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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강동구에서 도시농업을 통해 지적장애인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만드는 사회적미션을 수행하고 있는 대학생들이 있다. 홍익대학교 사회적기업창업 동아리 인액터스에서 출발한 '동구밭'을 운영하고 있는 다섯명의 대학생들이 모두 휴학까지 하면서 일에 매달리는 이유가 궁금했다.

이들은 1년간의 준비과정을 거쳐서 올해 2월에 처음으로 강동구에서 다섯명의 지적장애인들과 야심차게 준비한 일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하반기 사업은 세곳의 지자체에서 진행할 만큼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위해 지난 13일 사회적기업가를 양성하고 지원하는 서초구 창의허브에서 동구밭 대표 노순호(24·법학)군을 만났다.

동구밭 대표 노순호(왼쪽)군과  권보건(오른쪽)군이 상추로 만든 비누를 들어보이고 있다.
 동구밭 대표 노순호(왼쪽)군과 권보건(오른쪽)군이 상추로 만든 비누를 들어보이고 있다.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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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적장애인과 도시농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동아리에서 어떤 일로 사회적가치를 극대화 시킬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요즘같이 공동체가 파괴되는 때에 도시농업이 좋은 일이 될 수 있겠다 싶었다. 누구랑 할까 고민을 했는데 노인, 아이들, 학생, 노숙자 등이 있었지만 지적장애인과 해보자는 의견으로 모아졌다."

- 장애인들과의 만남은 어떻게 이뤄졌는가
"처음에는 무척 조심스러웠다. 대학생이고 전문성도 취약한데 무작정 해보자 했다가 안되면 그들에게 상처가 될 것 같아서 준비기간을 충분히 거쳤다. 전문가들의 조언도 들어가면서 고민하고 프로그램을 내실있게 준비했다.

복지관이나 자활기관을 찾아가면 오해를 받을수도 있어서 강동구의 강동장애인부모회를 직접 찾아가서 제안을 했다. 부모들은 처음에는 반신반의 했다.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로 그동안 장애관련 교육을 받은것과 텃밭을 비롯해서 농자재등의 준비가 다 되었다는 것도 보여주었다. 우리가 만든 프로그램을 믿고 일주일에 2시간만 맡겨달라고 했다." 

- 프로그램개발은 어떤방식으로 했는가
"지적장애인과 비슷한 유형이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이었다. 유치원,초등학교 저학년 교육프로그램을 활용하면 되겠다 싶었지만, 그들은 20대 청년들인데 아동프로그램을 그대로 쓰기에는 무리였다. 그들의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으로 변화를 주면서 강동구에서 다섯명과 시작했다. 현재의 프로그램이 지적장애에 특화되었다고 아직 말할수는 없다. 앞으로 피드백과정을 거치면서 완성하려고 한다."

- 20대 초반의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이유는 무엇인가
"지적장애와 관련한 공부를 하면서 장애 정도에 따라 사회적응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기본적으로 신변처리를 할 수 있어야 했는데 학교(특수학급)에 다닐정도면 신변처리나 혼자 활동이 가능할것으로 봤다. 그래서 부모회에 구체적으로 선정기준을 말했다. 부모들은 그것도 우리가 충분히 고민하고 노력한 근거로 봐줬다."

- 학교를 졸업한 후에 장애인들의 진로는 어떻게 되고 있었나
"학교에 다닐때는 할 것도 많고 혜택도 있는데 졸업을 한 이후에는 사회와 단절되고 할 일도 없다. 스스로 알아서 살아가야 한다. 특히 경제적 여유가 없는 경우는 더 심각하다. 아주 중요한 시기인데 졸업후에는 모든 것에서 단절된다. 프로그램을 진행해보니 장애인과 비슷한 연령대에서 함께 하는것이 효과가 극대화 된다는 것을 알았다. 부모들도 텃밭활동을 한 이후로 소극적이었던 아이들이 자신의 잠재능력을 찾아내고 할 일이 생긴것에 너무 좋다고 한다."

- 사회진출을 돕기 위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있는가
"처음에 생각했던 것은 도시농부로 육성해서 협동조합으로 만들어 독립시키려 했는데 우리의 역량이 부족한것을 느꼈다. 처음에 생각했던것의 타당성을 조사해봤는데 어떤 일을 스스로 해내기까지의 교육투자비용도 컸지만, 숙련되기까지 10년의 기간이 걸린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우리는 못한다가 아니라 우리가 잘하는 일을 하기로 생각을 전환했다. 그것이 그들에게 사회적경험, 소통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플랫폼을 구축하는 일이다."

동구밭은 도시농업을 통해서 지적장애인들의 사회참여 토대를 만든다.
 동구밭은 도시농업을 통해서 지적장애인들의 사회참여 토대를 만든다.
ⓒ 동구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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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 졸업 후에도 이 일을 다섯명이 계속할 것인가
"동아리에서 시작했기에 처음부터 사업화는 생각을 못했다. 지금은 재미있고 의미있는 일이 되었지만 모두가 다함께 계속 하지는 않을것이다. 현재는 일단 일에 매진해보자 해서 휴학을 한 것이다. 당장은 지금 현재가 좋고 사업이라고는 생각안한다.

우리가 하는 일이 정착되면 같은 일을 하고 싶은 이들에게 우리의 프로그램을 공유하고 제공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동구밭이 없어지더라도 누군가는 계속해서 이 일을 할 수 있을것이다. 꼭 우리만 해야 할 일은 아니라서 장애인단체와 지자체를 비롯해서 사회적영역들과 네트워크를 넓혀가고 있다."

- 앞으로의 사업구상과 계획은 무엇인가
"사업효과를 극대화 시킬수 있는 지적장애인과 비슷한 연령대의 대학생을 모집중이고 관련된 모델의 플랫폼을 구축하려고 한다. 하반기에는 음악을 테마로 강동구에서 텃밭을 만들고 마포구에는 음식을 영등포구는 영화를 주제로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장애인이나 지원하는 대학생들 모두 자신이 좋아하는 주제가 있는곳으로 신청하면 된다."

동구밭은 지적장애인의 사회적응과 소통에 목적을 두고 프로그램과 플랫폼 구축을 하고 있다. 서툰 농사와 이해력이 약해서 위축되거나 힘들어할까 봐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하려고 농사에 필요한 교구재 개발도 하고 있다. 생산에서 판매까지 장애인들이 직접 해보면서 만족해하는 모습을 볼때면 의미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뿌듯함을 느낀다고 한다.

처음에는 만나본적도 없는 그들에게 두려움도 있었지만 함께 일하면서 그들로부터 배우고 위로를 받는다며 그 가치들을 널리 퍼트리고 공유하겠다는 동구밭 청년 5인방이 장애인들과 함께살자며 시작한 작은 일이 우리사회에 큰 일이 될 수 있도록 관심과 응원의 박수를 보내주자.

덧붙이는 글 | 대학생 동구밭 지기를 모집중이며 관련문의는 페이스북 동구밭 https://www.facebook.com/donggubat



태그:#동구밭, #강동구, #지적장애, #도시농업, #홍익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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