 가운데 단연 으뜸은 대왕수로 이곳에서 매일 흘러 내려오는 물로 하루 1000톤의 식수를 서귀포 시민들에게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왕수는 행정구역상 상예동 1132에서 하예동 320번지 일원으로 예래동 노인회관 밑으로 가파란 길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너비 100m여 미터 정도의 기다란 하천 바닥이 펼쳐지는 곳으로 졸졸졸 물 흐르는 소리가 사시사철 끊이지 않아 그동안 마을 사람들의 식수와 농수로 이용되어 왔다.

지금도 예래마을 사람들의 상수도 수원지가 되고 있다. 대왕수는 물이 곱고 불지 않으며 끊이지 않아 좋은 물이라는 의미로 예로부터 대왕물(큰이물)이라 불렀다.

대왕수.
 대왕수.
ⓒ 신용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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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바닥에 대왕수 글자를 세로로 연결시킨 모양으로 새겨 물이 흐르도록 만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천에는 참게, 은어, 송사리 등이 서식해 자연생태계의 보고로 인식돼 왔다.

대왕수는 주로 마을 여성의 공간이었다면 바로 옆 서쪽에 있는 소왕수는 더위에 지친 남자들의 목욕탕으로 한 때 사랑을 받기도 했다.

대왕수가 큰 역할을 하는 반면 일반인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과 달리 예래동의 여러 샘 가운데 일반인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곳은 뭐니뭐니해도 논짓물이다.

해변 가까이에 있는 논에서 나는 물이라 해서 논짓물로 부르고 있으며 예래동 남쪽바다와 만나는 하예동 581번지 일대에 분포해 있다. 현재 유원지로 한여름철에는 이 지역 주민들뿐만 아니라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유명 장소로 자리매김 해 가고 있다.

대왕수 생태복원

대왕수 예래생태공원.
 대왕수 예래생태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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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래동이 발표한 지난 2005년부터 2013년까지 대왕수천 생태체험공간 조성사업을 보면 현재 기반시설로 호안과 산책로, 저류시설 등을 갖춘 상태이며 나무 8종 5715주 수생식물 39종 15만 360본이 식재된 상태다.

이밖에도 야외공연장, 야외학습장, 미꾸라지 체험장 등 편의시설과 교량벽화와 수목명찰 등 부대시설도 갖춘 상태다.

예래동에서는 기반시설과 편의시설 등의 관리소홀로 인한 보완의 필요성과 함께 생태공원임에도 불구하고 토지 소유지인 지역 주민이 하천 미나리밭에서 농약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생태적 관리 필요성을 느꼈다.

이에 예래동은 향후 생태공원사업 및 미나리밭 토지매입비를 내년도 예산에 반영해 건의할 예정이다.

현재에도 예래동은 대왕수천 생태공원을 가꾸는데 한창이다. 지난 1월 7일 강경식 예래동장이 부임한 이후, 무성히 우거진 풀에 막혀 원활하게 흐르지 않던 하천을 원활하게 만들고 물레방아를 돌리고 물이 떨어지는 공간 주변 다시 새롭게 정비를 했다.

앞으로도 예산을 더욱 확보해 하천 주변에 나무를 심어 탐방객들이 깨끗히 쉴 수 있도록 하고 필요 없는 땅은 아이들의 생태체험장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또 물이 흐르는 곳을 산책하며 볼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강 동장은 "대왕수 생태복원사업은 개발이 목적이 아니고 예래 생태천을 어떻게 이용할 수 있을까에 목적이 있다"며 "우리 마을처럼 용천수가 이렇게 많이 뿜어져 나오는 곳은 제주 어디에도 없다. 이 귀한 자원을 마을 주민과 관광객들에게 어떻게 하면 잘 쓰일 수 있을까만 고민하며 행동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로써 예래마을은 자연생태우수마을로 지정된 만큼 생태체험기반 구축사업 추진으로 관광객 및 주민들에게 생태체험 공간을 제공하는 한편 예래생태체험관과 대왕수를 연계한 생태체험벨트화 조성으로 생태복원사업을 꾀하고 있다.

한편, 현을생 서귀포시장은 '시민과의 협업, 행복한 서귀포시' 실현을 위한 토론회 일환으로 지난달 24일 서귀포시 예래동을 방문해 대왕수천 생태공원 현장을 둘러본 뒤 마을대표과의 토론회 자리에서 "예래동이 제주도에서 뒤쳐져 있는 동네가 아니라 문화와 생태가 가장 앞서가는 동네라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논짓물.
 논짓물.
ⓒ 신용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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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수천 조성 예정지.
 생수천 조성 예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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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서귀포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대왕수, #예래동, #생태공원, #논짓물, #서귀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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