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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태안화력내에 건설중인 IGCC 건설현장에서 인부 1명이 작업 중 7~8m 깊이의 냉각수로로 추락해 실종됐다. 실종자는 결국 사고 6시간여만인 낮 2시 42분께 사고현장 인근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사고는 SUV차량 뒷쪽 취수관로를 따라 난 좁은 통로에서 작업 중 발생했다.
▲ 사고현장임을 알리는 '접근금지' 표시 30일 태안화력내에 건설중인 IGCC 건설현장에서 인부 1명이 작업 중 7~8m 깊이의 냉각수로로 추락해 실종됐다. 실종자는 결국 사고 6시간여만인 낮 2시 42분께 사고현장 인근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사고는 SUV차량 뒷쪽 취수관로를 따라 난 좁은 통로에서 작업 중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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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로 충남 태안군 원북면 방갈리 태안화력발전소 내에 건설 중인 석탄가스복합화발전소(IGCC) 건설 현장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해 노동자 한 명이 사망했다.

IGCC 도급업체인  A산업의 협력업체인 B업체 소속 가아무개(29, 태안)씨는 30일 오전 8시 30분께 IGCC 공사현장에서 배수관로 교량 상부에서 전선관 고정작업을 위해 이동 중 2~3m 아래 냉각수로로 추락했다.

폭 30m, 수심 7~8m의 냉각수로로 떨어진 가씨는 거센 물살에 휩쓸려 실종됐다. 가씨와 함께 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이아무개씨는 곧바로 119안전센터에 신고했고, 신고한 지 30여 분만에 119 차량이 현장에 도착했다.

이어 신고를 받고 출동한 태안해경과 태안소방서 소속 잠수사 네 명이 현장에 투입돼 거센 물살을 뚫고 수색작업을 벌였지만 실패했다. 이후 오전 10시부터 사고지점 인근 태안화력 7호기 석회석 부두(CWP) 입구를 비롯해 1~4호기 CWP 입구, 그리고 8호기 취수로 중앙부에 대한 수중수색 작업을 벌였지만, 결국 실종자를 발견하는 데는 실패했다.

실종 4시간여가 흐른 낮 12시 45분께에는 한국해양구조협회 소속 잠수사와 태안라이프수중 소속 민간 잠수사 등 20여 명과 중앙119구조본부 지원팀 등이 가세해 3차 수색작업에 돌입했다.

그 결과 사고 발생 후 실종 6시간여 만인 낮 2시 42분께 실종자가 추락한 사고지점에서 불과 20여 미터 떨어진 태안화력 8호기 CWP에서 실종자 가씨가 사망한 채 발견됐다.

가씨의 시신은 현재 태안군보건의료원 상례원에 안치하기 위해 이송 중이다.

경찰·소방당국 "안전바 걸지 않고 작업하다 추락사"

사고현장에는 냉각수로에 추락을 대비 구명환이 설치돼 있었지만 빠른 물살로 인해 이를 잡지 못했다.
▲ 구명환이 있었지만... 사고현장에는 냉각수로에 추락을 대비 구명환이 설치돼 있었지만 빠른 물살로 인해 이를 잡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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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씨의 모친을 비롯한 외삼촌 문씨 등 가족들은 가씨가 실종된 지 1시간여만에 사고소식을 접하고 현장 상황실이 꾸려진 실종현장에 도착했다. 가씨 가족들은 가씨의 사고를 믿지 못하겠다는 듯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수색작업을 지켜봐 안타까움을 주기도 했다.

가씨는 올해 5월 30일에 입사해 불과 입사 두 달도 안 돼 사고사를 당했다. 가씨의 추락현장에는 구명환이 설치돼 있었지만 수영을 전혀하지 못하는 가씨가 갑작스러운 추락으로 구명환을 잡지 못해 불상사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경찰과 소방당국, 그리고 발전소 측은 가씨가 안전바를 걸지 않고 작업을 하다가 추락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사망한 가씨와 같은 협력업체 소속 직원들이 현장에 나와있다. 가씨도 이들과 같은 복장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 안전바만 걸었어도 사망한 가씨와 같은 협력업체 소속 직원들이 현장에 나와있다. 가씨도 이들과 같은 복장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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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씨가 추락한 사고지점은 태안화력내 IGCC 공사현장 인근 태화1교의 취수관로로 관로 옆으로 한 사람이 겨우 지나다닐 수 있는 좁은 통로가 있는 곳이다. 이 통로를 지날 때 추락 위험이 있어 안전고리를 난간에 설치를 하고 공사를 진행해왔다는 것이 태안화력 관계자의 전언이다.

현장상황실에서 수색을 진두지휘한 경찰과 소방당국은 "(가씨가) 안전바를 걸지 않고 작업을 하다가 추락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라면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날 사고현장에는 보령노동청 근로감독관까지 출동했다. 보령노동청은 안전 과실 여부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태안화력 관계자는 "사고대책반을 꾸려 사고수습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앞으로 안전규정을 더욱 더 강화하고 작업 전 안전 회의나 안전 교육 등을 통해 사고 예방에 만전을 기하겠다"라고 말했다.

가씨 가족들은 위험한 곳에서 안전장치도 없이 작업을 시켰다며 태안화력 측에 안전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태안화력행정동에 설치된 상황실. 시간대별로 상황조치가 실시간 기록되고 있다.
 태안화력행정동에 설치된 상황실. 시간대별로 상황조치가 실시간 기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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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GCC 공사현장에서의 안전사고는 이번에 처음 발생한 게 아니다. 지난해 12월 19일, 건설자재를 옮기던 750톤급 대형크레인이 강풍에 전복돼 크레인 운전사와 노동자 한 명이 부상을 입은 바 있고, 이로부터 열흘 뒤인 12월 29일에는 12월 19일 전복된 크레인 해체 작업을 진행하던 한 노동자가 현장에서 추락해 사망하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24일, 같은 현장에서 노동자 한 명이 수십 미터 아래로 추락해 척추골절상을 입기도 했다. 2013년 11월부터 12월까지 한 달 동안 세 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안전사고 발생 방지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태안화력 관계자도 "IGCC 공사현장에서 이상하게 우발사고가 많이 발생한다"라면서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건설되는 발전소여서 회사에서도 각별히 관심을 두고 아침마다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교육과 작업전 안전회의 등 안전사고 예방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데도 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석탄가스복합화발전소인 IGCC는 충남 태안군 원북면 방갈리 831번지 기존발전설비 부지내 8만 ㎡를 대상으로 총 공사비 1조3760억 원을 투입, 2011년 11월 착공해 2015년 11월 준공 예정으로 설비용량은 380MW(송전단 300MW)다.

덧붙이는 글 | 태안신문에도 송고합니다.



태그:#태안화력, #IG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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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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