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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스레 갤러리 하면 울렁증이 있다. 왠지 격식을 차려야 하고 이른바 '엘레강스(?)' 하게 조곤조곤 감상해야 할 듯한 두려움.

지난 3월 말 내가 사는 하대동 동네 기행 때 울렁증의 근원인 갤러리를 발견(?)했다. 예전에는 약국이, 인테리어 가게가 있었던 곳이었다. 하대동 강변의 한적한 곳에 갤러리를 연 이유가 궁금했다.

6월에 4번 찾았지만, 갤러리 애완견 '비엔'만이 "왈왈" 짖으며 나를 반겨 걸음을 번번이 돌렸다. 7월 어느 날 반바지 차림에 동네 마실가듯 다시 나섰다. 19일, 드디어 <문갤러리> 문명숙씨를 만났다.

경남 진주시 하대동 노인요양원 <진주프란치스코의 집> 바로 옆에 있는 <문갤러리>.
 경남 진주시 하대동 노인요양원 <진주프란치스코의 집> 바로 옆에 있는 <문갤러리>.
ⓒ 진주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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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갤러리를 이렇게 동네에 열게 된 이유가 있나요?
"문을 연지 벌써 1년이 되어가는 이곳은 그림을 구경할 수 있는 열린 개인 작업실입니다. 은행나무 사이로 보이는 강변 둑을 바라보는 풍광이 아주 매혹적입니다. 어둠이 내려앉은 저녁에 강둑에서 갤러리를 바라보면 이곳의 그림도 자연스럽게 감상할 수 있어요.

미술관을 쉽게 찾아갈 수 없는 사람들에게 갤러리에 관한 문턱을 낮춰 자연스럽게 미술과 친숙해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싶었습니다. 열린 시간이면 누구나 자유롭게 그림을 감상하고 커피도 마시며 소통하는 곳예요.

주변의 풍경을 즐기며 작가도 만날 수 있는 편안하고 친숙한 동네 갤러리(작업실)라 누구나 그림을 매개로 소통하는 장소가 되었으면 합니다. 벌써 알음알음 찾아오시는 매니아들도 계세요."

- 갤러리에 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는데···.
"그림에 대한 상식이 풍부하지 않아 그림에 대한 생각이나 느낌을 말하는 것에 대한 불편한 마음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편안한 마음으로 음악을 감상하듯 느낌이 오거나 끌리는 그림에 관심을 가지고 즐기면 되겠지요."

- 그림 가격은 어떻게 정하나요?
"작가 마음이겠지만 경륜 등 작품을 평가하는 여러 요인이 작용하겠지요. 좋아하는 그림, 끌리는 그림, 갖고 싶은 그림이 있다면 유명한 작가의 작품이 아니더라도 그림 한 점 정도 집안에 두고 본다면 분명 새로운 기쁨을 경험할 겁니다. 작품가격! 1%를 제외한 화가 대부분은 배고프답니다. 하하하!"

- 어떻게 이 길을 걷게 되셨는지?
"초등학교 2~3학년 때인가 싶어요. 산골에 살았는데 어머니가 꽃을 좋아하셔서 화단을 시멘트로 꾸몄는데 그 벽면이 마르기 전에 지금의 제 그림 소재와 같은 꽃과 소녀를 그려 놓았습니다. 일종의 '벽화'인 셈인데 낙서죠. 그런데 어머니께서는 꾸중보다는 '칭찬'을 해주셨고 한동안 우리 집 화단 벽면에 그 그림이 새겨져 있었지요. 언제나 연습장, 책 가장자리에 늘 빼곡하게 그림을 빈틈없이 그리기도 했지요. '그림'을 가지고 논 셈이죠."

평일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토·일요일은 오후 2시부터 9시까지 일반인들에게 여는 <문 갤러리>. 하대동 '진주 프란치스코의 집' 옆에 있는 <문 갤러리>에 가면 '내 그림은 내 일기'라는 문씨가 직접 핸드드립으로 내린 커피 향에 취하고 그림 풍경에 반한다. 안과 밖을 가르는 기준인 '문'을 통해 갤러리와 그림에 관한 새로운 세상을 접했다.

덧붙이는 글 | 생활정치 시민네트워크 <진주같이> http://jinjunews.tistory.com/



태그:#문갤러리, #문명숙, #커피향,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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