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연못> 제작발표회에서 신구, 성병숙, 이순재, 나문희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황금연못> 제작발표회에서 신구, 성병숙, 이순재, 나문희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박정환


캐서린 헵번, 헨리 폰다의 영화 <황금연못>이 이순재, 신구, 나문희, 성병숙을 통해 한국 무대에 오른다. 연극이 영화로 만들어진 다음, 다시 연극으로 무대에 오르는 셈이다. 노만 역은 이순재와 신구가, 에셀 역은 나문희와 성병숙이 연기할 예정이다.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숭동 DCF대명문화공장에서 열린 <황금연못> 제작발표회에서 이순재는 "우리나라는 노령 인물이 주가 되는 연극이 별로 없다"면서 "노년의 연극을 만든다는 건 쉽지 않다. 최근 무대에 올랐던 <사랑별곡>은 초반에는 여러 사정이 있어서 부진했지만 마지막 3주는 중년 관객이 모든 객석을 메웠다"고 운을 뗐다.

"이를 통해 나이 먹은 사람도 얼마든지 연극이 가능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한 이순재는 "연극은 얼마나 진솔하고 알차냐에 따라 관객이 선택한다"면서 "<황금연못>은 관객이 잔잔한 미소를 지으면서 재밌게 볼 연극"이라고 소개했다.

빌을 연기하는 이도엽은 선배 배우들의 취향을 꿰뚫고 있었다. 이도엽은 "신구 선생님은 연습을 마치고 집에 가실 때 납치당하는 것을 좋아한다"면서 "'약주 한잔 하자'고 하면 좋아하시더라"고 폭로했다. 이어 이도엽은 이순재에 대해 "면을 좋아해서 점심 먹을 때 라면이나 메밀면 이야기를 꺼내면 좋아하신다"고, 성병숙에 대해 "누님같이 대해드리면 좋아한다"고 했다.

 <황금연못> 기자간담회에서 신구, 성병숙, 이순재, 나문희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황금연못> 기자간담회에서 신구, 성병숙, 이순재, 나문희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박정환


대학생 때부터 연극을 시작했다는 이순재는 "(젊었을 때) 연극을 하면서 출연료를 받아본 적이 없다"면서 "1961년에 TV가 처음으로 소개되었다. TV에 출연하면 용돈은 주지 않을까 해서 출연료를 받을 수 있겠다는 희망에 TV 연기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순재는 "1970년대 후반에는 10년 동안 연극을 하지 못했다"면서 "연극은 한 달 혹은 보름 동안 연습해야 하는데, 드라마를 하면서는 충분히 연습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노래를 부르다가 연기를 시작하는 배우가 있고, 모델을 하다가 배우가 되는 경우도 있으며, 배우가 되겠다고 동숭동 맨바닥부터 출발하는 배우가 있다. 배우가 젊은 시일에 각광받을 수는 있으나, 그게 다는 아니다. (외모로 보면) 탤런트 모집에 10번 지원해서 10번 모두 떨어질 만한 배우가 TV와 영화에서 활약하고 있다. 그것이 진정한 배우의 힘이다. 이렇게 주목받는 배우들이 동숭동에서 바닥부터 고생하며 연기한 이들이다."

더블캐스팅으로 무대에 서는 신구에 대해 이순재는 "20대부터 연기자가 아니라 TV 진출이 늦었지만 한 해 한 해 달라지더니 결국에는 KBS 정상에 올랐다(기자 주- 당시 신구는 KBS 소속, 이순재는 TBC 소속이었다)"면서 "KBS와 TBC가 통합할 때에는 신구씨가 나보다 출연료가 많아졌다. 대단한 저력을 가진 배우"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두 남자를 남편으로 연기하는 맛이 이렇게 좋을 수 없다"고 너스레를 떤 성병숙은 "신구 선생님은 마구 파고들고 분쇄, 연구하는 스타일이라서 회오리로 표현할 수 있다"면서 "이순재 선배님과는 성격과 연기가 정말 다르다. 정말 다른 남편 두 분을 모시며 나이를 잊으려 한다"고 덧붙였다. 

<황금연못>은 9월 19일부터 11월 23일까지 DCF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에서 관객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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