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해적>에서 산적단 두목 장사정 역의 배우 김남길이 25일 오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 <해적>에서 산적단 두목 장사정 역의 배우 김남길이 25일 오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오마이스타 ■취재/조경이 기자·사진/이정민 기자| 배우 김남길(33)이 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으로 돌아왔다. 김남길은 드라마 <나쁜남자> <상어> 등에서 어두운 이미지를 보여줬다. 하지만 지인들의 입을 통해서 듣는 김남길은 이와 달랐다. "개구쟁이 같다" "장난기가 많고 재미있다" "연예인 같지 않게 털털하다" 등의 의견이 많았다. 실제 김남길은 소탈하면서도 인간적인 면모를 갖추고 있는 것.

그동안 어둡게만 비쳤던 김남길이 맞춤옷을 입은 듯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영화 <해적>에서 사연을 품은 산적 장사정 역을 맡아 대체로 허당기가 많은 캐릭터를 잘 소화해냈다. 동료 연기자들과 주거니 받거니 애드리브도 선보이고, 손예진에게 눙을 치는 모습까지 실제 개구쟁이의 면모가 잘 담겼다.

- 어떻게 <해적>을 선택하게 됐나요?
"제대하고 초반에는 로맨틱 코미디가 많이 들어왔어요.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에 대한 부담도 있을 수 있었는데 한 지인이 '대중에게 익숙한 모습으로 피드백을 받아 보고 다음 행보를 결정해도 좋을 것 같다'고 해서 <상어>를 선택했어요. 그런데 <상어>를 하고 그 지인을 다시 만났는데 '이제 밝은 거 하자'고 하더라고요.(웃음) 제 이미지를 소진한 것 같아서 우려스럽기도 했고 전환점이 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서 도전했습니다."

"웃기는 산적 형들 덕분에...코미디 잘 나왔다"

 영화 <해적>에서 산적단 두목 장사정 역의 배우 김남길이 25일 오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김남길 "산적 형들은 정말 어마어마하게 술을 좋아해요. 술을 먹으면서 본질적인 이야기를 많이 해서 더 좋았던 것 같아요. 그날 연기가 어땠는지, 좋은 연기란 무엇인지, 안 좋았던 점은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해서 좋았어요." ⓒ 이정민


- <해적>은 장사정이 이끄는 산적팀과 여월(손예진 분)이 이끄는 해적팀으로 나뉘는데요. 산적팀은 유해진과 더불어 코믹하게 애드리브를 치고 웃음을 터뜨리더라고요. 
"형들이 정말 웃겼어요. 애드리브가 난무하다 보니까 '나도 뭘 해야 하나' 싶기도 했고요. 근데 제가 뭘 하려고 하면 감독님이 '커트' '지금까지 딱 좋다'고 하셔서 뭘 많이 하지는 못했어요. 형들이 많아서 19금 음담패설 등의 농담이나 애드리브도 많이 할 수 있었는데요. 감독님이 '온 가족이 봤을 때 불편함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그런 부분은 자제했어요. 그래도 유치할 수 있는 코미디가 재미있게 잘 나온 것 같아요."

- 촬영하면서 유해진, 신정근, 박철민 등 남자 선배들과 재미있었을 것 같아요.
"산적 형들은 정말 어마어마하게 술을 좋아해요. 술을 먹으면서 본질적인 이야기를 많이 해서 더 좋았던 것 같아요. 그날 연기가 어땠는지, 좋은 연기란 무엇인지, 안 좋았던 점은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해서 좋았어요. 선배님들과 그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좋은 영향을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또 현장 자체가 즐거우니까 촬영장 가는 게 즐거웠어요."

- 실제 성격은 어때요?
"워낙 사람을 좋아하고 유쾌하고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전혀 어둡지 않고 밝아요. 사실 어릴 때는 안 좋은 일이 있으면 그걸 계속 파고 들어가기도 했는데 나이를 먹다 보니 어떤 일이든 시간이 지나면 다 해결된다는 걸, 발버둥을 쳐도 어떻게든 결론이 온다는 걸 아니까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흐름에 그냥 맡기는 게 낫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어요. 그래서 더 좋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남길씨는 '해적'이 아니라 '산적'이잖아요"

 영화 <해적>에서 산적단 두목 장사정 역의 배우 김남길이 25일 오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김남길 "조니 뎁이 유쾌하긴 하지만 가족과 나라를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인물은 아니잖아요. 반면 장사정은 의협심, 의리가 있는 인물이고 동료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는 인물이죠. 감독님이 그런 면을 지닌 한국적인 캐릭터를 만들자고 하셨어요." ⓒ 이정민


- 장사정은 산적의 우두머리로 말도 잘 타고, 칼도 단박에 상대를 제압하며 날렵하게 다룰 줄 아는 인물인데요. 액션 연기를 하면서 다친 적은 없었나요?
"빗속에서 촬영하다가 말이 넘어가서 요추가 골절됐어요. 극 초반에 웅덩이를 파 놓은 상황에서 김태우 형님이랑 액션 연기를 하는 장면이 있는데, 비가 오는 데다가 물도 많이 튀겨서 말이 예민해졌어요. 자꾸 저를 떨어뜨리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허벅지에 힘을 주고 단단히 붙어있으려고 했는데 말이 벗어나려다가 못 벗어나니까 아예 앉아 버리더라고요. 그때 요추가 골절됐어요. 그때 트라우마가 생겨서 다음 액션을 하면서부터는 몸을 사리게 됐어요. 예전에는 몸 사리고 그런 거 전혀 없었거든요."

-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의 잭 스패로우 캐릭터를 참고하지는 않았나요?
"감독님에게 잭 스패로우 역을 소화한 조니 뎁의 느낌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었어요. 하지만 감독님이 '남길씨는 해적이 아니라 산적'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조니 뎁이 유쾌하긴 하지만 가족과 나라를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인물은 아니잖아요.

반면 장사정은 의협심, 의리가 있는 인물이고 동료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는 인물이죠. 감독님이 그런 면을 지닌 한국적인 캐릭터를 만들자고 하셨어요. <캐리비안의 해적>을 많이 봤지만 사실 장사정으로 가져올 게 별로 없더라고요. 비슷한 게 하나도 없었고요. 이 영화를 보실 때도 아마 <캐리비안의 해적>은 전혀 생각이 안 나실 거예요."

"연애보다 나를 사랑하자...아직은 혼자 있는 게 편해"

 영화 <해적>에서 산적단 두목 장사정 역의 배우 김남길이 25일 오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영화 <해적>에서 산적단 두목 장사정 역의 배우 김남길이 25일 오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김남길 "여자친구에겐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데, 아직은 제가 좀 이기적인 편이라서 그 노력이 귀찮은 것 같아요. 지금은 연애보다 나를 좀 더 사랑하자고 생각하고 있어요. 열심히 일하고 혼자 있는 게 편해요." ⓒ 이정민


- 손예진씨와 드라마 <상어>에 이어 영화 <해적>까지 같이 찍는 중에 열애설이 났어요.
"<상어>를 할 때도 호흡이 좋았어요. 제가 장난치고 깐죽거리면 털털하고 편안하게 대해주더라고요. 워낙 예쁜 여배우라서 털털하지 않을 것 같았는데, <상어>를 할 때도 편안하게 대해줬어요. <해적>을 하면서 더 즐겁고 편안하게 연기했던 것 같아요.  작품을 연이어 해서 1년 넘게 붙어 있으니까 편하게 지내서 열애설이 났던 것 같아요. '왜 이런 스캔들이 났을까' 했죠. 저희는 오히려 쿨하게 넘겼는데 주위 형님들이 '사람들 있을 때 조심하라'면서 어색해하면서도 놀리셨어요."

- 손예진의 액션 연기는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예진이가 청순가련한 이미지라서 액션을 잘할 수 있을까 싶었어요. 현장에서 촬영이 끝나면 늘 연습했는데, 옆에서 보면 뭐든지 금방금방 잘 따라 하더라고요. 액션을 소화하기 힘들었을 텐데 진짜 멋있게 잘한 것 같아요."

- 실제 이상형은 어떤 사람인가요?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여자가 좋아요. 아무래도 작품에 들어가면 작품에만 신경을 써야 하고 누구에게 신경을 쓰기가 힘들잖아요. 여자친구에겐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데, 아직은 제가 좀 이기적인 편이라서 그 노력이 귀찮은 것 같아요. 지금은 연애보다 나를 좀 더 사랑하자고 생각하고 있어요. 열심히 일하고 혼자 있는 게 편해요."

- 차기작 계획은요?
"전도연 선배와 영화 <무뢰한>을 찍고 있어요. 9월 둘째 주까지 찍고, 내년 1월쯤 개봉해요. 사실 <해적>이 끝나면 개봉할 때까지 아무것도 안 하고 쉴 생각이었는데 이번에 힘을 좀 빼고 연기하면서 연기 고민에 돌파구가 생긴 것 같아요. 그래서 바로 다음 작품을 하고 싶어서 <무뢰한>을 택했어요. 연기에 대한 고민이 참 많았는데 (전)도연이 누나가 명확하게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어요. 촬영하면서 많이 배우고 있죠. 역시 칸영화제 심사위원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닌가 봐요.(웃음)"

김남길 해적 손예진 이석훈 감독 캐리비안의 해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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