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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밤바다의 명물로 자리 잡은 ‘여수거북선호’의 야간운항이 불허된 가운데 재운항 여부를 놓고 여수항만청과 여수시의 입장이 엇갈이고 있다.
▲ 여수밤바다 운항중인 거북선호 여수밤바다의 명물로 자리 잡은 ‘여수거북선호’의 야간운항이 불허된 가운데 재운항 여부를 놓고 여수항만청과 여수시의 입장이 엇갈이고 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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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밤바다의 명물로 자리 잡은 '여수거북선호'의 야간운항 불허를 두고 논란이 뜨겁다.

오동도와 돌산대교를 오가는 거북선호는 세월호 사고 발생 후 안전관리 문제가 지적되면서 야간운항이 전면 중단된 바 있다. 거북선을 본 딴 외형에 화려한 조명을 단 이 배는 2013년 한 해에만 12만 명이 이용할 정도로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거북선 유람선의 운항은 여수박람회의 성공개최를 위해 2012년 8월부터 10월까지 한시적으로 허용됐다. 그러나 지속적인 요구에 따라 안전관리계획서를 제출받고 그해 4월부터 12월까지 운항 허용이 연장됐고, 이번 해도 운행을 지속하다가 지난 3월말 중단됐다.

이에 따라 여수시는 "휴가철 및 관광성수기를 맞아 많은 관광객들에게 아름다운 여수밤바다의 낭만을 선사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하는 '여수 거북선호'의 야간운항은 반드시 재개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수시 "야간운항 허용해 달라" 청와대에 건의문 제출

여수시의회, 관광단체, 선사 등은 여수지역 관광 활성화 등을 내세우며 항만청에 야간운항 재개를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또 선사 측은 국민 권익위에 진정서를 낸 상태다. 특히 여수시장과 여수시의회의장, 여수상공회의소회장 등 기관·단체장 7명은 공동 건의문을 지난 7월 31일 청와대에 접수하는 등 야간운항 재개에 총력을 쏟고 있다.

하지만 거북선 야간운항 허가권한을 가진 여수지방해양항만청(청장 오윤열, 아래 항만청)은 180도 다른 입장이다. 항만청은 지난 8일 '여수거북선호 야간운항에 대한 여수해양항만청 입장'이란 보도자료를 내고 거북선호 야간운항을 불허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주무부서인 여수항만청의 이영만 안전과장은 거북선호 야간운항 불허 이유에 대해 "안전에 관한 문제다"면서 "거북선호는 태생적인 복원력의 문제를 안고 있는데 52톤의 평형수를 채우고 운항해야 하지만 이를 빼고 다니다 적발됐고, 과도한 시설개조로 여객정원도 200명에서 500명으로 늘려 외부에서 충격이 가해지면 예상치 못한 사고가 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야간운항 불허로 지역경제에 타격이 크다는 지적에 "여수밤바다에 떠다니는 조명을 보면 타보고 싶은 호기심이 발동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거북선 한 척이 여수시 숙박, 요식업의 호황과 불황을 좌우한다면 여수시가 거북선 200척을 만들어 온 바다에 띄워야 한다"며, "과연 거북선 한 척이 여수시 관광을 좌지우지 한다고 생각하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아래는 지난 12일 이영만 여수해양항만청 선원해사안전과장과의 인터뷰 요지다.

문제투성이 거북선호... 야간운항 안전한가?

여수해양항만청 선원해사안전과 이영만 안전과장은 "여수항만청의 입장은 거북선호가 야간 운항에 적합하지 않으니 허가하지 않겠다는 입장"임을 밝혔다.
 여수해양항만청 선원해사안전과 이영만 안전과장은 "여수항만청의 입장은 거북선호가 야간 운항에 적합하지 않으니 허가하지 않겠다는 입장"임을 밝혔다.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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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북선호의 운항을 두고 여수시와 항만청 간의 갈등으로 비춰지고 있다.
"기관끼리의 의견대립은 있을 수 있다. 야간운항 문제는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조사 중이니 권익위 조사관이 내려오면 여수시, 해경, 항만청이 모여 얘기하고 권익위 결과에 따르면 된다."

- 거북선 야간운항에 대한 여수해양항만청이 공식입장을 밝혔다. 뭐가 문제인가?
"지난 8일 여수거북선 야간운항에 대해 공식입장을 밝힌 이유는 지역사회가 이 문제로 소모적인 갈등을 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기 때문이다. 항만청의 입장은 거북선호가 야간 운항에 적합하지 않으니 허가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특정선사나 숙박 업자의 장사를 안 되게 하려는 것이 아니다. 거북선호가 야간운항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시민들이 알아줬으면 한다."

- 항만청에서 야간운항 '부적합 판단'을 내린 기준이 뭔가?
"안전에 관한 문제다. 거북선호는 태생적으로 복원력의 문제를 안고 있다. 여객정원도 200명에서 500명으로 늘렸다. 좌석, 소파, 안락의자와 칸막이를 뜯어내 과도하게 시설을 개조했다. 규정을 어긴 채 평형수를 빼고 운행하다 선박안전공단에 걸려 평형수를 봉인 처리했다. 또 여객선에서는 가무행위를 하다 해운조합에 지적을 받았다. 정원 초과로 해경에 300만 원 벌금도 물었고, 여객선 항로를 이탈해 해운조합의 지적을 수차례 받았다. 500명이 탄다고 가라앉는 것은 아니지만 외부에서 충격이 가해지면 예상치 못한 사고가 날 수 있다."

- 지금까지 그런 문제를 덮어두고 이제 와서 입장표명을 한 이유가 뭔가?
"당초부터 거북선호의 야간운항을 반대한 입장이었지만 안전운항을 지키는 조건으로 올해 3월 말까지 금·토·일요일에만 허가했다. 세월호 사고가 나기 이전인 지난 3월 8일 평형수 문제가 터졌다. 또 200명의 여객정원을 2011년에는 300명으로 늘리더니 2014년 3월에는 500명으로 늘리는 행태를 보였다."

- 세월호 참사가 나자 거북선호에 무리한 단속규정을 들이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야간운항 불허 통보는 세월호 사고 이전이다. 지난 1월부터 3월 말까지의 야간운항은 작년에 허가한 사항이다. 선사가 올해 4월부터 오는 2015년 2월 말까지 허가해달라고 지난 3월에 신청했지만 4월 2일에 불허 통보했다.

- 무거운 철갑을 씌웠기 때문에 복원성에 문제가 된 것 아닌가?
"이 배는 처음 설계상 철갑선을 띄운다는 전제하에 건조를 했다. 하지만 설계한 대로 시공했는데 처음부터 복원력에 문제가 생겨 평형수 52톤을 채워서 운항하라고 선박검사기관이 검사증을 발급했다."

- 거북선에 평형수 52톤을 싣고 다니면 주유 비용 때문에 경제성이 없지 않나.
"설계상으로는 평형수를 안 채워도 복원성이 유지되어야 하지만 시공을 하다 보면 설계내용대로 복원성이 안 나오는 경우도 있다. 거북선이 그런 꼴이다."

- 복원성이 없는데 2배 이상 정원을 늘린 허가기관이 문제가 아닌가?
"여객정원 변경은 면허관청의 승인, 허가대상이 아니다. 신고대상이기 때문에 여객선사가 선박검사증을 첨부해 면허관청에 신고하면 면허관청이 '수리'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항만청은 허가가 아닌 면허 수리를 했을 뿐이다."

- 왜 밤에만 안 되는지 야간운항 불허에 의아해 하는 사람이 많다.
"주관과 야간의 안정성 확보는 전혀 다른 문제다. 제주항로를 제외하고 한강, 목포, 부산에서 일부 야간운항을 하고 있지만 거기는 여수처럼 (항로가) 복잡하지 않다."

거북선 한 척 때문에 지역경제 타격?... "그럼 200척 띄워라"

태생적으로 복원력에 문제가 돼 52톤의 평형수를 다니는 거북선호는 현재 야간운항이 중단된 가운데 주간운항만 허가가 난 여수거북선호의 모습
 태생적으로 복원력에 문제가 돼 52톤의 평형수를 다니는 거북선호는 현재 야간운항이 중단된 가운데 주간운항만 허가가 난 여수거북선호의 모습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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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 숙박업체에서 거북선호 야간운항 불허로 지역경제에 타격이 크다고 아우성이다.
"물론 여수밤바다에 떠다니는 조명을 보면 타보고 싶은 호기심이 발동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거북선 한 척이 여수시 숙박, 요식업의 호황과 불황을 좌우한다면 그럼 여수시가 거북선 200척을 만들어 온 바다에 띄워야 한다. 과연 거북선 한 척이 여수시 관광을 좌지우지 한다고 생각하나?"

- 향후 항만청의 명확한 입장은 무엇인가?
"야간운항을 허가하지 않을 것이다. 거북선호를 운항하는 한려수도 외에 오동도 인근 나머지 2개 선사의 야간운항에 대한 형평성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 형평성이라 함은 무엇을 말하는가?
"한려수도 측에서 운항하는 거북선은 여수항만청에서 부정기 여객선으로 면허를 받아 유람행위를 하고 있다. 거북선호가 여객선 역할인가. 오동도에서 돌산으로 가기 위해 거북선을 타나? 유람하기 위해 탄다. 해경에서 유람선 면허를 받은 2곳은 야간운항도 못한다. 하지만 거북선호는 야간운항 뿐 아니라 면세유 혜택도 본다. 유람선 노릇을 하면서 부정기 여객선 면허를 받았다. 상대적으로 유람선 업자 2곳과 형평성의 문제가 대두되는 부분이다."

- 유람선 야간운항 관련 업자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
"안전에 대해 너무 소홀하고 무감각하다. 평형수를 빼고 여객정원을 200명에서 500명으로 늘릴 생각을 가진 사람이 어떻게 야간운항을 하나. 야간운항 자격미달이다."

- 거북선의 운영 업자가 바뀌면 야간운항이 가능한가?
"세월호 사건 이후 청해진 해운에서 운항하던 여수-거문도 간 오가고호와 데모크라시호 2척의 면허가 취소됐다. 업체가 바뀌고 여객정원과 의자를 원상회복하면 거기에 맞춰 다시 검토해 판단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여수넷통> <전라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여수거북선호, #야간운항, #여수밤바다, #한려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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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말해도 좋다. 단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라!" 어릴적 몰래 본 형님의 일기장, 늘 그맘 변치않고 살렵니다.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012 총선.대선 특별취재팀> <찜!e시민기자>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 ☞「납북어부의 아들」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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