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취재/이미나 기자·사진/이정민 기자| 데뷔 후 첫 정규 앨범을 내놓게 된 방탄소년단(랩몬스터, 슈가, 진, 제이홉, 지민, 뷔, 정국)의 표정은 밝으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경직되어 있었다.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정규 1집 <다크 앤드 와일드>(Dark & Wild) 쇼케이스를 연 방탄소년단은 "고생해서 나온 앨범인 만큼 자식을 내놓은 기분"이라며 "싱글 앨범과 미니 앨범이 '몸 풀기'였다면, 이젠 진짜 '달리기'라 생각한다"고 포부를 다졌다.

이날 방탄소년단은 입을 모아 "과거에 비해 성장했다"고 자부했다. 과거 20번 넘게 쓰고 지우고 고쳐야 했던 랩 메이킹에서 단번에 오케이 사인을 받았고, 평소 존경해 마지않았던 유명 힙합 뮤지션인 워렌 지(Warren G)와 쿨리오(Coolio)를 만나 호평을 받았다는 것. 리더 랩몬스터는 "음악적으로 참여도도 높아졌고, 음악적으로 성숙해졌다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며 "예전에는 곡마다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가 안개가 낀 듯 흐렸다면, 지금은 좀 더 명확해졌다"고 했다.

타이틀곡은 사랑을 표현하지 않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연인에게 '나를 시험하지 말라'며 경고한다는 내용의 '데인저'(Danger). 그동안 교복을 입고 '학교 3부작'을 내리 발표했던 것과 비교하면 이 또한 진일보한 내용이다. 그래서 교복과도 작별했다. 이를 두고 뷔는 "노래의 주인공이 성숙해진 만큼 우리도 성숙해져야겠다 싶었다"고 설명했다.

"서정적인 위너와 거친 방탄소년단...선의의 경쟁하는 사이 됐으면"
 

과거에 비해 함께 동선을 맞추고 군무를 선보이는 등 '아이돌'로서의 특성이 다소 강조되긴 했지만, 방탄소년단은 자신들의 원류는 여전히 '힙합'이라고 강조했다. "100% 힙합은 아니다"(랩몬스터)라고 인정한 타이틀곡 외에, 수록곡을 통해 자신들의 본질을 보여주려 했다는 것.

가리온의 MC메타 등 선배 MC들이 방탄소년단의 신곡에 호평을 내놓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가리온은 한국 힙합을 접할 때 가장 먼저 들어야 하는 그룹이라 생각하고, 내가 힙합을 시작한 이유이기도 하다"고 존경을 표한 랩몬스터는 "(칭찬을 접하고) '고생한 보람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씩 인정받고 있다'는 생각에 뿌듯하기도 하다"고 웃어 보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랩을 쭉 하는 곡이 있다면 우리의 실력이나 힙합에 대한 열정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싸이퍼'(Cypher)라는 트랙은 매 앨범마다 계속 싣고 있어요. 이건 어떻게 보면 저희들만의 차별화 전략이에요. 이런 트랙이 아이돌 가수 사이에는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실제 힙합 팬들이나 저희 팬 분들이 이 트랙을 듣고 우리를 다르게 봐 주시는 것 같아요. '싸이퍼'는 앞으로도 이어가고 싶어요." (랩몬스터)

비슷한 시기에 활동하게 된 YG엔터테인먼트의 신인 그룹 '위너'와의 비교에도 "스타일이 다르다"는 생각을 전했다. "위너는 데뷔 전부터 화제가 되어 왔지만, 우리는 데뷔했을 때 아무것도 없었다"고 입을 연 랩몬스터는 "위너의 무대를 보고 노래도 들었는데 서정적이고 좋더라. 하지만 우리는 '다크 앤드 와일드'라는 앨범 제목처럼 거친 느낌이라 색깔이 다를 것 같다"고 말했다.

슈가 또한 "서정적이고 감성적인 위너와 달리 우리는 힙합적인 색깔이 더 드러나는 음악을 한다"라며 "서로서로 자극을 받아 선의의 경쟁을 하는 사이가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소년'이라는 단어에 담겨 있는 많은 뜻 중 하나는 '성장의 가능성'이라 생각한다"는 이들은 목표 또한 명확하게 밝혔다. "첫 번째 목표가 신인상 수상이었는데 그건 이뤘다"는 진은 "그래서 단독콘서트를 여는 것을 두 번째 목표로 정했는데 이것도 10월에 하게 됐다. 점점 목표에 한 발짝씩 다가가는 것 같다"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랩몬스터는 "아버지가 꿈은 크게 가지라고 했다"며 "'상남자'로 활동할 때 음악방송 1위 후보에 오른 적이 있는데, 이번엔 1위를 한 번 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