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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외에서 화제를 모은 현대차의 바이럴 영상 '현대:더 엠티 카 컨보이(Hyundai:The Empty Car Convoy)'
 최근 국내외에서 화제를 모은 현대차의 바이럴 영상 '현대:더 엠티 카 컨보이(Hyundai:The Empty Car Convoy)'
ⓒ 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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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ene#1 캘리포니아 모하비 사막, 헬리콥터 소리. 갈색 도로에 서 있는 여섯 대의 차 그리고 스턴트 드라이버 여섯 명. 무전 지시가 나오자 차들이 일렬로 주행을 시작한다. 잠시 후 대형 트럭이 경적을 울리며 이들 옆에 다가선다. 그러자 대열 맨 후미를 달리던 차량을 시작으로 차례차례 드라이버들이 선루프를 통해 빠져나와 옆 트럭으로 몸을 날린다. 이제 다섯 대는 '빈 차'다.

최근 미국 누리꾼들 사이에서 인기를 끈 것으로 알려진 바이럴 영상(인터넷을 기반으로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상호작용을 촉발시키는 마케팅 영상)의 한 장면이다. 유튜브 조회수가 천 만에 육박하는 이 영상 제목은 '현대:더 엠티 카 컨보이(Hyundai:The Empty Car Convoy)'. 최근 미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브 뉴스'의 '위클리 톱 바이럴 영상 Top 10' 4위에 그 이름을 올리면서 더욱 유명세를 탄 영상이다.

이 소식은 국내에서도 SBS 뉴스 등을 통해 '무인 호송차 영상'이란 이름으로 여러 차례 소개됐다. 일부 보도를 통해 현대차 미주법인이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실 이 영상의 '출처'는 현대차 브랜드 커뮤니케이션팀. 누가 만들었는지를 '굳이' 콕 짚어보는 이유가 있다. 영상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제네시스, 그 이름이 자막을 통해 단 한 차례도 등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영상을 만든 목적이 무엇인지 궁금하게 만드는 '단서'다. 현대차 브랜드 커뮤니케이션팀을 통해 궁금증 몇 가지를 풀어봤다. 인터뷰에는 두 사람이 응했고, 실명 비보도를 원해 편의상 A, B로 구분했다. 먼저 이들은 이 영상이 현대차의 기술적 부분만을 강조하려고 만든 것이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Q1. 왜 유튜브였나?

최근 국내외에서 화제를 모은 현대차의 바이럴 영상 '현대:더 엠티 카 컨보이(Hyundai:The Empty Car Conv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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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영상에서 표현하고자 한 것은 제네시스란 상품이 아닙니다. 제네시스를 통해 표현된 것은 현대차 상품의 정체성, 케어링(Caring)입니다. 장기적으로 고객에게 상품을 통해 궁극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가치를 제네시스를 통해 표현한 것이죠. 현대차 기술을 재미있게, 고객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그래서 우리 브랜드를 선호할 수 있도록." (A씨)

케어링(Caring), 배려 또는 보살핌이란 뜻의 이 말은 현대차가 강조하고 있는 제품 개발 철학이다. A씨는 "작년까지 현대차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의 주된 목표는 감성적 접근을 통한 인지도와 친숙도 강화였다"면서 "작년 연말을 기점으로 글로벌 브랜드에 비해 인지도가 그다지 뒤떨어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올해부터는 고객의 선호도 확보를 목표로 활동이 전환됐다"고 제작 배경을 설명했다.

그래서 선택한 '매체'도 자연스레 유튜브였다. B씨는 "케어링이란 상품 정체성을 소비자들에게 단순히 광고처럼 전달하는 것은 크게 효과가 없다고 생각했다"면서 "양질의 콘텐츠를 소비자들이 상호작용을 통해 자발적으로 확산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기획 의도였고 그래서 유튜브를 최적의 매체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많은 기업들이 이런 식으로 방향을 많이 틀고 있다"는 보충도 덧붙였다.

A씨는 "결국 인터렉티브(쌍방향 활동)"이라고 말을 받았다. 그는 "인지도 상승을 위해서는 일방적인 익스포저(exposure, 언론 등을 통한 노출)가 더 중요하지만, 선호도 강화를 위해서는 직접 체험과 소통을 통한 결합이 강해져야 고객 머리 속에 각인된다"며 "'좋아요'나 댓글과 같은 피드백 등 고객의 목소리를 좀 더 직접 들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다"고 말했다.

Q2. 왜 스트라우스였나?

최근 국내외에서 화제를 모은 현대차의 바이럴 영상 '현대:더 엠티 카 컨보이(Hyundai:The Empty Car Conv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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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ene#2 홀로 운전하던 선두차량 스턴트 드라이버, 검은 헝겊으로 눈을 가리더니 팔짱을 끼고 핸들에서 손을 뗀다. 사실상의 'Empty', 이제 출연 차량, 여섯 대 모두 빈 차가 됐다. 그럼에도 모든 차가 일정 간격을 유지하며 직선 주로, 곡선 주로를 달린다. 이어지는 급정거에도 차례차례 안전하게 멈추는 차량들. 흐르는 음악은 요한 스트라우스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다.

팩트를 리얼하게. 이들이 밝힌 제작 원칙을 일곱 글자로 요약한 것이다. A씨는 "고객으로 하여금 현대차 브랜드를 선호하게 하는 것은 결국 이미지가 아니라 실체"라며 "제네시스란 실체, 현대차 기술력 실체를 리얼하게, 사실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와이어를 사용하지 않았고, 과도한 액션도 피했다고 한다.

B씨 역시 "일반적인 CF 같은 경우는 영상 편집의 완성도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오히려 허구적이라고 느낄 수 있지 않나"면서 "이 영상을 제작하면서 가장 주안점을 뒀던 부분은 페이크가 아님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가공된 느낌을 주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실제 상황이란 걸 보여주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고 말했다.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를 선택한 것도 그 연장선에 있다. B씨의 말은 이랬다.

"보통 이런 영상 보면, 격한 음악을 흔히 사용하잖아요. 처음부터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긴장감? 그런 쪽으로 연출하는데, 저희는 현대차 기술을 활용한 아름다운 주행을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어떤 음악을 사용하면 좋을까 하다가 사람들 귀에 익으면서도 우아한 음악, 바이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음악, 그것이 클래식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중국 CCTV 뉴스에도 소개..."CF 10개 못지 않아"

최근 국내외에서 화제를 모은 현대차의 바이럴 영상 '현대:더 엠티 카 컨보이(Hyundai:The Empty Car Conv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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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노력의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고 한다. 유튜브 조회수가 천 만에 육박하고 있고, 해외 지역 법인 딜러들 사이에서도 반응이 좋다고 한다. 특히 중국에서 그렇다고 한다. 현지 딜러들로부터 "현대차 기술력이나 상품성에 대해 중국인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고무된다"는 반응을 접수했다는 것이다. A씨는 좋은 계기도 있었다고 했다.

"이 영상은 중국 CCTV 뉴스를 통해서도 소개됐습니다. CCTV는 13억 중국 인구가 보는 공영채널이잖아요. 엄청나게 비싼 채널에 결과적으로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방영된 것이죠. 성공적인 바이럴 영상은 CF 10개 못지 않아요. 이렇게 엄청난 힘을 갖고 있는 것이 바이럴 영상입니다."

B씨의 말처럼 "TV CF는 일단 시간이 매우 제한적이고 광고비도 굉장히 비싸다". 기업 입장에서는 상당한 '부가 효과'까지 기대하기 좋은 수단이 바이럴 영상임을 스스로들 입증한 셈이다. A씨는 "바이럴이란 영역에서 유튜브 만큼 좋은 채널이 없다"면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편으로는 기대 이상의 반응에 '속편'에 대한 부담도 커졌다고 한다. A씨 표현에 따른 '상품 정체성 영상 2탄'은 올해 연말이 되기 전에 '개봉'될 예정이다. 그는 "상품 정체성 뿐 아니라 디자인, 영업, 서비스, 조직 문화 등 다양한 브랜드 자산을 활용한 팩트 기반의 커뮤니케이션을 앞으로도 계속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제는 '소리'로도 브랜드 마케팅
기아차 최근 '소닉 브랜딩' 공개

최근 '오토모티브 뉴스'의 '위클리 톱 바이럴 영상 Top 10'에 그 이름을 올린 것은 현대차만이 아니다. 기아차도 두 편의 바이럴 영상을 순위권에 진입시켰다.

트리니다드토바고 축구 선수들이 자국 유소년 축구팀에게 공과 유니폼을 선물하는 광경을 담은 '놀라움은 기적을 만든다'는 영상과 브라질 월드컵 특집 스포티지R 광고였다. 현대기아차가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기아차는 최근에는 '소리'를 테마로 하는 '소닉 브랜딩(Sonic Branding)' 계획을 공개하기도 했다. 기아차는 "놀라운 비상(The Rise of Surprise)으로 명명한 이번 브랜딩은 시그니처 사운드를 통해 고객이 기아차를 떠올릴 수 있도록 개발한 것"으로 "활력 넘치는, 눈에 띄게 탁월한, 믿음직스러운 기아차의 브랜드 정체성을 하나의 소리로 표현했다"고 밝혔다.

기아차는 이 시그니처 사운드를 앞으로 출시되는 카니발과 쏘울EV 등 신차의 시동음, 종료음 등에 적용하고 TV 광고, 인터넷, 모바일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서도 적극적으로 알릴 예정이다. 고객과의 감성적 소통을 통한 브랜드 마케팅 방법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태그:#바이럴, #현대차, #유튜브, #스트라우스, #춘절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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