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구들과 놀이공원 풀장에서 물놀이를 하다가 그만 휴대폰이 물속에 빠지는 일이 발생했다. 물에 빠진 휴대폰을 재빨리 꺼내 작동을 해보니 처음엔 되는 듯싶던 폰이 조금 후 먹통이 되고 말았다.

휴대폰 고장 원인 1위는 침수라고 하더니 그런 일을 나도 겪고 말았다. 다음 날 열 일을 제쳐두고 휴대폰 AS센터에 긴급히 가서 맡겼으나 그만 사진첩에 쌓아놓은 여행의 추억까지 말끔히 씻어버리게 되는 일이 벌어지고야 말았다.

물먹은 휴대전화를 작동이 된다고 그냥 사용하면 안 된다. 잘못된 응급처치를 할 경우 사망선고만 앞당긴다. 휴대폰 고객센터 직원이 알려준 몇 가지 조언을 정리해 보았다. 여름 휴가 때 떠난 강, 바다, 계곡에서 발생하기 쉬운 휴대폰 익사(?) 방지에 참고할 만한 내용이다.

1. 무조건 배터리를 분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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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대폰 침수시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배터리를 분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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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조치 중 하나다. 기자가 그랬던 것처럼 일반적인 사용자들은 휴대폰을 물 속에서 꺼내자 마자 작동이 잘 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얼른 전원을 켜보게 된다.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겠지만, 꾹 참아야 한다.

물에 빠진 휴대폰을 꺼내 전원을 키는 것은 폰을 확인 사살하는 행위라고. 휴대폰 속 젖은 회로에 전류가 흐르면서 합선돼 메인 회로의 기판이나 칩, 부품들이 타버릴 수 있어서다.

그래서 휴대전화는 침수 시 자동으로 전원을 차단하도록 설계된다. 전원이 꺼진 상태에서 분리 가능한 배터리, 유심칩, 메모리 카드 등을 분리하는 것이 최우선. 만약 전원이 꺼지지 않은 상태라면, 굳이 종료 버튼을 누르지 말고 그대로 케이스를 열어 배터리를 꺼내야 한다. 배터리 일체형 모델은 물에 빠지는 발견 즉시 전원을 끄는 것이 최선이다.

2. 바닷물, 수영장 물은 한 번 헹궈준다

휴가철 휴대전화 침수 사고는 피서지의 바닷물, 수영장 물 등에서도 많이 발생한다. 염도가 높은 바닷물이나 염소성분으로 인해 소독약 냄새가 진하게 나는 수영장 물에 빠트렸다면, 휴대전화를 흐르는 물이나 수돗물에 1분 이내로 가볍게 헹궈서 내부에 불순물이 남아 있지 않게 하여야 한다. 당장은 두 번 죽이는 것 같아 보이나, 그대로 내버려두면 염분과 약품 등의 오염 물질이 기판이나 회로의 부식을 가속시킨다.

이렇게 되면 휴대폰 안에 있는 내부 회로 기판을 통째로 갈아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부분적인 고장보다 수리비가 훨씬 많이 들게 된다. 특히 바닷물에 빠진 휴대폰은 소금기로 부식이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AS센터에 맡겨야 한다. 소금기를 제거한 다음 하루 안에 수리를 맡기는 게 제일 좋고, 늦으면 늦을 수록 휴대전화는 '사망 선고'를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3. 드라이어로 말리는 건 금물

위 2단계에서와 같이 불순물 제거 작업이 끝나면 이번에는 건조의 작업을 거쳐야 한다.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1단계와 2단계를 적절히 이행한 후에 AS 센터에 방문하여 적절한 조치를 받는 것이다. 휴가지에서 그럴 상황이 안 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러다 보니 조급한 마음에 젖은 휴대전화를 드라이어로 건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드라이어의 뜨거운 열기는 오히려 부품을 망가뜨리는 원인이 된다고 한다. 마른 천으로 물기를 제거한 후 직사광선을 피해 비스듬히 세워놓고 자연 바람에 말린다. 천으로 물기를 제거한 휴대폰을 24시간 동안 생쌀 속에 보관하면 쌀의 전분이 남은 물기를 말끔히 제거한다는 널리 알려진 '민간요법'도 있다.   

4. 겉으론 멀쩡해도 AS센터를 꼭 방문한다

건조가 완료된 배터리를 다시 휴대폰에 부착하지 말고 침수가 되지 않은 여분의 배터리를 휴대폰에 넣어 전원 테스트를 시작한다. 아마도 큰 무리가 없다면 휴대폰에 전원이 올바르게 들어올 것이다.  

하지만 당장 정상적인 작동 상태를 보였다 해도 휴대전화에 구석구석 스며든 물은 내부를 부식시킨다. 이 때문에 교통사고 후유증처럼 시간이 지나면서 키패드 오작동 등 점차 이상 증세가 발생하기도 한다. 응급조치로 운 좋게 휴대전화를 살렸어도, 침수 3일 안에는 AS센터를 방문해 정확한 점검과 수리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