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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콩콩이가 꼬집어요."
"......"
"할아버지, 콩콩이가 내 뽀로로 색연필 바닥에 던졌어요."

언니와 조금씩 다툰다. 화가 나면 언니 물건을 던진다. 머리를 잡아채기도 하고.
▲ 콩콩이 언니와 조금씩 다툰다. 화가 나면 언니 물건을 던진다. 머리를 잡아채기도 하고.
ⓒ 문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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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16개월, 손녀 콩콩이가 지난달 겨우 서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언니에게 장난을 친다. 언니가 좋아하는 오리 인형, 색연필, 뽀로로 장난감 등을 감춰 놓거나 바닥에 흩어 놓는다. 언니에게 주는 척하다가 뒤로 숨긴다. 꼬집고 무는 것이 다반사다.

조용하다 했더니, 언니가 쓰던 로션을 얼굴에 하얗게 바르고 나타났다. 머리핀이며 고무줄, 책을 방안에 가득 늘어놓고 혼자서도 잘 논다. 밥알을 여기저기 흘리고 온 방안을 어질러 놓는다. 이러한 행동들은 아이의 건강한 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출하는 동시에 다양한 신체적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균형 있는 뇌 발달에 자유롭게 뛰어노는 것이 도움된다는 연구발표도 있다.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아이는 직접 만지고 느끼고, 움직이는 과정을 반복하며 두뇌가 발달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몸을 활발하게 많이 움직여 경험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숟가락, 포크 등으로 스스로 음식을 먹게 한다. 아이도 나도 적응이 잘 안 된다. 그렇게 하다 보면 어느 티브이 광고가 생각날 때도 있다. 처음엔 손주 아이를 반갑게 맞이하다가 며칠 동안 혼을 쏙 뺀 뒤부턴 "제발 오지마"라고 하는.

만지고 주무르고...쑥쑥 자라는 콩콩이

"응~응."

콩콩이가 손바닥으로 문을 노크하듯이 어깨를 두드린다. 무언가 의사 표시다. 저 조그만 아이도 할 말이 있나 보다. 따라오라는 신호(?)다. 엉금엉금 기어가더니 바닥에 떨어진 뻥튀기 한 조각을 손에 쥐어 준다. "고맙습니다" 하고 두 손으로 받았다. 자신의 생각대로 된 모양이다. 고개를 끄덕인다.

"우리 콩콩이 참 잘했어요. 최고!"

생후 16 개월이다. 신장 82 cm, 체중 10.8 kg . 키는 자랐는데 체중은 8개월 째 그대로다. 젖살이 빠졌기 때문일까.
▲ 콩콩이 생후 16 개월이다. 신장 82 cm, 체중 10.8 kg . 키는 자랐는데 체중은 8개월 째 그대로다. 젖살이 빠졌기 때문일까.
ⓒ 문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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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콩이 얼굴에 살이 두툼하게 붙었다. 귀엽고 복스럽다. 먹고 자고 또 먹고. '하부지(할아버지)'의 욕심인가. 자꾸 먹이고 싶어졌다. 아침에 이유식을 먹인 뒤 발효유를 먹였다. 새참으로 우유와 계란 노른자를 으깨어 먹인다. 그리고 점심. 오후 새참으론 과일, 치즈를 준다. 입안에 오물오물 먹는 모습이 정말 사랑스럽다. 저렇게도 맛있을까.

올여름은 장마가 길지 않았다. 건장마라고 한다. 장마철이면 공기가 습하고 곰팡이가 번져서 불쾌지수가 높아 여간 여름 나기가 쉽지 않았는데 천만다행이다. 하늘이 파랗다. 하얀 구름이 뭉실뭉실 떠 있다.

코스모스가 피어있는 길, 언니 콩이와 산책하던 그 길을  콩콩이와 함께 천천히 걸어간다.


태그:#콩콩이, #콩이,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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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며 삶의 의욕을 찾습니다. 산과 환경에 대하여도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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