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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주석의 강력한 부패 척결 의지가 당 최고지도부를 겨냥했다.

관영 신화통신을 비롯한 중국 언론은 29일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가 저우융캉(72) 전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겸 정법위원회 서기가 엄중한 기율 위반으로 조사를 받는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그동안 시진핑 주석의 척결 대상이라는 소문이 꾸준히 나돌던 저우융캉이 마침내 공식적인 조사 대상으로 지목된 것이다. 또한 저우융캉 아들의 저우빈도 불법 행위에 가담한 혐의로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지난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이후 공산당 최고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 이상 인물을 비리나 부정부패로 처벌한 전례가 없어 주요 외신도 중국 당국의 저우융캉 조사를 비중 있게 보도하고 있다.

저우융캉의 혐의는 아직 공식 발표되지 않았지만 중국 석유 산업을 총괄하는 동안 쌓인 뇌물수수, 살인사건 연루, 복잡한 사생활 등 다양하다. 여기에 뇌물수수 혐의로 이미 무기징역이 확정된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서기와 정권 전복을 모의했다는 소문도 있다.

외신은 저우융캉 조사가 중국 역사상 최대의 정치 스캔들이 될 것이라며 "파리(하급관료)부터 호랑이(고급관료)까지 모두 잡겠다"고 선언한 시진핑 주석의 강력한 부정부패 척결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주목하고 있다.

시진핑이 노리는 '큰 호랑이' 저우융캉은?

저우융캉은 1966년 베이징 석유학원을 졸업한 뒤 석유공업부 부부장, 중국 석유천연가스공사 사장 등 석유 분야에서 경력의 대부분을 보내며 최고의 자리에 올라 중국의 '석유왕'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장쩌민 전 주석의 도움을 받아 정계에 입문한 저우융캉 전 서기는  쓰촨성 당서기,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공안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치며 당의 핵심 세력으로 고속 성장했다.

저우융캉은 석유학원이나 국무원 석유부 출신으로 구성된 자신의 세력을 이끌고 중국 석유산업을 수십 년간 독자적으로 진두지휘하며 '석유방'이라는 독자적인 세력을 일궈냈다.

또한 후진타오 전 주석 시절인 2007년 정치국 상무위원(공산당 권력서열 9위)이자 정법위원회 서기로서 중국의 공안, 검찰, 법원, 경찰 등을 총괄하며 엄청난 권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2012년 독살 사건과 부정부패 등으로 체포된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서기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데다가 일부 세력이 만들어낸 쿠데타 모의설까지 나돌면서 시진핑 주석의 눈밖에 났다.

보시라이가 '호랑이'라면 저우융캉은 '큰 호랑이'로 불리 정도로 중국 정계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과시해온 터라 시진핑 주석이 과연 정말로 칼을 빼 들 것인지 의심스러운 눈길도 많았다.

그러나 시진핑 주석은 저우융캉 조사를 계기로 엄청난 당 장악력을 다시 한 번 과시했다. 일각에서는 시진핑 주석이 마오쩌둥 이후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지도자가 될 것이라는 평가도 하고 있다.

또한 상무위원이라는 '성역'을 깨뜨린 시진핑 주석이 부정부패 척결을 위한 다음 목표로 저우융캉의 정치적 후원자인 장쩌민 전 주석이나 일가족이 엄청난 불법재산 축적 의혹을 받고 있는 원자바오 전 총리를 노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무엇보다 시진핑 주석은 저우융캉 조사로 강력한 부정부패 척결 의지를 과시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중국 정계의 특성상 무리하게 숙청을 추진하다가 반대 세력의 역공을 받을 수 있다는 부담도 크기 때문에 저우융캉 조사가 구속이나 처벌로 연결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태그:#시진핑, #저우융캉, #중국, #정치스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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