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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원회는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KB국민은행장 모두에게 경징계를 확정했다.
 지난 21일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원회는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KB국민은행장 모두에게 경징계를 확정했다.
ⓒ KB금융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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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비(KB)금융 수장들이 극적으로 살아남았다. 지난 22일 금융감독원(아래 금감원) 제재심의원회(아래 제재심)는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KB국민은행장 모두에게 경징계를 확정했다. 두 사람 모두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했지만, 당초 중징계를 장담했던 금감원은 거센 후폭풍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제재심은 이날 오후 2시 30분께 시작해 22일 오전 1시가 넘어서야 끝났다. 제재심 위원들은 10시간이 넘는 마라톤 회의를 할 정도로 두 사람의 징계 수위를 두고 막판까지 고심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지난 6월 금감원은 두 사람에게 중징계인 문책경고를 통보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그보다 한 단계 수위가 내려간 경징계인 '주의적 경고'를 최종 결정한 것이다.

임 회장과 이 행장 모두 사전 통보대로 문책경고를 받았다면, 사실상 자리에서 물러나야 하는 상황이었다. 문책 경고를 받게 되면 연임이 불가능해지고 임기 종료 후 3~5년간 금융계 재취업이 금지돼 사실상 금융권에서 퇴출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 행장은 도쿄지점 부당대출과 주전산기 교체와 관련해, 임 회장은 주전산기 교체와 개인정보 유출 건으로 각각 중징계를 사전 통보받았었다. 그러나 이날 고객정보유출에 대한 제재는 마무리되지 않아 임 회장의 경우 변수는 남아있다.

임 회장의 고객정보 유출 관리책임은 감사원이 이의를 제기한 바 있어 금감원이 당장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미 주전산기 교체에 대해 경징계를 받은 상황에서 금감원이 임 회장에게 고객정보 유출 건으로 중징계를 내리기는 어렵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경징계 받았지만... 임영록-이건호 갈등 아직 끝나지 않아

두 수장 모두 경징계를 받으며 살아남았지만 앞으로 KB 내부 갈등은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주전산기 교체를 두고 지주사와 은행 간 갈등이 불거지면서 취약한 지배구조를 노출시켰기 때문이다.

임 회장과 이 행장의 입장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두 사람의 갈등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KB금융노조는 지난 11일부터 두 수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천막 농성에 돌입한 상태다. 노사 갈등도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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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결과를 두고 금감원은 거센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두 수장 모두에게 중징계를 통보하고 제재수위에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해왔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당시 "징계수위가 낮춰지면 논란이 될 수 있다"라면서 "두 수장이 버티면 한국 금융은 망한다"라고 말할 정도였다(관련기사: "KB경영진, 스스로 나가라 싹 갈고 새로운 사람 뽑아야").

하지만 금감원은 결국 2개월 넘게 시간만 끌다가 입장을 번복한 꼴이 됐다. 오히려 무리한 징계를 부추겨 혼란만 가중했다는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태그:#임영록, #이건호, #KB금융지주, #KB국민은행, #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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