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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쑤저우공업원구 관리위원회 청사에서 바라본 쑤저우공업원구 일부 모습.
▲ 쑤저우공업원구 중국 쑤저우공업원구 관리위원회 청사에서 바라본 쑤저우공업원구 일부 모습.
ⓒ 김갑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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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는 공장, 중국은 자본·기술 필요... 중국, 중앙과 지방 협력 보장

'땅위의 천당' '동양의 베니스'로 불리는 쑤저우(蘇州)시는 중국 장쑤(江蘇)성 남동쪽의 타이후(太湖) 동쪽에 있는 운하 도시다. 상하이와 붙어있으며 상하이 도심에서 남서쪽으로 차로 약 1시간 반 거리에 있다.

약 2500년 전 춘추전국시대 오나라의 수도였던 유서 깊은 역사도시이자 호수와 수로가 많아 물의 도시로도 불리는 아름다운 도시다. 이 도시에는 '동방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며 중국의 경제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신도시 쑤저우공업원구(蘇州工業園區)가 있다. 현재 인구는 약 76만명이다.

쑤저우공업원구는 1994년 중국 정부가 국가급 경제기술개발구로 지정한 지역이다. 1978년 덩샤오핑이 싱가포르 리콴유 총리와 합작을 추진하기 시작했고, 1994년 두 나라는 합작으로 면적 288㎢ 규모의 쑤저우공업원구 개발을 시작했다.

해외 생산기지가 필요했던 싱가포르와 자본과 기술이 필요했던 중국, 두 나라의 이해와 요구가 서로 맞아떨어진 것이다.

전체 개발구역 중 중국과 싱가포르의 합작 구역의 규모는 80㎢다. 참고로 인천경제자유구역은 169.5㎢이고, 이중 송도지구는 53.4㎢, 영종지구는 98.4㎢, 청라지구는 17.8㎢이다.

합작 지역은 중국·싱가포르 연합협조이사회가 관리하고 있다. 중국 쪽에서는 부총리가 연합협조이사회의 주석으로 참여하고, 국무원에서는 상무부, 외교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과학기술부, 재정부, 국토자원부, 주택·도시건설부, 국가세무총국, 국가품질감독검역총국이 참여한다. 장쑤성인민정부와 쑤저우시인민정부도 함께 참여한다.

싱가포르 쪽에서는 역시 부총리가 주석이고, 무역·공업부, 외교부, 총리공서, 국가발전부, 교육부가 연합협조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두 나라가 부총리를 책임자로 파견해 적극 지원하는 동시에, 중국의 경우 지방정부를 참여시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협력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쑤저우공업원구는 쑤저우시 면적(8488㎢)의 약 3.4%에 불과하지만 시 GDP의 15%를 차지하는 지역경제의 중심이다. 2014년 6월 기준으로 이곳에 입주한 중국 기업은 2만여개, 외국 기업은 5100여개에 달한다.

특히 쑤저우공업원구에는 전기전자, IT, BT, 나노, 항공, 기계, 금융, 유통 등 각 분야 첨단기업과 연구소가 밀집해있다. 지멘스, 다임러크라이슬러, 보쉬, 삼성, 필립스, 히타치, 미쯔비시, 노키아 등 외국 기업 중 500대 기업에 속하는 기업만 130여개가 입주했다.

노동집약서 첨단으로 구조 고도화 진행중... 인천경제자유구역과 거의 비슷

쑤저우공업원구는 쑤저우시 내 또 하나의 신도시로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지구를 떠올리면 되지만, 규모는 송도의 약 4배에 달한다. 쑤저우공업원구는 중국 정부가 1994년 국가급 경제기술개발구로 지정한 후 급속성장을 이룩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누적 외국인 투자 신고액은 약 389억 달러고, 이중 실제 누적 투자액은 259억 달러다. 지난해 투자액은 19억 6000만 달러다. 지금까지 투자된 고정자산은 742억 2000만 위안이다.

2013년 기준 쑤저우공업원구의 GDP는 1900억 위안(=한화 약 32조원)으로 2012년보다 9.4% 증가했다. 지난해 수출액은 804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이곳 1인당 가처분 소득은 도시의 경우 4만 9000위안(=약 824만원), 농촌은 3만 900위안(=약 520만원)이다.

쑤저우공업원구는 개발 초기 도시 기반을 건설하는 것으로 시작해 이후 기업을 유치하는 단계로 나아갔으며, 교육·공공·상업·문화시설을 확충하면서 지역경제를 견인하는 산업단지이자 동시에 신도시로 진화했다.

쑤저우공업원구는 초기 국제과학기술원·혁신산업원·바이오산업원·생태과학기술타운·나노산업원 등 총 300만㎡가 넘는 기반시설을 구축했다. 또한 현재 과학기술문화예술센터·독서호과학교육혁신구·종합보세구·양청호생태관광리조트단지 등 혁신 기반시설 등을 구축해가고 있다.

쑤저우공업원구의 특징은 도시와 농촌의 일체화 발전을 꾀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쑤저우공업원구의 경험을 장쑤성 숙천(宿遷)시와 남통(南通)시에 전파해 공업원구 합작 개발·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쑤저우공업원구 개발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쑤저우공업원구관리위원회는 현재 독서호과학교육혁신구·금계호중앙상업구·중신생태과학기술구·종합보세구·하이테크산업구-III·양청호생태관광리조트단지 등 6개 전환 발전 중심 지구를 설정해 개발하고 있다.

이는 초기 노동집약적인 제조업에서 첨단산업으로 전환하는 것이고, 동시에 금융업을 육성하고 있다. 또한 유서 깊은 도시인 데다 주변에 타이후와 두슈호, 진지호, 양청호 등을 끼고 있어 지난해 관광객 415만명이 찾았다. 이에 맞춰 관광시설, 레저시설, 문화예술 공간, 상업시설 등을 확충하고 있다.

독서호과학교육혁신구는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글로벌대학캠퍼스지구와 비슷하다. 이미 중국과학기술대학·중국인민대학·서안교통대학·영국 리버풀대학·싱가포르 국립대학 등 국내외 18개 대학 캠퍼스가 개교했고, 현재 3개 학교가 추가 건설 중이다.

재학생 규모만 6만 6800명으로 이들은 쑤저우공업원구가 지닌 풍부한 고급 노동력이자 연구개발과 기술력의 원천이다. 또한 각종 연구·개발기관 144개가 입주해있다.

제조업 기틀 닦은 후 서비스업 확장... 부총리를 공업원구 주석으로 세워 지원

 중국 쑤저우는 운하와 물의 도시다. 쑤저우공업원구 내 진지후(금계호) 주변 개발지역 모습.
▲ 쑤저우 진지후 중국 쑤저우는 운하와 물의 도시다. 쑤저우공업원구 내 진지후(금계호) 주변 개발지역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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쑤저우공업원구의 1차 주도산업은 전자와 정보통신 분야 제조업, 기계 제조업으로 첨단화와 규모화를 지향하고 있다. 차세대 산업으로 나노기술을 비롯해 광전기신에너지, 바이오의약, 융합통신, 소프트웨어, 애니메이션, 생태환경보호 등을 중점 육성하고 있다.

서비스업의 선봉은 금융업이다. 첨단산업 유치로 금융업의 1차적 토대를 마련하고, 다국적기업의 지역본부와 외국은행을 유치해 금융업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다국적기업 지역본부는 2014년 6월 현재 46개가 입주했다.

현재 쑤저우공업원구에는 금융 관련기관이 212개, 외국계 은행이 37개 입주했다. 이곳 외국계 은행은 장쑤성 전체 외국계 은행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으며, 한국의 기업은행·우리은행·국민은행이 입주했다.

쑤저우공업원구는 제조업 기반과 금융업 육성을 토대로 문화콘텐츠산업과, 물류산업, 관광컨벤션산업으로까지 확장하고 있다. 현재 쑤저우국제컨벤션센터, 과학기술문화예술센터, 진지후(금계호)골프클럽 등이 들어섰다. 또 호텔은 34개소에 달하는데 이중 인터콘니넨탈(IHG)·매리어트(Marriott)·켐핀스키(Kempinski) 등 다국적 호텔기업이 투자한 호텔이 22개다.

대만과의 합작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쑤저우공업원구는 대만 신코미쯔코시·에스라이트서점과 공동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하늘이 내린 도시답게 쑤저우가 지닌 천혜의 관광자원은 쑤저우공업원구를 산업단지뿐만 아니라 리조트단지로도 거듭나게 했다. 공업원구 내 진지호관광구와 양청호관광리조트단지는 이미 널리 알려져 관광객이 찾고 있고, 국제미식거리와 시대광장상업거리, 대관람차 테마파크, 물스크린(水幕)영화, 중원사(重元寺) 등은 주요 관광코스가 됐다.

또 쑤저우공업원구에는 소고(SOGO), 탠훙(Rainbow), 까르푸, 월마트, 오샹(Auchan) 등 유통업체가 진출해있다.

세계 500대 기업 중 130여개 업체가 쑤저우공업원구에 둥지를 튼 것은 1차적으로 인구 14억이라는 중국 시장의 규모와 향후 성장가능성에 기인한다. 여기에 쑤저우의 고속도로, 철도, 수로와 해운, 항공 등 발달한 교통망은 좋은 투자 환경을 제공했다.

전철로 상하이까지 20분 이내, 난징(남경)까지 1시간 안에 도달할 수 있다. 쑤저우공업원구에서 세계 1위 상하이항까지는 2시간 안에 갈 수 있다.

여기에 중국과 싱가포르가 공동으로 부총리를 합작지역 개발 책임자인 주석으로 내세워 국무원 관계부처의 의견을 조율하게 함으로써 쑤저우 개발에 힘을 실어줬다.

쑤저우공업원구관리위가 들어선 현대빌딩 2층에 있는 공업원구원스톱서비스센터에서는 쑤저우시에서 파견한 공무원들이 공장 설립·용지 심사·환경·회계·노무·수출입 통관 등 투자기업이 필요로 하는 모든 행정민원을 한 번에 처리해주고 있다. 투자기업은 투자 상담부터 용지 알선, 인·허가에 이르기까지 필요한 모든 절차를 2주 안에 마칠 수 있다.

간편한 물류 통관 절차도 해외 투자기업들이 꼽는 쑤저우의 장점이다. 입주기업이 푸동공항을 이용해 화물을 들여올 경우 통상 공항에서 30시간 넘게 대기해야 하지만, 쑤저우공업원구관리위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24시간 통관서비스를 입주기업에 제공, 4~10시간 안에 입주기업한테 도착할 수 있게 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쑤저우공업원구, #중국 경제기술개발구, #장쑤성, #인천경제자유구역, #덩샤오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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