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투수가 아무리 잘 던져도 팀 타선이 도와주지 않으면 이기기 어려운 것이 팀 스포츠 야구의 진리라고는 하지만, 승리보다 패배가 많은 것은 불운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일본인 노장 투수 히로키 구로다(뉴욕 양키스)는 올 시즌 22경기에 선발 등판하여 7승 7패 평균 자책점 3.98을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투구 내용이 좋았던 경기들에서 많은 승리를 거두고 있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7월 3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 라이브 파크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원정 경기에서도 이러한 내용의 경기가 나왔다.

구로다는 7이닝 9피안타 1볼넷 1사구 4탈삼진 3실점으로 최선을 다했다(104구). 그러나 문제는 양키스 타선이 이날 경기에서 올린 득점이 2점에 불과하다는 사실이었다. 텍사스의 선발투수 콜비 루이스가 7이닝 2실점으로 더 잘 던지면서 양키스의 타선을 봉쇄해 버렸기 때문이다. 양키스 타선은 이날 산발 4안타로 공격력을 집중시키지 못했다.

구로다는 올 시즌 이렇게 호투하고도 승리한 경기보다 패한 경기가 더 많았다. 구로다는 올 시즌 등판했던 22경기에서 13번의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기록했는데, 그 13경기 성적이 3승 5패에 그치고 있다. 6월 4일 오클랜드 전에서 6.2이닝 1실점하고도 승패를 가리지 못하는 등 승패를 가리지 못한 경기도 5경기나 된다.

에이스로서의 지표를 따지는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로 범위를 좁혀보면 개인 성적은 더 좋지만, 승패 결과는 최악이다. 구로다의 올 시즌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가 5경기가 있는데, 그 5경기에서 승리 없이 3패만 기록하고 있다.

5월 7일 에인절스 전에서는 7.2이닝 1자책으로 역투하고도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고, 6월 9일 캔자스시티 전에서는 7이닝 5피안타 2실점 호투에도 패전을 기록했다. 7월 2일 탬파베이 전에서도 8이닝 7탈삼진 2실점의 역투에도 패전을 기록할 정도니 완투를 해도 승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31일 경기 역시 7이닝 3실점 QS+임에도 패전을 기록했다.

현재 양키스는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5경기 반 뒤진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3위이지만 리그 당 2장 씩 주어지는 리그 와일드 카드 순위에서는 시애틀 매리너스와 함께 공동 3위로 포스트 시즌 진출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 와일드 카드 2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는 3경기 차이다.

그러나 올 시즌 개막 선발 로테이션 5명 중 현재 구로다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남아 있지 않다. 에이스 CC 사바시아는 무릎 부상으로 관절경 수술을 받으며 시즌을 접었고, 이안 노바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받아서 4월부터 시즌을 날렸다. 마이클 피네다는 부정투구 의혹으로 퇴장을 당한 뒤 어깨 부상으로 쉬고 있다 8월에 재활 경기를 앞두고 있지만 정상 컨디션으로 복귀할지 장담할 수 없다.

게다가 지난 겨울 거액을 투자하여 영입한 일본인 투수 마사히로 다나카는 팔꿈치 인대 부분 파열로 PRP 주사치료를 받고 있지만 작년에 이 방법을 시도했던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선발투수 채드 빌링슬리가 결국 토미 존 재수술을 받기로 하면서 다나카가 건강하게 돌아올지 미지수에 놓여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혼자 남은 구로다까지 승운이 따르지 않으면서 양키스는 포스트 시즌을 향한 험난한 도전을 하고 있다.

한편 31일 경기에서 추신수는 1회에 구로다를 상대로 안타를 추가하며 5경기 연속 안타 행진이 끊긴 후 다시 안타 행진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그러나 나머지 타석에서 안타를 추가하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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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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