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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식 39일, 심한 두통 호소하는 유민아빠 세월호특별법제정 촉구 단식농성 39일째인 유민이 아빠 김영오씨가 21일 오전 서울 광화문 단식농성장에서 전날 청와대 앞에서 경찰과 충돌로 인해 건강상태가 악화되어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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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민 아빠 찾은 종교 지도자들 "단식 멈춰주세요"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과 KNCC 총무 김영주 목사, 서정기 성균관 관장이 2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39일간 단식농성 중인 단원고등학교 유민양 아버지 김영오 씨를 찾아 위로하고 있다. 이날 자승 총무원장은 "유민 아버지가 바라는 바를 소원성취 위해서 기도하고 기원하겠다"며 "단식 40일 가까이 되는데 상당히 힘들지만 잘 이겨내길 바란다"고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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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로 단식 39일째인 '유민 아빠' 김영오씨의 건강 상태가 악화된 가운데, 그의 단식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영오씨는 이날 오후 3시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을 신청하기 위해 청와대를 방문하기로 했지만, 건강 상태를 이유로 취소했다. 김영오씨의 단식농성장 천막에 상주하는 유가족 법률지원단 원재민 변호사는 "김영오씨는 오늘 오전부터 하루 종일 계속 누워있다, 다행히 맥박은 괜찮지만 머리가 아파 움직일 수가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단식 일기를 쓰고 있는 김영오씨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손에 힘이 없다, 자다가 중간에 깨고 개운하지 않다, 오늘 아무것도 못할 것 같다"면서 "머리가 너무 아파서 일기를 더 쓸 수가 없어 간략하게 올릴게요, 미안하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5시 30분께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김명주 총무, 서정기 성균관장, 정인성 원불교 교무 등 4대 종단 대표자들이 김영오씨를 방문했다. 김영오씨는 이들을 누워서 맞이했다. 입술이 바싹 바르고 여윈 김씨는 "찾아와줘서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4대 종단 대표단은 김씨의 건강 회복과 유가족 뜻에 맞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기원했다.

"아저씨, 제발 단식을 멈춰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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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산에서 온 정태영(11, 안산서초) 어린이가 21일 오후 서울 광화문 단식 농성장을 찾아 편지가 적힌 스케치북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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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광화문광장 단식농성장을 방문한 초등학교 4학년생인 정태영군은 단식 중단을 호소하는 내용을 쓴 스케치북을 유가족에게 전달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안산에서 온 태영이에요. 내일 개학인데 걱정이 돼서 왔어요. 아저씨 부탁인데 제발 단식을 멈춰 주세요. 천국에 있는 유민이 누나가 날마다 울 거예요. 그리고 아저씨 부모님도 걱정하실 거예요. 저와 약속을 해주신다면 저와 엄마가 날마다 분향소에 가서 누나에게 국화를 드릴게요. 저희 집과 가까워요. 꼭! 꼭! 약속할게요. 그러니 제발 단식을 멈춰주세요. 부탁이에요! 절대로 잊지 않을게요. 엄마와 저만 점심을 먹고 와서 죄송해요. 아저씨 힘내세요.'

정태영군의 어머니 정보민(42)씨는 "김영오씨의 단식이 20일을 넘어설 때부터 신부전증 등이 발병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걱정이 컸다"면서 "건강해야 아이들을 위해 싸울 수 있다, 김영오씨가 건강을 위해 단식을 중단하고 다른 방법으로 싸웠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일본인들도 김영오씨 등 세월호 침몰 사고 유가족들을 위로 방문했다. 도쿄국제대 국제관계학부 교수와 학생 등 8명은 단식농성장을 찾아 유가족들에게 1000마리 종이학을 선물했다. 카미죠 사야카(22)씨는 "동일본 대지진 당시 (한국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 뒤 유족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학 1000마리를 접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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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물 받은 종이학 날개 펼치는 유가족들 세월호 유가족들이 21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월호농성장에서 동경국제대학교 학생들에게 선물 받은 종이학의 날개를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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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온 도요타 가오리(20)씨는 "김영오씨는 진실을 알기 위해 단식을 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건강이 나빠질까 염려된다, 안 그래도 사고로 많은 피해를 입었는데 제2차 피해를 입으면 안 된다, 단식을 중단하고 다른 유족들과 함께 싸우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유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팽목항에서 광화문광장까지 걸어온 청년도 있었다. 김희범(27)씨는 "세월호 침몰 사고 100일 때 단원고 학생들이 국회까지 걸었던 것을 본 뒤, 유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7일부터 팽목항에서부터 걸어 오늘 광화문광장에 도착했다"면서 "티셔츠와 가방에 단 리본에 학생들의 이름을 썼고,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졌다, 가족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단식 중단 목소리에도 김씨는 단호하다. 김영오씨는 20일 단식일기에서 "어제 아침에 한 시민이 비가 오는데 제가 있는 텐트 앞에 오랫동안 엎드려 계셨어요, 저 단식 그만하라고, 문재인 의원도 저 그만하라고, 자신이 이어서 단식하겠다고 오셨고요, 전국의 교육감 10명도 동조단식 하신답니다"면서 "많은 분들이 찾아와 말로, 편지로, 저 단식 그만하라고 말리시는데, 절 진짜 돕는 길은 제대로 된 특별법 제정되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