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부터 둘째와 막내 아이는 완전한 방학이다. 학교에 가지 않는다. 막내는 이번 여름방학 때 자전거 여행을 하는 것이 소원 중 하나란다. 아내는 출근하고 첫째도 학교에 갔다. 둘째 딸과 막내아들 그리고 내가 집에 남았다.
자전거 여행을 노래 불렀던 아들의 뜻대로 우리는 자전거를 타고 집을 나섰다. 둘째 딸이 피아노 학원에 갈 시간인 1시 30분 안에 갔다 올 계획이었다. 화명생태공원에서 금곡을 거쳐 호포까지 낙동강 자전거길은 7km 정도다. 왕복 14km이다.
준비한 간식을 먹으며 쉬기로 한 호포다리 밑에는 충격적인 풍경이 나타났다. 물가는 녹조가 가득했고, 상류에서 떠내려온 죽은 물고기 행렬은 한 눈에도 100마리는 족히 넘어 보였다. 주말이나 주중에 상관없이 볼 수 있는 낚시하는 사람들도 이날은 보이지 않았다. 물가로 가까이 가니 물이 썩는 냄새와 생선 썩는 냄새가 역겨웠다.
딸은 물었다.
"아빠, 물고기들이 왜 다 죽었어? 냄새 때문에 토하려고 해, 아빠 사진 그만 찍고 빨리 가자."가끔 낚시하러 온 이곳이 왜 갑자기 이렇게 변했는지 딸은 궁금해했다. 어느 정도 떨어진 원두막에서 준비한 간식을 먹으며 죽은 물고기와 녹조에 관해 이야기하였다.
큰사진보기
|
▲ 양산천 근처 원두막에서 휴식을 하며 죽은 물고기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
ⓒ 송태원 |
관련사진보기 |
먼저 온 아저씨 두 명이 4대강 사업에 대해 각자의 주장을 펼쳤다. 4대강 사업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아저씨(60대로 보였음)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말 잘한 사업이다. 우리나라는 물부족 국가인데 4대강 사업으로 이렇게 물을 모아 놓을 수 있게 되었다. 자전거 길도 정말 좋지 않는가? 우리나라는 이렇게 돈을 풀어야 경제도 산다. 뭐 모르는 사람들이 데모하고 억지주장을 한다. 이것만큼 잘한 사업은 없다."듣고 있던 나는 말문이 막혔다. 언론과 방송에 세뇌되지 않은 이상에 어떻게 저렇게 이야길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듣고 있던 아저씨(50대 중반)가 "강이 썩어가고 있다. 눈으로 보고도 잘한 일이라고 하는가? 4대강 사업하고 이것 관리하는 데만 매년 2조 원이 든다고 한다. 촌 구석까지 공원을 만들어서 뭐하나?" 등등 반론을 제기하며 설전을 이어갔다.
"온몸이 사라질 것 같이 힘들다"라며 조금만 더 쉬었다 가자는 아이들을 재촉하여 시끄러운 그곳을 떠났다. 그리 대단하지 않은 자전거 여행이지만, 보조바퀴가 달렸던 유아용 두발자전거를 타고 3시간 정도 자전거 여행을 하였다.
두 아이는 목적지에서 전혀 예상 못 한 물고기 죽음의 행렬에 충격을 받았다. 두 아이는 "강을 더럽게 해서 물고기를 죽게 해서는 안 된다"며 죽은 물고기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아빠, 아빠 누나랑 나는 오늘 자전거 여행 일기 적기로 했어요. 아빠도 기사 적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