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연승으로 신바람을 내며 달리던 내셔널리그 1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질주가 멈췄다. 다저스는 8월 2일(이하 한국시각) 내셔널리그 승률 14위에 그치고 있는 시카고 컵스를 상대로 홈 경기 3연전을 시작했으나 선발투수 댄 하렌과 두 번째 투수 크리스 페레즈의 동반 부진으로 무너지면서 컵스에게 제대로 고춧가루를 맞았다.

다저스는 1회말 먼저 득점하며 쉽게 승리할 것 같았지만, 하렌이 최근의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또 초반에 무너지기 시작했다. 2회 발부에나의 홈런으로 순식간에 동점이 되더니 3회 스위니의 적시타, 맷 켐프의 수비 실책, 하렌의 폭투 등으로 오히려 컵스가 4-1로 앞서기 시작했다.

하렌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5회초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이렇게 되자 다저스의 돈 매팅리 감독도 더는 참지 못하고 크리스 페레즈로 투수를 바꿨다. 하지만 불을 꺼야 할 페레즈는 오히려 그 불씨에 기름을 들이부었다. 하렌이 남겨놓은 승계주자 3명을 모두 불러들이면서 점수는 7-1까지 더 벌어졌다. 다저스 팬들의 입장에서는 2013년 당시 승계주자들을 막지 못했던 로날드 벨리사리오(현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악몽이 또 다시 벌어진 것이다. 하렌의 최종 기록은 4.1이닝 8피안타 2볼넷 3탈삼진 7실점(6자책)으로 평균 자책점도 4.49에서 4.76까지 치솟았다.(93구)

이 날 경기에서 컵스가 8-2로 승리하면서 다저스는 연승 행진을 마감, 시즌 62승 48패를 기록했다. 다만 다른 팀들과의 승차가 다소 여유있어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2경기 반 앞선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와 내셔널리그 15개 구단 전체 승률 1위는 유지했다.

하렌은 시즌 첫 5경기에서 2승 무패 2.03의 평균 자책점을 기록하며 공포의 5선발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5월 6경기에서 2승 3패 4.30으로 슬슬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고, 6월 6경기에서도 3승 1패 4.15로 위력적이지는 못했다. 7월에 들어와서는 그 부진이 더욱 심해졌다. 7월 4경기에 등판했는데, 이 4경기 중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경기가 단 한 번도 없었다.(5.1이닝 8실점, 4이닝 4실점, 4.2이닝 3실점, 5이닝 5실점)

특히 하렌의 최근 7경기를 살펴 보면 그 부진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8월 2일 경기를 포함하여 선발투수의 최소 덕목인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조기 강판된 경기만 해도 4경기나 된다. 하렌은 6월 중순까지만 해도 모든 경기에서 5회를 마친 뒤 마운드를 내려올 정도로 꾸준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지만, 최근 들어와서 급격하게 무너지면서 다저스 코칭 스태프들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특히 최근 부진 때문에 다른 선발투수들의 등판 간격까지 조정하며 일주일의 휴식을 주었음에도 소용이 없었다.

다저스는 올 시즌 트레이드 시장에서 컵스로부터 백업 내야수를 영입한 것 이외에는 거래에 끼어들지 않았다. 존 레스터(보스턴 레드삭스 → 오클랜드), 데이비드 프라이스(탬파베이 레이스 →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등이 시장에 나왔을 때도 영입을 시도는 했지만, 상대 팀에서 요구한 유망주들의 출혈을 감수하고 데려올 생각은 없었다.

그러나 다저스는 투수들 중 일부 선수들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걱정거리를 낳고 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하렌은 시즌을 치를수록 점점 지쳐가고 있고, 크리스 페레즈 역시 올 시즌 40경기에서 4월을 제외하고는 크게 부진하며 3패 1블론 5.06에 그치고 있다. 4월까지 평균 자책점 12.00을 기록했던 브라이언 윌슨은, 5월 14경기에서 4.26, 6월 12경기에서 0.87로 나아지는 듯 싶더니 7월 5경기에서 다시 9.82를 기록하며 다저스 코칭 스태프들이 긴장을 풀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트레이드 시장이 마감되었지만, 8월까지는 웨이버 트레이드를 통하여 선수들을 추가로 영입할 수 있다. 최근 하렌과 일부 구원투수들의 부진으로 인하여 다저스가 늦게라도 선수들을 보강할 가능성이 다시 조금씩 열리는 상황이다. 포스트 시즌에서는 굳이 5선발이 필요 없기 때문에 정규 시즌까지만이라도 제 역할을 다 할 수 있는 선발투수를 구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은 8월 3일에 등판하여 시즌 13승에 도전한다. 다승왕 경쟁 상대자인 아담 웨인라이트(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2일 경기에서 14승에 도전했다가 5.1이닝 9피안타 3볼넷 5탈삼진 7실점 패전(96구)을 기록하면서 다승 단독 선두로 치고 올라가지 못했기 때문에 류현진이 3일 경기에서 승리하면 팀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와 함께 다승 1위로 올라갈 수 있는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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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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