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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칠곡보 하류에 죽어있는 준치.
 낙동강 칠곡보 하류에 죽어있는 준치.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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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조로 뒤덮인 낙동강 칠곡보 하류에 수백마리의 물고기들이 죽은 채 떠올랐으나 수자원공사와 대구지방환경청이 이를 숨겨온 것으로 알려져 비난이 일고 있다.

대구지방환경청은 칠곡보 하류 100m 구간에서 지난 21일부터 28일까지 400여 마리의 강준치가 죽은 채 떠올라 수거했다며 사고원인 파악을 위해 전문가 자문회의를 구성하고 수질 모니터링에 나섰다고 밝혔다.

대구지방환경청은 국립환경과학원, 낙동강물환경연구소 등 4개 기관이 합동조사를 실시한 결과 물고기가 폐사한 지점의 상류와 하류의 용존산소량(Do)이 기준치 5ppm 이상인 6.0~14.6ppm으로 정상범위임을 확인했다며 특이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대구시민들이 수돗물로 사용하고 있는 문산취수장과 매곡취수장, 고령광역취수장의 수질을 분석한 결과도 이상이 없었다며 녹조로 인한 수소이온농도(Ph)가 증가했으나 8.3~9.0으로 이상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폐사 어류에 대한 감식을 의뢰해 하천수로부터 독극물이 유입됐는지를 확인하고 하천 순찰범위를 확대하는 등 하천 순찰과 하천수 수질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대구환경청 "이상없다"지만... 녹조로 뒤덮이고, 죽은 물고기 떠올라

녹조로 뒤덮인 낙동강 칠곡보 하류 약 100m에서부터 1.5km까지 죽은 물고기들이 떠 있다.
 녹조로 뒤덮인 낙동강 칠곡보 하류 약 100m에서부터 1.5km까지 죽은 물고기들이 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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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칠곡보 하류 약 100m에서부터 왜관철교가 있는 1.5km까지 죽은 강준치들이 떠다니고 있다.
 낙동강 칠곡보 하류 약 100m에서부터 왜관철교가 있는 1.5km까지 죽은 강준치들이 떠다니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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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장의 모습은 대구지방환경청의 설명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었다. 28일 오후 현장을 확인한 결과 칠곡보 하류 바로 밑에서부터 약 1.5km 떨어진 왜관철교 밑에서도 물고기 수십마리가 죽은 채 물위에 떠있었다. 죽은 물고기들은 대부분 강 가장자리에 몰려 있었으나 강물위에 떠있는 모습도 목격됐다.

녹조로 뒤덮인 강물에 떠올라 죽은 물고기들은 길이가 20~30cm 정도 크기로 수 미터 간격으로 물위에 떠올라 있거나 물가에서 썩어가는 것들도 눈에 띄었다. 강물은 녹색 물감을 풀어놓은 듯 온통 녹색을 띠고 있었다.

가족들과 함께 칠곡보를 찾은 백아무개(39, 경북 칠곡군 약목면 중리)씨는 "녹조류에서 썩은 냄새가 올라온다"며 "이 고장에서 나고 자랐지만 이렇게 냄새가 진동하는 것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백씨는 "물고기들이 녹조가 낀 물속에서 숨을 쉬며 살 수 있겠느냐"며 "저렇게 썩은 물이 상수원으로 공급하고 공업용수로도 공급될 텐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물고기도 죽는 물을 사람이 먹을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수자원공사는 보트를 이용해 죽은 물고기들을 수거하고 있었으나 정확한 숫자를 확인해주지 않았다. 대구지방환경청이 28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이날 수거한 물고기는 40마리라고 밝혔으나 수자원공사 칠곡보 관리소장은 30여 마리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보도자료가 나온 이후에도 계속해서 수거하는 모습이 목격됐지만 10마리 미만이라고 말했다.

대구지방환경청과 수자원공사가 물고기 폐사를 숨기려 한 정황도 드러났다. 수자원공사는 물고기가 죽어 떠오른 것을 수거하기 시작한 뒤 3일 후에야 대구지방환경청에 신고했고 대구지방환경청은 이로부터 6일이 지난 28일 언론에 공개했다. 또 물고기 폐사가 칠곡보에서 하류쪽으로 100m 부근에서 발견됐다고 밝혔지만 칠곡보 하류 1.5km 지점에서도 수십 마리가 물위에 떠올라 있었다. 물위에 떠오른 물고기들은 배를 드러낸 채 입을 벌리고 죽어 떠다니고 있었다.

칠곡보 하류 1.5km 지점에서도 수십 마리 떠올라

낙동강 칠곡보 하류에 강준치가 떼죽음을 당한 가운데 수자원공사는 28일 배를 이용해 죽은 물고기를 수거하고 있다.
 낙동강 칠곡보 하류에 강준치가 떼죽음을 당한 가운데 수자원공사는 28일 배를 이용해 죽은 물고기를 수거하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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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칠곡보 상류에도 녹조류가 창궐해 있다.
 낙동강 칠곡보 상류에도 녹조류가 창궐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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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보 상류에도 온통 녹조류가 강물 위를 뒤덮고 있었다. 물 가까이에선 녹조로 인해 썩는 냄새가 진동했으나 일부 시민들은 텐트를 치고 더위를 피하고 있었다. 수자원공사는 녹조류가 물위를 덮고 있는데도 보의 수문을 열지 않았다.

이를 지켜본 주민들은 물을 가두지 말고 흘러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칠곡보를 찾은 김아무개(45, 경북 칠곡군 왜관읍)씨는 "물 수위를 조절해서 성공한 사례는 거의 없다"며 "수자원공사가 물고기를 방류해놓고 물을 가두어 죽였다"고 분개했다.

이에 대해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국장은 "녹조가 창궐하는데도 수문을 열지 않고 강물의 수위를 유지하려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물이 흐르지 않는데 지난 2012년 구미보 하류에서와 같은 물고기 폐사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태그:#칠곡보, #물고기?떼죽음, #녹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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