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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상남도교육청은 시험과 심사 각 50%로 운영되고 있는 현행 지방공무원 사무관 승진 제도를 내년부터는 심사 승진 방법으로 일원화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한다. 심사제가 시험제보다 더 좋다는 판단 때문이 아니라, 그동안 사무관 승진 시험을 주관해 왔던 안전행정부가 2015년 이후에는 승진시험 출제를 못 해준다는 통보를 해온 것이 이와 같은 결단의 촉매제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진보 성향의 박종훈 교육감 취임 이후 경남 교육은 이제 다방면으로 신선한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일반직 인사제도에 관해서도 뭔가 가슴 시원한 소식이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던 일선 공무원들은 시험제 폐지라는 뜻밖의 소식에 뒤통수를 맞은 충격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경남교육청의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생각되나, 그동안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 착실히 승진시험 준비를 해왔던 해당 공무원들의 입장에선 극도의 허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슬픈 소식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 일선 공무원들이 학수고대했던 것은 시험제 폐지가 아니라 응시기회의 균등과 심사의 공정성 확보였다. 최근 한 경찰공무원이 '경찰 심사 승진 비리'를 고발하는 내용의 유서를 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것처럼, 공정성이 확보되지 않은 심사제는 비리와 결합할 가능성이 많고, 힘없고 배경 없는 사람에겐 좌절감을 안겨 줄 수도 있다. 그런 만큼 심사의 공정성 확보 없이 시험제를 일방적으로 폐지하는 것은 조직의 활력을 막고 구성원의 사기를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경남교육의 발전을 저해할 우려가 큰 것이다.

다행히 경남교육청은 조만간 인사 TF(태스크포스)팀을 구성, 심사제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한다. 각급 기관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이 각자 처한 입장에 따라 의견이 다를 것이므로 좋은 방안 마련이 그렇게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억울함으로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최선을 다해서 그 방안을 찾아야만 한다. 그 작업의 주된 역할은 앞으로 사무관 승진을 해야 할 후배 공무원들 스스로에게 맡기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도 교육청은 토론의 장을 펼치고 그 방향만 제시하면 될 것이다.

이젠 할 말이 있어도 후환이 두려워 말 못하는 시대가 아니다. 자신들의 운명은 스스로 개척할 수 있어야 한다. 사무관 승진제도 개선을 위한 개방된 토론의 장에서 이해관계가 민감한 6급 공무원들뿐만 아니라 아직 남의 얘기로만 느껴질 새내기 공무원들까지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치열한 논쟁을 벌이기를 권한다. 그리하여 전국의 모든 공무원이 부러워할 만한 사무관 승진제도 개선안이 만들어지길 바란다. 


태그:#사무관 승진, #사무관 승진시험, #심사 승진, #심사제, #경남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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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이 즐거운 학교, 함께 가꾸는 경남교육을 위해 애쓰는 경남교육청 소속 공무원이었으며, 지금은 경남학교안전공제회 사무국장으로 있으면서 댄스스포츠를 국민 생활체육으로 발전시키고자 노력하는 무도예술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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