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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환수 국세청장 후보자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임환수 국세청장 인사청문회 임환수 국세청장 후보자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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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톱스타가 송아무개양인데, 2009년부터 2011년까지 137억원을 수입 신고했어요. 그런데 이 가운데 55억원을 영수증 하나 없이 신고했는데, 국세청이 원래대로 하면 5년치 세무조사를 했어야하는데 건성건성해가지고, 3년치만 해가지고 (감사원으로부터) 망신을 당했는데, 창피하지 않아요?"

18일 임환수 국세청장 인사청문회장. 박범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임 후보자에게 다그쳤다. 국세청이 지난 2012년에 톱스타 송아무개씨(여)를 상대로 부실한 세무조사를 벌인 사실을 공개하면서 이를 질타한 것이다.

임 후보자의 표정이 순간 일그러졌다. 그는 곧장 답변을 하지 못했다. 대신 해당 세무조사건은 이미 완료됐다고 답했다. 이어 당시 조사를 맡았던 국세청 직원이 징계위원회에 올라와 있다는 다소 궁색한(?) 답변만 내놓았다.

톱스타 송아무개씨의 대담한 탈세 행각

텔런트겸 영화배우 잘 알려진 송씨의 탈세 사실은 이날 오전 씨비에스(CBS) 노컷뉴스의 보도로 알려졌다. "톱스타 S양이 지난 3년동안 25억원의 세금을 탈루한 사실을 국세청이 적발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감사원 감사에서 국세청의 부실 조사까지 드러났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유명 연예인의 탈세 봐주기 조사까지 번진 것이다.

국세청 등에 따르면 송씨의 탈세는 대담했다. 지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송씨는 모두 137억원의 수입을 신고했다. 문제는 신고서 내용 중에 '여비 교통비 등'의 항목이었다. 송씨는 3년동안 59억5300만원을 여비 교통비 등으로 썼다고 신고했다. 하지만 이 가운데 54억9600만원에 대해선 이를 입증할 영수증을 하나도 첨부하지 않았다.

예를 들면 송씨는 지난 2009년 '여비 교통비 등' 항목으로 23억원을 신고했다. 이 가운데 22억원 상당을 전표나 영수증 없이 신고했다. 2010년에는 같은 항목에 17억원을 신고하면서 15억원을 영수증없이 제출했다. 2011년에는 18억원 가운데 17억원을 증빙 서류없이 신고했다.

당시 조사에 나선 서울지방국세청 조사2국에선 송씨의 세금탈루 혐의가 짙다고 판단해 한달여 동안 조사를 진행했다. 결국 2009년 7억8500만원, 2010년 8억1800만원, 2011년 9억5400만원 등 모두 25억5700만원의 세금을 탈루한 사실을 적발했다. 송씨는 뒤늦게 탈루 세금과 가산세 등을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개 사무관이 55억 가공경비에 25억 세금 조정 가능한가"

문제는 다시 국세청으로 튀었다. 감사원이 서울지방청 감사 과정에서 송씨에 대한 세무조사가 뚜렷한 이유없이 축소됐다고 지적하면서부터다. 한마디로 부실한 세무조사로 인해 더 거둬 들일 수 있는 세금을 걷지 못했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당시 조사에 나섰던 국세청 직원들에 대한 징계를 국세청에 요구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국세청이 송씨에 대한 세금 탈루사실을 적발해놓고도 조사범위를 3년으로 국한시켰다는 것. 현행 국세기본법 등에 따라 송씨의 5년치 수입에 대한 조사를 벌였어야 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국세청이 송씨의 세무업무를 대리하면서 사실상 세금탈루를 주도한 세무사 등에 대해 징계 요구조차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송씨 세무조사의 배후설까지 등장했다.

박범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날 청문회장에서 "55억원에 달하는 가공 경비를 25억원으로 세무조정하는 것이 일개 사무관으로 가능한 일인가"라고 따졌다. 임환수 후보자는 "이번 조사와 관련해 해당 사무관이 징계위원회에 올라와 있다"고 답변했었다.

박 의원은 "톱스타 송아무개양의 세금탈루에 연루된 사람 중 한 명이 김아무개 회계사"라며 "그는 사석에서 자신이 위증교사해서 한상률 전 국세청장이 무죄를 받았다고 공언하고 다닌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임 후보자에게 "청장으로 취임하면 이번 사건에 대해 내부 감사를 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다. 임 후보자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검토해 보겠다"고 짤막하게 답했다.


태그:#임환수 국세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세무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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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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