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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슬> <두 개의 문> <울지마, 톤즈> <우리학교> <워낭소리> <똥파리> <후회하지 않아> <마이 제너레이션> <송환>. 이 영화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한국독립영화협회(아래 한독협)에서 매해 선정한 '올해의 독립영화' 가운데 비교적 많은 관객들에게 알려졌다는 점이다. 지난해 8월 인천독립영화협회(아래 인독협)가 출범했다. 장재구(35) 사무국장을 지난 7월 말 그의 사무실에서 만나봤다.

'독립영화란 무엇인가? 이 난처하고 진부한 질문을 다시 시작하는 건, 시대에 따라 독립영화의 겉모습이 변하더라도 그 밑바닥 정신만은 이어지고 지켜져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어느새 우리가 그 질문에 냉소적이진 않는가에 대한 반성이다. 독립영화의 독립이란 흔히 말하듯 검열을 거부하고 자본을 적게 쓰는 일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독립은 그 무엇을 위한 일일 때, 그 의미가 완성된다. 화려하고 기름진 화면보다는 치열하고 정직한 장면들로 새로운 영상언어를 만들기 위해, 우린 상투적 영화공식에서부터 독립을 선언한다. 한 사람의 인권, 소수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우린 권력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한다.'

1998년 9월 출범한 한독협 창립선언문의 일부다. 그로부터 17년 뒤에 출범한 인독협은 어떻게 시작했는지, 장 사무국장에게 물었다.

"인천에서 영상 활동을 하는 사람이 주변에 꽤 있었어요. 각자 다양한 활동을 했는데, 그 경험이나 활동을 서로 공유하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미디어교육에 대한 요구가 다 있었더라고요. 단편영화를 제작하는 분들은 스텝이나 배우 충원의 어려움도 있어서 인천에서도 한 번 모여보자고 했어요."

2011년 봄, 4명이 모였다. 2012년 가을부터 모임을 구체화했고, 작년에 '작은 영화제' 개최를 계기로 인독협을 창립했다.

"독립영화 초창기에 시작한 선배들은 분명한 목적이 있었지만, 요즘은 개념이 혼재돼있기도 해요. 자본에 구애받지 않고 사회를 향해 쓴 소리를 하는 게 독립영화의 본성이지만, 인독협은 인천의 이슈와 이야기를 인천에 필요한 영화로 만드는 작업을 합니다. 개인적으로 작업하면서 한계를 느껴 네트워크를 구성한 거지요"

"내가 만든 영상물에 반응 보이면 기뻐"

 장재구 인천독립영화협회 사무국장
 장재구 인천독립영화협회 사무국장
ⓒ 김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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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국장의 고향은 전남 장흥이다. 중학교까지 장흥에서 자랐고 담양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인천에서 대학을 다녔다. 초·중·고등학교 때 방송반 활동을 했는데, 그 활동이란 게 고작 교내 행사를 진행할 때 마이크나 방송 기자재 등의 전선을 관리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기계에 관심이 많았던 장 국장은 방송반 활동이 흡족했다.

"대학교 때 동아리에서 영상을 만들어야 할 일이 있었는데, 예전에 방송반에서 활동했다고 했더니, 만들어보라고 했어요. 그래서 만들어봤는데, 감동받았다고 하더라고요. 엔도르핀이 막 생겼어요. 그때부터 '악의 구렁텅이'로 빠진 거죠.(웃음)"

재료공학을 전공한 장 국장은 군 제대 후 본격적으로 영상을 공부하고 싶어 연극영화과와 한국예술종합학교의 문을 두드리기도 했지만, 쉽진 않았다. 작품을 완성한 뒤 결과물에 대해 좋은 반응이 오는 게 즐겁기도 했지만, 작품을 만드는 과정이 만만치는 않을 터.

"전공한 분야가 아니어서 기본토대도 부족하고 기획력도 뛰어나질 않아 많이 힘들었죠. 처음 영상을 배울 때부터 혼자 작업하는 게 습관이 돼, 더 어려웠던 거 같아요. 지금은 인독협 사람들이 많이 도와주기도 하고,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 생겨 좋습니다."

인독협 회원은 현재 42명이다. 현업이 감독과 배우인 사람도 있고, 영화를 전공하는 대학생도 있다. 대부분이 영화 또는 문화 관련 단체에서 활동하는 사람이다.

"인천이 고향이거나 거주지가 아니어도 돼요. 인천에 애정이 있어서 이곳에서 계속 활동하고 싶은 마음만 있으면 누구든 회원이 될 수 있습니다."

인-필름(In-Film) 영화제

지난 7월 19일 '영화공간주안'에서 2회 인천독립영화제 수상작 상영회가 열렸다. 4월 18일부터 20일까지 진행한 2회 '작은 영화제' 경쟁부문 수상작들을 모아 상영한 것이다.

"지난해 1회 '작은 영화제'에선 예전에 만들었던 것도 상관없이 가지고 있던 작품을 모아서 상영만을 했어요. 이번 2회 때는 규정을 변경해 지난해부터 상영 전까지 만든 작품을 내는 것으로 하고, 다른 영화제처럼 경쟁을 도입해 상금을 걸고 시상하기도 했습니다."

대상·우수상·촬영상·연기상·청소년상·관객상 등 총 6개 부문으로 나눠 수상했다. 총 29편이 출품됐다. 심사위원들은 총평에서 '만듦새가 뛰어난 영화들과 진정성이 빛나는 영화들'이라고 극찬하며 '독립영화란, 상처를 들여다보는 작업이어야 하며 영화적 실천에 있어서 새로움을 추구해야 한다, 이 기준으로 수상작을 결정했다'고 했다.

"내년 3회 '작은 영화제'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를 토론하기도 했습니다. 감독들이 우리 영화제를 보고 '나도 다시 제대로 만들어봐야지' 하는 자극을 받기도 했다고 해요. 내년에는 더 많은 출품작으로 더 풍성한 영화제가 될 것입니다."

협동조합 '빨간 오두막'

인천은 지리적으로 서울과 가깝다보니 영화 제작자나 향유자들이 서울로 가는 일이 많다. 8년 전 인천영상위원회가 생기고, 그 이듬해 '영화공간주안'이 만들어지면서 인천의 영상 활동이 조금씩 발전하고 있다. 게다가 인하대학교에 연극영화 전공과 문화콘텐츠학과, 인천대학교에 공연예술학과가 개설됐다.

그러나 영상을 제작하는 현실은 여전히 열악하다. 인천에는 장비 대여 업체가 없어 장비를 빌리고 반납하기 위해서는 서울로 가야 한다. 이에 인독협은 개인 장비를 공동 사용하고, 출자금을 모아 장비를 구입해 대여사업으로 생긴 수익금으로 장비를 확충하기 위한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장비를 출자할 수도 있고 출자금을 낼 수도 있어요. 장비 대여사업뿐만 아니라 영상제작으로 수익을 남기기도 합니다. 협동조합 이름이 '빨간 오두막'이예요."

'빨간 오두막'은 영화현장에서 사용하는 카메라의 이름이다. 레드라는 회사가 만든 '레드 카메라'와 케논의 '5D'시리즈 카메라를 영화인들 사이에서 '오두막'이라 부르는 것에 착안해 '빨간 오두막'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인천에서 영상 관련 협동조합으로는 처음으로 남구형 예비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 받았다.

무궁무진한 인천 이야기, 인천에서 인천 영화로

 인천평화창작가요제 공개오디션을 촬영하고 있는 장재구 사무국장
 인천평화창작가요제 공개오디션을 촬영하고 있는 장재구 사무국장
ⓒ 김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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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독협 사무실이 있는 남구 주안동 필프라자 7·8층에는 영상 관련 다양한 단체들이 상주하고 있다. 영상미디어복합센터라고 하는데, 인독협 외에 인천여성영화제·인천영상위원회·주안영상미디어센터 등이 입주해있다. 남구의 사회적 기업 지원 조례에 의해 건물 무상사용 지원을 받고 있다.

"영상 관련 단체들이 같이 있으니, 시너지효과가 있죠. 가까운 곳에 있으면서 도움을 많이 받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계속 많아지는 게 우리의 목표고요."

단순히 영상 작업이 좋아서만은 아닌, 인천에서 영상 작업을 하는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인천은 다이내믹한 도시예요. 사건사고도 많죠. 사건을 영상으로 전달하고 표현하는 건 엄청난 힘이죠. 영상은 많은 정보를 줍니다. 화면뿐만 아니라, 소리를 같이 듣게 되는데 영상구도 만큼이나 효과음과 음악이 중요해서 영화를 종합예술이라고 하잖아요. 젊은 친구들은 영상으로 접하는 게 훨씬 쉽고 빨라요. 그런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천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이야기를 영상으로 말하는 사람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인독협에서는 그런 사람들을 육성하기 위해 미디어교육사업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극 영화의 경우도 인천에서 '로케이션'만 하고 있잖아요. 부산은 부산만의 이야기를 많이 개발해 성공했습니다. 인천은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 이외에는 거의 없어요. 인천은 개항시기부터 다양한 이야기가 존재해서 극영화로도 충분한 장점이 있어요. 스토리를 개발하면 무궁무진한데, 할 사람이 없어요. 재주가 있으면 서울로 가고…."

사는 동안 장편영화 다섯 개 만드는 게 목표

장 국장은 올해 '인천평화창작가요제'를 60분짜리 다큐로 만들고 있다. 내후년에는 일본 '우타고에 평화합창단'과 인천 '평화바람합창단'의 교류 10주년을 기념해 다큐를 만들 계획이다.

"우연의 일치인지 둘 다 평화가 주제예요. 아무래도 인천이라는 지정학적 위치의 영향이죠. 인천에 살다보면 다양한 뉴스를 접하는데, 그 중 서해에서 발생하는 사건사고가 많잖아요. 어느 한 쪽의 잘못을 따지기 전에 발생하고 있는 현실이 걱정돼요.

특히 6개월 된 아이가 있다 보니 내 아이의 미래는 평화로웠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더 간절해요. 이번에 인천평화창작가요제를 취재하면서 들은 얘긴데 연평도 아이들이 멀리서 포격소리만 들어도 긴장하고 울기도 한데요. 인천에 사는 사람으로서는 생명과 직결된 부분이니까 빨리 평화를 이뤘으면 좋겠어요."

자신의 마음에 드는 재밌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장 국장은 개인적으로 죽기 전까지 장편영화 다섯 편을 찍는 게 목표라고 했다.

덧붙이는 글 | <시사인천>에 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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