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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 버킷 챌린지에 동참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아이스 버킷 챌린지에 동참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 빌게이츠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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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초대박'이다. 루게릭 환자를 위한 모금 캠페인 '아이스 버킷 챌린지'가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아이스 버킷 챌린지(Ice Buket Challange)란 최근 미국루게릭협회(ALS)에서 루게릭 환자를 돕기 위해 시작한 모금 캠페인으로, 유명 인사들이 대거 참여해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규칙은 간단하다. 얼음물이 가득 찬 양동이를 머리 위에 쏟아붓고 동영상이나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면서 다음에 동참할 사람을 3명 지목한다. 지목된 사람은 24시간 내 똑같이 얼음물을 뒤집어쓰거나, 아니면 ALS에 100달러를 기부하는 것이다.

하지만 캠페인을 널리 알리기 위해 얼음물을 뒤집어쓰고 기부도 하는 사람들이 대다수다. 빌 게이츠, 마크 주커버그, 톰 크루즈, 타이거 우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비욘세 등 다양한 분야의 유명 인사를 시작으로 일반인까지 얼음물을 뒤집어쓰며 동참하고 있다.

기부금도 얼음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ALS는 최근 한 달도 되지 않아 3150만 달러를 모금했다. 그동안 한해 수십만 달러 모으기도 벅찼던 것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엄청난 성공이다. 일각에서는 요즘 얼음물을 뒤집어쓰지 않으면 유명 인사가 아니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이 캠페인은 지난해 찬물에 입수하는 '콜드 워터 챌린지'로 시작해 유행이 됐으나 안전상 위험하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았다. 그러다 지난 6월 미국의 한 골프 채널에서 크리스 케네디라는 골프 선수가 루게릭 환자를 남편으로 둔 자신의 조카를 돕기 위해 얼음물을 뒤집어쓰며 새롭게 바뀌었다.

그리고 미국 공화당의 유명 정치인 크리스 크리스티가 페이스북 창업자 주커버그를 지목했고, 주커버그 역시 얼음물을 뒤집어쓴 뒤 빌 게이츠를 지목하면서 본격적으로 유행이 됐다.

아이스 버킷 챌린지는 곧 한국에도 상륙했다. 최민식, 유재석, 조인성, 윤형빈 등 연예계는 물론이고 추신수, 손흥민, 이진영 등 스포츠 스타까지 동참하며 저마다 얼음물을 뒤집어쓰고 SNS에 동영상과 사진을 올리고 있다.

실제로 루게릭 투병 중인 전 프로농구 선수이자 코치 박승일도 아이스 버킷 챌린지에 기꺼이 동참했다. 박승일 전 코치는 유튜브를 통해 동영상을 공개하며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줘서 가슴이 벅차다"고 소감을 밝혔다.

얼음물 뒤집어쓰기를 바라보는 '삐딱한' 시선

아이스 버킷 챌린지를 아프리카의 가뭄과 비교하며 물 낭비를 비판하는 포스터.
 아이스 버킷 챌린지를 아프리카의 가뭄과 비교하며 물 낭비를 비판하는 포스터.
ⓒ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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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 버킷 챌린지는 독특하면서도 누구나 쉽게 동참할 수 있는 '얼음물 뒤집어쓰기'라는 퍼포먼스와 SNS가 결합하면서 웃음과 기부, 관심을 모두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CNBC는 "아이스 버킷 챌린지가 새로운 자선 모델을 만들어냈다"고 주목했다.

록펠러자산자문단의 멜리사 버먼 대표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아이스 버킷 챌린지는 완벽한 혁신"이라며 "재난 복구를 위한 일시적인 캠페인이 아니라 기부 문화의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켰다"고 높이 평가했다.

물론 우려의 시선도 없지 않다. 루게릭병에 대한 관심이나 기부 문화의 깊은 성찰도 없이 그저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퍼포먼스가 더 부각되면서 단순한 웃고 즐기는 놀이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규칙과 달리 얼음물을 뒤집어쓰고 기부까지 하면서 캠페인을 처음 보는 사람에게 혼란을 줄 수 있고, 일부 연예인들이 자신의 인기나 홍보를 위해 이 캠페인을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일각에서는 '물 낭비'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루게릭 환자를 돕자는 좋은 뜻의 캠페인이 자칫 먹을 물조차 없는 아프리카 사람들에게는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사상 최악의 가뭄으로 강력한 절수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포브스>는 "ALS가 모금액을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지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엄청난 돈이 모이면서 자칫 낭비적으로 쓰일 수도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교황, 오바마, 클린턴도 얼음물 뒤집어쓸까?

아이스 버킷 챌린지를 홍보하는 미국루게릭협회(ALS)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아이스 버킷 챌린지를 홍보하는 미국루게릭협회(ALS)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 A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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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아이스 버킷 챌린지는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브라질의 축구스타 네이마르는 이 얼음물을 뒤집어쓴 뒤 다음 참가자로 콜롬비아의 수니가를 지목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네이마르는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콜롬비아와의 경기 도중 수니가의 과격한 반칙으로 척추뼈에 금이 가는 큰 부상을 당했다. 하지만 네이마르가 캠페인 동참을 권유하면서 수니가에게 전혀 악감정이 없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수니가 역시 곧바로 얼음물을 뒤집어쓰며 네이마르의 뜻에 화답했다.

캠페인의 '스케일'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유명 팝스타 저스틴 비버와 농구스타 르브론 제임스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지목했고, 모델 겸 가수 샤키라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지목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이미 동참한 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지목했다.

루게릭병은 운동신경세포를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퇴행성 신경계 희귀 질환으로 아직 정확한 원인과 확실한 치료약이 나오지 않고 있다. 공식 병명은 근위축성측색경화증이지만 1930년 미국의 전설적인 야구선수 루게릭이 이 병으로 숨을 거두면서 루게릭병으로 더 알려졌다.


태그:#아이스 버킷 챌린지, #루게릭, #얼음물 뒤집어쓰기,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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