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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인 청년가구가 주로 거주하는 원룸형 생활주택(의무 공동관리 대상 외) 관리비는 내역공개에 대한 법적장치 부재로 피해 사례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이를 악용해 집주인은 추가월세를 받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청년들의 높은 주거비 부담을 가중시키는 원룸관리비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 민달팽이유니온이 나섰다. 그 프로젝트를 지면에 싣는다. [편집자말]
서울 한 대학교 주변 벽에 원룸과 하숙 전단지가 가득 붙어 있다.
 서울 한 대학교 주변 벽에 원룸과 하숙 전단지가 가득 붙어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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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관악구 신림동 고시촌 원룸에 거주하는 김진구(가명·26)씨는 '친구가 자주 방에 찾아오니 관리비 3만 원을 추가로 달라'는 임대인 때문에 서울시 전월세보증금지원센터 상담실에 연락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해결방안을 들었다.

'계약할 때 계약서에 보증금, 월세와 함께 관리비 3만 원을 명시해놓았기 때문에 친구가 자주 찾아온다고 해서 세입자가 3만 원을 더 내야 할 의무는 없다. 따라서 임대인에게 그러한 내용이 담긴 내용증명을 보내면 된다. 만약 임대인이 추가적인 관리비를 납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 금액을 보증금에서 제한다고 하면 세입자는 보증금 반환 청구 소송을 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아라.'

그러나 김씨는 '내용증명', '반환 청구 소송'과 같은 생소한 단어에 두려움을 느꼈다. 뿐만 아니라 집주인과 관계가 틀어져 재계약을 할 수 없을까봐, 차마 조언대로 행동하지는 못하고 '친구를 더 이상 집에 들이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서 갈등을 해결했다고 한다.

김씨의 사례를 과연 해결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그야말로 '갑'인 임대인의 요구에 맞춰 '을'인 세입자가 꼬리를 내린 형국이다. 물론 이것을 전월세보증금지원센터의 조언대로 행동하지 못한 김씨의 잘못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나마 보증금과 월세가 낮은 곳을 고르고 골라 들어간 그로서는 재계약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행동이었다.

"왜 그런 집에 사세요?"

위 사례에 등장하는 내용증명이나 보증금 반환 청구 소송 같은 방법 외에 또 다른 해결방법은 없을까? 민달팽이유니온이 지난 1일부터 실시한 '청년 1·2인 가구 원룸 관리비 실태 설문조사'에 등장하는 수백 가지 사례를 바탕으로 필자가 직접 서울시 전월세보증금지원센터 상담실에 전화를 해보았다.

- "관리비를 9만 원씩 납부하고 있는데 그 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모르겠습니다. 집주인은 관리비 내역을 공개할 법적인 의무가 없습니까?"
- "관리비 사용 내역을 요구했다가 계약 취소를 통보받은 일이 있습니다. 정말 그래도 되는 것인지요?"
- "수도, 청소비, 인터넷 등 다 합쳐서 8만 원이라고 하는데 만약 실질적으로 들어가는 금액보다 저 금액이 더 높은 거라면 집주인이 부당이득을 취하고 있는 것 아닌가요?"
- "저는 집에 머무는 시간이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2시간도 채 되지 않는데 수도요금이 3만 원씩 나온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해결 방법이 없을까요?"

서울시 전월세 보증금 지원센터 웹포스터
 서울시 전월세 보증금 지원센터 웹포스터
ⓒ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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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되돌아오는 답변은 다음과 같았다.

- "원룸 관리비는 법률에 규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직접 임대인과 이야기를 해봐야 합니다."
- "계약서를 작성할 때 꼼꼼히 작성해야 합니다."
- "임대차계약은 전부 당사자 협의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계약서에 표시된 것이라면 어쩔 수 없습니다."
- "왜 그런 집에 사세요? 계약 기간이 끝나면 얼른 다른 곳으로 이사 가세요."

필자가 위의 질문과 답변을 통해 내린 결론은, 현재 원룸 관리비 문제는 봉인된 상태로 방치되고 있으며 그 속에서 세입자들만 고통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나마 관리비에 대해 조금이라도 물을 수 있는 전월세보증금지원센터 상담실에서도 위와 같은 답변밖에 나올 수 없다는 것은 원룸 관리비 문제가 법적·제도적 영역에서 완전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내가 쓴 만큼만 수도요금을 내려면?

민달팽이 유니온의 원룸 관리비 설문조사에서 가장 많이 나온 응답은 수도요금에 대한 것이었다. 아파트의 경우 수도계량기가 세대마다 따로 달려 있어 사용한 만큼만 요금을 납부하면 되지만, 원룸의 경우 수도계량기가 따로 달려 있는 경우가 거의 없어 집주인이 정한 대로 납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하 1층은 노래방이고 지상 1층은 카페이며 2층부터 원룸이 있는 건물에서, 수도계량기가 방마다 없어서 세입자 전체가 '1/N' 식으로 수도요금을 납부한다는 경우도 있었다. 1층이 레스토랑인데도 건물 세입자 전체가 요금을 똑같이 분담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경우 세입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필자가 직접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에 개별 계량기 설치에 얼마가 드는지 알아보았다.

"여건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100만 원을 상회합니다. 그 비용은 건물주든 세입자든 누군가는 부담해야 하며, 상수도사업본부의 몫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한 세대에만 따로 검침기를 설치할 수는 없냐고 묻자 "불가능하다. 굳이 따로 검침을 하고 싶으면 사제 검침기를 구입하여 그 사용량을 한국수자원공사(k-water) 홈페이지의 요금시뮬레이션 프로그램에 넣어 금액을 산출해야 한다"라는 답변을 받았다.

즉, 세입자가 자신이 쓴 만큼만 수도요금을 내려면 다음과 같은 단계를 거쳐야 한다.

① 집주인에게 합리적인 해결책을 모색할 것을 요구한다.
② 요구가 거절될 경우 공구상가로 간다.
③ 사제 수도 검침기를 구입한다.
④ 집 안의 모든 수도시설에 설치한 후 사용량을 매달 기록한다.
⑤ 기록된 사용량을 k-water 홈페이지 요금시뮬레이션 프로그램에 입력한다.
⑥ 요금 추정치만큼만 납부하겠다고 집주인에게 요구한다.

그러나 위와 같이 했다고 하더라도 본인이 그만큼만 납부해도 될는지는 미지수다. 왜냐하면 원룸 관리비에 대한 법적 규정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위 내용을 바탕으로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는 있겠지만 과연 어느 세입자가 수도요금 때문에 소송을 하려 할까.

법 공백이 '고무줄 원룸 관리비' 만든다

서울시 맑은 아파트 만들기 시범 사업 실시 웹포스터
 서울시 맑은 아파트 만들기 시범 사업 실시 웹포스터
ⓒ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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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아파트의 경우 관리비 분쟁이 생기면 서울시 공동주택상담실(02-2133-1218~9)에 상담을 받으면 된다. 아파트는 주택법 시행령과 공동주택관리령에 의거하여 관리비 공개 및 감사 의무가 있지만, 원룸의 경우 그에 해당하지 않는다.

한편 서울시는 아파트 관리비 비리 근절을 막기 위해 2013년 맑은 아파트 만들기 시범 사업을 실시, 현재 공동주택관리지원센터를 설립해 그 영역을 층간소음 해결과 관리비 선진화방안 마련까지 늘리고 있다. 만약 서울이 아닌 지역의 아파트에 살고 있다면 국토교통부에서 운영하는 '우리가(家) 함께 행복지원센터'(1670-5757)로 전화하면 된다.

그러나 원룸의 경우는 관리비를 담당하는 부서가 정부에도, 지방자치단체에도 없는 상태다. 청년들이 주로 살고 있는 1·2인 가구는 법률이 규정하는 '150세대 이상의 공동주택'이 아니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원룸의 관리인은 '공동주택관리령'이 규정하는 관리비 항목을 지켜 세입자에게 고지할 필요도 의무도 없다. 비어 있는 법과 제도가 '집주인 마음대로 관리비', '고무줄 원룸 관리비'를 만들고 있다.

민달팽이유니온 활동, 어떻게 진행되나?
민달팽이유니온은 각 항목별로 원룸 관리비의 원가를 계산해보고, 청년 1·2인 가구 원룸 관리비 실태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7월 18일에는 원룸에 거주하는 청년들과 함께 심층 인터뷰를 진행하여 세입자가 실제로 느끼는 관리비의 문제점에 대해 들어보았다.

인터뷰를 바탕으로 더 많은 청년들의 주거 실태를 알아보기 위한 설문조사를 만들었고, 8월 1일부터 10일까지 설문을 받았다. 8월 5일과 9일에는 각각 관악구와 신촌에서 청년들을 만나 목소리를 들었고, 8월 11일에 당사자들의 오픈테이블을 거쳤다. 8월 18일에는 최종 발표회를 열고 원룸 관리비 프로젝트의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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