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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스크린 쿼터 폐지 및 축소 반대 시위 이후 8년 만에 영화인들이 수사권과 기소권이 포함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릴레이 단식에 나섰다.

지난 9일,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를 위한 영화인 모임(가칭)에 따르면 영화인 20여 명은 이날 오전부터 광화문 농성장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세월호 특별법을 둘러싼 여야 밀실 야합을 지켜보면서 '이건 도저히 아니다'라는 생각에 동조 단식에 들어가게 됐다"고 단식을 시작한 배경을 설명하고 지난 7일 여야가 합의한 세월호 특별법은 폐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지난 11일 광화문에서 단식에 참여하고 있는 영화배우 맹봉학씨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영화배우 맹봉학씨
 영화배우 맹봉학씨
ⓒ 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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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영화배우 맹봉학씨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지난 9일부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영화인들이 단식에 들어갔어요. 2006년 스크린 쿼터 폐지 반대 이후 8년 만인데 어떻게 단식을 시작하셨나요?
"지난주 합의한 세월호 특별법은 말도 안 되는 거잖아요. 유가족이 원하는 것은 수사권과 기소권인데 그것이 없는 합의는 의미가 없는 거죠. 우리가 지금까지 특별법을 많이 해 왔지만, 요구하는 자료도 내지 않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수사권과 기소권 없는 특별법은 수용할 수 없죠. 그래서 영화인들이 특별법 관철을 위해 모인 거예요."

- 단식에 대한 얘기는 어떻게 나왔나요?
"급박하게 시작했어요. 지난주 금요일(8일) 모여 기자회견을 했는데 미리 준비된 것은 아니고 7일 여야가 합의하면서 하게 됐죠. 일일 단식을 릴레이로 하는 거예요."

- 영화인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같이 참여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현장에서 촬영하시는 감독님이나 여기 참여 못하는 분들은 그 지역에서 일일 단식을 하고 사진을 올리게 하고 있어요. 반응은 좋아요."

- 몇 명 정도 참여하나요?
"인원 수는 정확히 알 수는 없고요. 계속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시고 있어서 엄청 많은 인원이 함께 할 거라 생각합니다."

- 지난 7일 여야합의가 직접적인 계기라고 하셨는데, 새정치민주연합(아래 새정치) 의원총회에서 재협상하는 쪽으로 모아졌죠. 그러나 합의를 주도한 박영선 새정치 원내대표는 "수사권보다 진상조사위에 유가족이 더 들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하던데.
"수사권과 기소권이 없으면 아무 의미가 없어요. 수사도 못하고 기소도 못하면 시간 끌기만 하겠죠. 특히 새누리당은 시간끌기를 잘하는 사람들인데 여러 가지 이유로 자료도 내놓지 않고 시간을 끌다가 유야무야 넘어가겠죠. 이건 옳지 않다고 생각해서 기소권과 수사권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거죠."

- 11일 새정치민주연합은 의총을 열어 특검의 추천권을 야당이나 유가족이 행사하도록 재협상 해야한다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는데 어떻게 보세요?
"불행 중 아주 다행이죠. 원점에서 다시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여야 합의에 대해 모든 화살이 박 원내대표에게 쏠렸는데. 
"새누리당은 원천적인 죄가 있는 사람들이데 그것을 박 원내대표가 뒤집어 쓴 거예요. 본인이 총대를 멘 것도 있지만 결국 합의를 한 것은 박 원내대표니까 그에게 화살이 돌아갈 수밖에 없는 거죠. "

영화배우 맹봉학씨
 영화배우 맹봉학씨
ⓒ 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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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무관심한 사람들 때문에 가슴이 아파요"

- 정부와 새누리당의 세월호 참사를 대하는 태도에 하실 말씀이 많을 것 같은데.
"정부와 새누리당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110일이 넘었는데 지금까지 책임지려는 의지가 없어요. 왜냐면 책임지고 사퇴했던 정홍원 국무총리를 다시 기용하는 작태는 결국 아무도 책임지지 않겠다는 인식인 거죠. 이 사람들은 세월호에 대해 아무 의식도 없고 그들이 얘기했던 것처럼 교통사고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때문에 이걸 가지고 계속 끌고갈 이유가 뭐 있나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러나 단순한 해상교통사고로 300명이 죽은 게 아니라 정부가 충분히 다 구조할 수 있었는데 일부러 구조 안 한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미온적이고 무책임한 일을 하고 있는 거죠."

-  그래도 '일부러 구조를 안했다'는 주장은 잘 이해가 안 갑니다.
"선원들은 아이들에게 가만히 있으라 했고 해경은 선원들만 구조한 점, 119나 다른 구조대들에 구조하도록 강하게 요청하지 않은 점, 구조대가 아니라 인양조를 투입한 점 등이 일부러 구조를 안한 느낌이 든다는 거죠."

- 단식하시며 무슨 생각을 하세요?
"여기서 방송을 계속 듣고 있어요. 제가 만약 희생자의 부모 입장이라면 어떨까 생각하죠. 너무 가슴 아파요. 그렇기 때문에 수사권과 기소권이 있는 특별법이 제정되어서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자 처벌을 반드시 해야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죠."

- 시민들 반응은 어때요?
"반응은 굉장히 좋죠. 지금 지나다니면서도 계속 서명 운동을 해주셔서 4백만 명이 넘었어요. 아직도 무관심한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이것이 만약 자기 일이었고 자기 가족의 일이었다면 무관심할 수 있을까 묻고 싶어요. 무관심했던 것이 결국 본인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는데 지금 내 일이 아니라고 무관심해 하는 것에 가슴이 아프죠."

- 특별법이 이대로 통과되거나 아니면 흐지부지될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요?
"특별법이 통과 안 되면 국민의 큰 저항을 받을 겁니다. 반드시 통과되게 만들어야죠."

-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어느덧 4개월이 돼가잖아요. 말론 세월호 이전과 이후가 달라야 한다고 하지만 우리 사회는 전혀 달라진 것이 없는 것 같은데 어떻게 보세요?
"우리는 너무 빨리 분개하고 또 너무 빨리 잊어요. 4개월이 지났는데도 변한 게 아무것도 없죠. 이번만큼은 책임자 처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책임자 처벌도 안 됐고 말도 안 되게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려고 했어요. 유 회장이라고 주장하는 시체가 나왔으나 그걸 믿는 사람은 없다고 봐요. 일부에서는 세월호 참사 때문에 경제가 위축됐다고 하는데 특별법 통과 시키면 경기는 활성화돼요. 자기들이 못하는 부분에 책임을 안 지고 세월호 탓 국민 탓으로 돌리고 있죠."

-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 물질 만능주의가 원인으로 꼽힙니다. 새누리당은 보상 특위를 가동해 세월호 참사를 돈으로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이는데. 
"지금 유언비어가 떠도는데 유가족들이 자식 가지고 돈 장사를 한다는 식의 말도 안되는 말이 퍼지고 있어요. 이건 돈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에요. 가장 먼저 왜 사고가 났고 구조를 못했는지 해경이 선원들은 구조하면서 왜 승객들은 구조를 못했는지 규명해야 해요. 안 그러면 이런 사고는 계속 반복된다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규명해야 하는 것이지 돈으로 해결할 것은 아니죠."

- 마지막으로 <오마이뉴스> 독자들에게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오마이뉴스>가 그래도 올바른 언론으로서 많은 일을 해 오는데 좀 더 많은 부분에서 활동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세월호 참사에 함께 하는 마음을 가져 주시면 좋겠어요. 사람 힘은 약하지만 많은 사람이 힘을 모으면 반드시 관철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이영광 시민기자의 개인 불로그 '이영광의 언론, 그리고 방송 이야기'(http://blog.daum.net/lightsorikwang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맹봉학 , #세월호 특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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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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