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영화 포스터

▲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영화 포스터 ⓒ 소니픽쳐스 릴리징 월트디즈니 스튜디오스 코리아


<어벤져스>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1단계의 여정을 일단락한 마블 스튜디오는 이후 <아이언맨 3><토르: 다크 월드><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를 차례로 내놓았다. 동시에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2단계의 종착역인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2015년 5월 개봉 예정)의 앞뒤에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하는 영화를 배치하는 방식으로 세계관의 확장도 꾀했다. 우주의 문제아들이 뭉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와 크기를 마음대로 조절하는 능력자가 나오는 <앤트맨>(2015년 7월 개봉 예정)이 그 주인공이다. 

1969년 마블 코믹스를 통해 처음 소개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우주에서 펼쳐지는 모험을 다룬다. 이를 영화로 옮기는 것은 우주를 무대로 하는 영웅의 활약상을 다루면서, 이미 선보인 다른 마블 히어로 영화들과 긴밀하게 연결되어야 하기에 많은 어려움이 도사린 작업이었다. 마블은 도전이 될 중책을 제임스 건 감독에게 맡겼다.

<슬리더>와 <슈퍼>를 연출하고, <무비 43> 공동 연출에 이름을 올린 바 있는 제임스 건 감독은 <톡식 어벤져>로 미국의 유명한 독립영화 제작사인 트로마에서 출발한 경력의 소유자다. 처음으로 각본을 썼던 <트로미오와 줄리엣>은 트로마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다. B급 호러의 재미가 가득한 <슬리더>는 그의 몸속에 트로마의 피가 흐르고 있음을 증명한 사례다. 호러에 대한 깊은 애정은 각본을 쓴 <새벽의 저주>에서도 발견된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와 제임스 건의 직접적인 공통분모는 연출작 <슈퍼>와 각본을 쓴 <스쿠비 두>에서 찾을 수 있다. "왜 스스로 영웅이 되려는 사람이 없을까?"란 <슈퍼>의 질문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서도 이어진다. "각자 맡은 역할은 중요하다. 우리는 가족이다"라고 말하는 <스쿠비 두>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많은 면에서 닮았다.

이렇듯 장르 경계를 허무는 도전 정신과 상상력, 슈퍼 히어로를 바라보는 시각과 해박한 지식, 만화를 영화로 옮기는 작업 등 제임스 건이 걸어온 이력을 살펴 보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연출을 그에게 맡긴 마블의 선택에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감옥에서 의기투합한 멤버들, 악당이 더 어울리는데...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영화의 한 장면

▲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영화의 한 장면 ⓒ 소니픽쳐스 릴리징 월트디즈니 스튜디오스 코리아


절대적인 힘을 얻으려는 자와 그것을 막는 자의 구도로 본다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어벤져스>와 별반 차이가 없다. 각각의 개성 강한 인물들이 같은 목적으로 모이나 서로 의견 충돌을 빚고, 결국엔 하나의 팀으로 뭉쳐서 평화를 지킨다는 서사 구조 역시 유사하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슈퍼 히어로 영화의 산실인 마블 스튜디오에서 내놓은 작품이지만, 도리어 <스타워즈><스타트렉> 같은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에 가깝다. 라쿤과 나무 인간, 외계인 등이 나오는 인물 구성부터 그렇다. 스타로드가 적을 피해 모라그 행성을 탈출하는 장면, 우주 최고의 감옥인 킬른에서 탈옥하는 장면, 우주에서 벌어지는 추격전 등은 전형적인 우주 활극을 떠올리기에 충분하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 나오는 자칭 전설의 무법자인 스타로드(크리스 프랫 분), 복수심에 불타는 드랙스(데이브 바티스타 분), 전략가 로켓(브래들리 쿠퍼 목소리), "나는 그루트다"라는 한마디 밖에 할 줄 모르는 그루트(빈 디젤 목소리)는 기존에 나온 마블표 슈퍼 히어로의 색깔과 확연히 다르다.

<어벤져스>에 나온 슈퍼 히어로를 떠올려보자. 아이언맨은 지구 최고의 갑부이며, 캡틴 아메리카는 미국 군대의 상징과 같은 존재다. 토르는 신의 세계인 '아스가르드'의 후계자이고, 헐크는 뛰어난 지성의 과학자다.

반면에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 나오는 인물은 좀도둑, 암살자, 현상금 사냥꾼 등이다. 의기투합한 장소가 감옥일 정도로 이들에게선 정의로움보단 악당의 냄새가 더 풍긴다. 게다가 똑똑하지도 않다. 멤버인 가모라(조 샐다나 분)가 '우주 최고의 멍청이들'이라 한탄할 정도로 바보스러운 짓을 연방 저지른다.

우주특공대의 뒤를 이을 '어벤져스2', 기대감 증폭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영화의 한 장면

▲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영화의 한 장면 ⓒ 소니픽쳐스 릴리징 월트디즈니 스튜디오스 코리아


고향을 등진 자, 가족을 잃어버린 자, 평범한 삶을 살지 못하는 자 등 실패로 점철된 삶을 살며 '루저' 취급을 받던 이들은 우주를 구하는 의미 있는 일을 할 기회에 맞닥뜨렸을 때에 물러서지 않는 용기를 보여준다. 도망치지 않고 우주의 절대악인 타노스(조쉬 브롤린 분), 로난(리 페이스 분)과 맞서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좌충우돌 모험담은 마치 우주판 <A-특공대>라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유쾌함과 과격함이 공존한다.

영화에서 나무, 즉 생명의 씨앗을 뿌리는 그루트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울타리가 되어 모두를 보호해준다. 하나의 울타리에서 멤버들은 "우리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다"라고 외친다. 그들은 가족으로 새롭게 태어난 것이다.

<어벤져스>와 마찬가지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인물들이 '내'가 아닌 '우리'의 소중함을 깨닫는 순간에 방점을 찍는다. 지켜야 할 소중한 존재가 생기면서 영화 속 주인공들은 명예와 친구를 얻는다. 마음의 빚을 던 스타로드가 항상 워크맨으로 듣던 음악 '끝내주는 노래 모음집 1탄'이 비로소 다음 장인 '끝내주는 노래 모음집 2탄'으로 넘어가는 대목은 과거를 벗어난 미래를 의미한다.

2014년 마블 스튜디오의 화두는 장르의 다양화다.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로 슈퍼 히어로 장르에 정치 스릴러의 색을 입히는 데에 성공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스페이스 오페라로 범위를 확장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우주까지 영역을 확장하는 임무를 무사히 완수하며 '끝내주는 모험 모음집 1탄'을 끝맺었다. 슈퍼 히어로 장르에 새 장을 연 우주특공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 이어 지구특공대인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2단계를 어떻게 마무리 지을지 벌써 궁금하다. 어느덧 마블의 발자국은 슈퍼 히어로 장르의 위대한 도약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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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당 24프레임의 마음으로 영화를 사랑하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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