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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한 진주의료원 건물에 경남도청 서부청사를 건립하는 예산안이 경남도의회에서 처리됐다. 경남도의회는 31일 오후 임시회 본회의를 열어 야당 소속 3명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서부청사 건립 예산안이 포함된 추경예산안을 통과시켰다.

경남도는 서부청사 건립과 공공기관 이전을 위해 총 191억원을 쓸 예정이고, 이 가운데 우선 83억원을 이번 추경 예산안에 편성했다. 경남도는 진주의료원(지하 1층, 지상 8층) 건물 가운데 1~3층을 리모델링해 서부청사로 쓰고 나머지 층에는 공공기관을 이전시킬 예정이다.

경남도는 내년 7월까지 경남도청 4개국을 서부청사로 이전한다는 계획이다. 또 진주의료원 건물에 서부청사를 설치하려면 용도를 '종합의료기관'에서 '공공청사'로 바꾸어야 하는데, 아직 절차가 끝나지 않았다. 경남도는 오는 9월 도시계획심의위원회를 열어 진주의료원 용도변경을 심의할 예정이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진주의료원지부 조합원이 경남도의회 앞에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서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진주의료원지부 조합원이 경남도의회 앞에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서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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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보건복지부도 진주의료원 자리에 서부청사를 설치하거나 용도를 변경하는데 반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진주의료원에 국고가 투입되었기 때문에 용도변경에 장관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고 하지만, 경남도는 장관 승인 대상이 아니라 주장하고 있다.

여영국 의원 "부당한 예산" ... 홍준표 지사 "소수 떼법 용납 안돼"

이날 오후에 열린 경남도의회 본회의에서는 진주의료원 자리에 서부청사를 건립하는 예산안을 두고 논란이 벌어졌다. 추경예산안은 여영국(노동당)·전현숙·김지수(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신상발언 뒤 퇴장한 가운데, 새누리당과 무소속 의원만 참석한 가운데 반대 없이 가결되었다.

전현숙 의원은 신상발언에서 "진주의료원을 서부청사로 활용하는 계획은 원점에서 재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영국 의원은 "서부청사 건립 예산은 매우 부당하고 절차적으로 맞지 않다"며 "정치적, 정책적 판단이 아니라 절차적 정당성이 결여되었고, 관련 법령 위반과 도민 갈등이 증폭되어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서부청사 건립 타당성 용역조사와 관련한 예산이 지난해 9월에 승인되었고 올해 5월에 보고서가 나왔다고 했지만, 아직 공개조차 하지 않고 있다"면서 "진주의료원 용도변경이 오는 9월 중순경 경남도 도시계획심의위원회를 거쳐야 하는 절차가 남아 있고, 투융자심사에서 행정절차를 선행한 뒤에 하라는 조건부를 달았지만 이루어지지 않아 지방재정법 시행령을 어겼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진주의료원 폐업 무효 여부를 따지는 소송이 진행 중이고, (진주의료원 재개원) 주민투표와 관련한 소송도 진행 중이다"며 "행정은 갈등을 조정하고 풀어나가야 하는데 오히려 증폭시키고 조장해서 되겠느냐. 과정이 정당해야 결과도 정당하다"고 말했다.

여영국 의원은 "사업 추진을 위해 절차적 흠결을 없애야 하고, 그래야 추진동력이 생길 것"이라며 "홍준표 도정은 이 사업에 있어 단순히 속도위반이 아니라 위험천만하게 역주행하고 있는 만큼 의회가 제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이병희 의원(새누리당)은 "야당 의원 3명이 나머지 의원들을 교육시키는 자리냐"며 "자기 주장을 관철하기 위한 것은 아집에 불과하다. 동료 의원들을 매도해서는 안된다"며 야당 의원들과 반대 입장을 보였다.

야당 소속 의원들이 퇴장한 뒤, 김윤근 의장은 추경예산안에 대해 의결을 물었고, 이의가 없다고 하자 가결을 선포했다.

홍준표 지사는 추경예산안 통과와 관련해 인사말을 통해 "경남미래 50년의 전략사업 추진과 서민생활 안정에 소중하게 사용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진주의료원과 관련해, 그는 "진주의료원 문제를 갖고 지난번 도의회에서 한 달 이상 난장판이 되었고, 정상적으로 토론도 하지 못했으며, 소수 야당 의원들이 의사당 문을 잠그고 온갖 패악을 다 부렸다"며 "지난 지방선거는 '진주의료원 재개원'과 '서부청사 설치'가 핵심 쟁점이었고, 도민들은 압도적으로 홍준표의 손을 들어준 만큼 더 이상 시비를 걸면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더 이상 분열과 갈등을 양산해서는 안되고, 소수 의견은 존중되어야 하나 '소수 떼법'을 용납해서는 안된다"며 "선거로 끝난 사안을 문제 삼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고, 도민의 선택에 반하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진주의료원 노조원 '108배' 벌였지만 ... 방청 불가 통보

진주의료원 자리에 경남도청 서부청사를 건립하는 예산안이 31일 오후 경남도의회 본회의에서 다루어지기에 앞서,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경남도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예산 삭감을 요구했다.
 진주의료원 자리에 경남도청 서부청사를 건립하는 예산안이 31일 오후 경남도의회 본회의에서 다루어지기에 앞서,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경남도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예산 삭감을 요구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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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과 진주의료원정상화를위한 경남․진주대책위는 31일까지 사흘 동안 경남도의회 앞에서 '서부청사 건립 예산 삭감'을 요구하며 108배와 선전전 등 행동을 벌였다. 또 보건의료노조 진주의료원지부 조합원들은 임시회 본회의 방청 신청을 했지만 경남도의회 사무처는 불가 통보했다.

보건의료노조는 본회의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어 "법적 문제가 해소되지 않았고, 만약 통과가 되더라도 많은 갈등과 법적문제, 중앙정부와의 마찰, 그로 인한 비용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예산안을 홍준표 지사의 거수기가 되어 통과시켜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경남도가 제출한 진주의료원 용도변경 리모델링 예산에 문제가 많다는 것은 명확하고, 경남도의회가 해야 할 역할도 명확하다"며 "경남도의회 본회의에서 진주의료원 용도변경 예산안을 거부하겠다는 도의원들의 결심과 결단을 촉구하며 그 결단이 진정 경남과 도민을 위한 길이라는 것을 가슴에 새기고 한 점 부끄러움과 후회가 없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태그:#진주의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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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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